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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 우리가 놓친 것들 - 예술가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31가지 방식
윌 곰퍼츠 지음, 주은정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1월
평점 :
이 책의 장점이라면 잘 모를만한 예술가들의 소개가 많다는 것이다. 총 31명을 망라했는데 이중 내가 아는 사람은 8명에 불과했다. 예술 책을 많이 보지는 않아도 꾸준히 보는편인데 이렇게 적다는 것은 그만큼 저자가 최근 현대 미술 작가들, 그리고 크게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을 다루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의 단점은 이런 여러 예술가를 흐름이나 시대순으로 다루지 않고, 자신이 많이 아는 입장에서 일부만 다루다보니 이해가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예술가들의 작품을 책 앞부분에 도판으로 몰아서 넣었는데 이런 점도 책의 감상을 방해한다.
책에서 몇 부분만 짚어보면 우선 프리다 칼로다. 내가 아는 사람 중의 하나인데 그는 널리 알려진 것처럼 개인적으로 매우 불행했다. 사고로 의사의 꿈을 접고 평생 고통을 겪어야 했고, 남편인 리베라는 20살이나 연상이면서 꾸준히 바람을 폈다. 심지어 프리다의 동생과도 그랬다. 프리다와 리베라는 그래도 예술적 동지였다. 당시 남미 지역은 유럽 열강으로부터 독립해 새로운 정체성을 만드는 과정을 겪었다. 이들은 예술로 이를 지원했는데 멕시코를 올백과 마야, 아즈텍 문명의 고대 메소아메리카문화와 연결된 현대 맑스 주의 국가라고 선언했다.
프리다는 가장 유명한 두 명의 프리다라는 작품에서 현대적 의상과 멕시코 전통 의상을 입은 자신을 두명 그렸다. 이런 점도 멕시코의 정체성, 그리고 리베라에 대한 두 개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을 보인다. 참고로 리베라는 전통의상을 입은 프리다를 더 좋아했다고 한다.
공감각은 인간의 감각이 다른 감각을 유발하는 변칙적 신경 현상이다. 장미의 향기를 맡으며 입으로는 커피맛을 느끼는 것인데 일반인들은 상상정도만 간신히 할 수 있다. 칸딘스키는 공감각자로 여겨진다. 그는 보는 것과 듣는 것을 결합할 때, 우리가 보는 것들 제대로 느끼고, 듣는 것도 제대로 본다고 생각했다. 이런 시도는 입체주의로 이어진다.
일본의 쿠사마 야요이는 작품 자체가 자신의 정신 질환을 치유하는 행동이었다. 그는 2차대전때 십대를 보냈다. 공장에서 군수품을 만든 경험도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공황과 발작을 반복했는데 한 번은 식탁보의 붉은 무늬를 보다가 자신이 사라지고 꽃속으로 들어가는 경험을 했다. 그래서 이후 그는 물방울 무늬에 천착한다. 그리고 성에 대한 공포심도 있다.
그래서 쿠사마는 속을 채운 흰색바탕에 검은색 물방을 무늬에 양말을 남근 모양을 만들어 방안에 가득 채운 예술을 시도했다. 본인은 붉은 색 내복같은 옷을 입고 그 안에서 사진을 찍었다.
추상표현주의는 2차 대전이 끝나고 10년 뒤 뉴욕에서 등장한 색면 회화다. 당시 마크 로스코나 바넷 뉴먼 같은 사람들이 화면 전체를 한 두가지 색으로 채색해 감상자의 정신 반응을 이끌었다. 이는 비객관적예술로 감상자가 맹혹되고 연관 지을 수 있는 암시가 있는 예술이다.
몬드리안의 x축과 y축은 좋고 나쁨, 더위와 추위, 남과 여, 낮과 밤 등 모든 이분법을 의미한다. 그가 사용한 원색은 감정의 표현이다. 그의 그림은 항상 비대칭인데 이것을 감상자의 주의를 이끄는 구조장치로 활용했다. 몬드리안의 작품을 보는 사람들은 완벽함과 불완전함을 동시에 보게되어 혼란을 느끼게 작품을 지속 관찰하게 된다.
세잔은 우리가 눈으로 보지만 실제로는 뇌로 이해하며 이것이 결국 주어진 대상을 우리의 반응에서 느껴지는 정서적인 감각을 촉발한다고 보았다. 그는 자연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는 것은 대상을 모방하는게 아니라 그 감각을 표현한다고 생각했다. 세잔의 목표는 우리가 어느 특정 순간에 본 것들의 총체가 어떻게 상호 연결되고 포함되어서 우리 마음의 눈 안에 색과 형태의 조각들로 단순한 이미지를 구성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