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IB 전쟁
김승혁 지음 / 생각나눔(기획실크) / 2026년 7월
평점 :
어느 조직이든 사람들은 3분류로 구분된다. 운영측면에서는 리더그룹과, 중간자 그룹, 무임승차 그룹이 생성되고, 개혁측면에서는 개혁자, 중간자, 반대자로 구분된다. 신기하게도 리더그룹과, 개혁자 그룹만으로 조직을 구성해도 결국 3분류로 구분이 된다. 그리고 반대로 무임승차자와 반대자로 그룹을 구성해도 마찬가지다. 물론 그룹의 질적 차이는 있을 것이다. 결국 사람은 생각과 능력, 가치관등의 차이로 모두가 모든 분야에서 리더나 개혁자 그룹이 될 수 없고, 그것은 가능하더라도 바람직하지 않을 수 도 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법이니.
이 책은 IB도입을 두고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소설로 재구성해서 낸 책이다. IB는 국제 바깔로레아를 의미한다. 프랑스 바깔로레아에서 착안해 국제학교를 중심으로 이것을 도입하려 한 것이 시작이었다. 더 나아가서 각국의 일반 학교의 교육과정에도 IB 사용이 가능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지역교육청마다의 차이는 있지만 7-8년전부터 이것들 도입하고 있다.
이 소설의 배경은 초등학교로 새학년이 시작하는 2월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역시나 IB의 도입을 두고 학교에선 개혁자와 중간자, 반대자 그룹이 생성된다. 그리고 반대자 그룹이 강하게 반발하며 일어나는 갈등이 줄거리다.
학교는 매년 올해 교육과정 성과 분석과 차기년도 교육계획 수립을 기초조사 및 의견 수렴을 진행한다. 그래서 소설 속의 초등학교는 IB 도입을 위한 교직원 의견 조사 및 부장회의를 통한 절차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학교장과 교감, 미래교육연구부장은 2월 새학년 준비기간에 IB 도입을 공식화하고 교육과정에 이를 반영하려 한다.
IB는 국제 IB 협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학교의 모든 교사는 IB 관련 연수를 받아야 한다. 강태준이란 교사는 음악을 가르키는 전담교과 교사로 처음엔 IB에 무관심했다. 한 교과만을 가르키니 학교교육과정과는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있었고, 교육과정을 어떻게 굴리든 자기와는 무관하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의무연수란 것에 꽂힌다. 대체 무엇이길래 강제 연수를 시킨다는 말인가. 거기에 연수는 시간이 길어 학기 중엔 주말에 시행되거나 아니면 방학기간에 시행되어야 했다. 무엇이든 선생님들이 싫어할 만한 것들이다.
강태준이 뭔가에 반발하는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는 담임교사를 받던 시절 학부모의 무분별한 민원이 시달린 적이 있다. 그가 더 이상 담임을 맡지 않고 교담을 하는 것도 그래서다. 강태준은 IB가 과연 제대로 의견 수렴이 된건지 따지기 시작한다. 그는 연구부장이 진행한 작년 설문조사를 살핀다. 자신이 참여를 안해서 그렇지 설문은 분명 있었다. 하지만 그는 설문조사의 동의율과 참여율을 문제삼는다. 이걸 생각하면 실제 교사의 동의률은 20%에 불과했다. 그는 그것을 가지고 바로 무분별한 학부모들이 그러는 것처럼 학교와 이야기하지 않고 신문고에 민원을 넣는다.
이로 인해 곧 교육청과 장학사에게 연락이 온다. 교감은 분개하고, 교장도 교사의 이러한 행동이 맘에 들지 않는다. 일을 추진하는 연구부장은 죽을 맛이다. 내가 이것을 한다고 승진이나 인사상의 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교육적 소신을 갖고 추진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강태준은 이것이 돈을 받고 하는 일이 아닌지, 혹은 인사상의 이득을 보는 일이 아닌지를 따진다.
반면 학부모집단은 학교에서 IB를 추진함을 알게되고 이를 옹호하기 시작한다. 우리 나라 학부모는 입시에 이득이 된다고 하면 찬성한다. IB는 아이들의 입시에 유리해보였다. 아니 적어도 여려 역량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어 장차 좋은 대학이나 취직하는데 유리한게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한편 강태준은 IB로 인해 일이 많아진 부장교사들을 규합하여 본격 반대파를 운영한다. 그리고 학부모들의 이런 움직임에 경계를 보인다. 학부모가 뭘 알거란 이야기다. 하지만 학부모들중 일부는 IB에 대해 생각보다 많이 알고 있었고, 학교는 학부모 상대 IB 설명회를 개최하고 큰 호응을 이끌어낸다. 그러나 이는 반대파를 더욱 공고히 한다.
반대측 교사들은 학부모들의 이런 움직임에 반발하며 반대 의사를 더욱 분명히 할 것을 다짐한다. 물론 반대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3년차 저경력 교사는 IB에 관심을 갖고 연구부장을 찾아가 자신의 수업을 IB방식으로 설계한다. 이를 통해 그는 자신이 교육전문가의 길로 다가가고 있음을 느끼고 이를 선생님들에게 말하기도 하나, 오히려 동학년에서 배척당하는 신세가 되고 만다.
결국 학교장은 IB관련 모든 사안을 학기말 교사 투표로 결정하기로 한다. 그리고 졸업을 앞둔 6학년데 작은 변화가 일어난다. IB 프로그램은 6학년의 경우 자신이 주제를 정해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탐구과정을 담은 발표회를 실시한다. 6학년 선생님들은 IB 마뜩지 않지만 아이들이 졸업하면서 IB 관련 프로그램을 전혀 해보지 못하고 졸업한다는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이들은 연구부장을 찾아가 협력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아이들의 변화는 생각보다 놀라웠다. 별 생각없어 보이고, 공부에 관심이 없었던 아이들도 자신이 원하는 주제를 연구하니 매우 자율적이었고, 탐구과정도 깊었으며, 실생활의 문제 해결의지를 보이는 것이 놀라웠다. 이는 교내 반대파 선생님들의 마음을 적지 않게 움직였다. 심지어 강태준이 보기에도 아이들은 우수했다. 교사는 아무리 무언가를 하기 싫고 힘이 겨워도 학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배움이 일어나면 움직이는 편인데, 이 경우가 딱 그러했다.
결국 학기말. IB 찬반 투표가 시작된다. 반대파가 우세할 거란 의견과는 달리 투표는 박빙으로 진행된다. 책은 IB 찬반 투표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여주지 않는다. 희망차게 찬성으로 갈 수 있었을수도 있으며, 아쉽게 반대로 끝날 수도 있다. 책은 IB의 이해를 돋기 위해 중간중간 IB에 대한 설명도 여러 장을 할애하여 풀이해놓았다. IB에 관련한 책이기도 하지만 교육현장에서 변화를 진행하는 사람과 그 반대자들이 충돌하는 과정을 잘 드러낸 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