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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의 시대 - EBS 다큐프라임
EBS 다큐프라임 〈주식의 시대〉 제작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7월
평점 :
반년 정도 전에 우연히 EBS에서 하는 주식의 시대 다큐를 본적이 있었다. 너무 재밌었는데 처음부터 보지를 못했고, 재방도 놓쳤다. 아쉬운 판에 이 책을 만났다. 책에는 투자기법이나, 주식 용어, 종목 추천 같은 것은 없다. 다만 주식 투자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왜 상승장이라는 50%이상의 확률게임에서조차도 승리하지 못하고, 손해를 보는지에 초점을 둔다. 그것은 진화과정에서 생겨난 우리의 심리 때문이다.
동양과 서양은 서로 다른 심리를 갖는다. 이는 지리와 기후 때문이다. 서양은 밀농사 중심으로 이는 토질과 물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노동집약적이지도 않다. 그래서 협력이 크게 필요치 않으며 이는 그들의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동아시아는 몬순기후의 벼농사 지대다. 인구부양력은 밀보다 높지만 손이 많이 가고, 치수와 농사의 결정적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협력이 필수이고 이는 집단 문화로 이어진다. 서양인들은 그래서 토의 토론과 자기 의견을 중시하며 이것이 투자 성향으로 이어져 합리적으로 오래 보유한다. 하지만 동양인은 집단 문화에서 자기 의견을 내세우기 어려워 그런 문화 자체가 거의 없고 대세적 흐름에 크게 편승하며, 짧고 보유해 크게 먹으려 한다. 그래서 한중일대만 개인 투자자들은 서구의 투자자들에 비해 주식 보유기간이 극단적으로 짧다. 이는 이익의 감소로 이어진다. 상승장에서 충분한 이익을 취하지 못하고, 잦은 주식 회전으로 거래세가 이득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인간은 진화과정에서 이익 보다는 손실을 회피하는 것을 더 중시한다. 이득은 놓쳐도 더 나은 삶으로의 아쉬움에 그치지만 손실은 생존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익과 손실이 같은 크기여도 다른 태도를 취하는데 이것이 이중적 위험태도다. 한 실험에서 100% 3000달러가 보장되는 것과 80% 4000달러 이익이 보장되는 경우, 사람들은 8:2 정도로 전자를 선택한다. 하지만 100% 3000달러 손실과 80% 4000달러 손실의 경우, 사람들은 1:9정도로 후자를 선택한다. 같은 경우라도 이익과 손해에 대해서 이중적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사람은 그래서 이익 상황에서는 위험을 회피하려 하고 손실 상황에서는 위험을 선호한다. 손실 회피가 주목적이라서다. 여기엔 가치함수 3개가 자리한다. 우선 준거기준성이다. 사람의 투자에는 기준이 있는데 이는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순간적인 저평가나, 기업의 실적이 자리해야하지만 사람의 기준은 자신의 투자 매입가다. 그리고 민감도 체감성이 있다. 사람은 초기의 작은 이익과 손실엔 비교적 잘 반응하지만 그것이 상당히 커지면 더 민감해져야 함에도 역설적으로 둔감해진다. 그래서 손실이 작을 때 반응하지 못하면 그것이 극단적으로 커져도 손절을 하지 못한다. 마지막은 손실 회피성이다. 인간은 언급한 것처럼 이익의 기쁨이 손실보다 작다. 그래서 익절은 하나 손절은 잘 하지 못한다. 손실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이런 비합리적 이유로 개인투자자는 스스로의 본능을 거스르지 않는 한 50% 확률게임에서 승리시 빨리 승리를 확정짓고, 패배시 그것을 계속 가지고 간다. 그것이 종합적 손실로 이어지는 것이다.
연구결과 이익과 손실에 대한 사람의 감정은 무려 1:2.25에 달한다. 같은 금액의 이득에 대해 1정도의 기쁨을 느낀다면 같은 금액의 손실에 대해서는 무려 2.25배나 더 큰 고통을 느낀다는 것이다.
사람에게는 비합리적 투자를 유발하는 4가지의 심리가 있다. 첫째, 과잉확산이다. 자신의 정보와 능력을 과도하게 확신하는 것이다. 다음은 처분 효과다. 언급한 내용으로 손실 회피 경향이 강해 이득이 조금 나면 빨리 확정하고, 손실은 회피하고 싶어 처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음은 복권형 주식의 선호다. 연간 7%의 수익을 10년간 지속하면 자산은 두 배가 된다. 이는 엄청난 일이지만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누구도 이 정도를 바라지 않는다. 빠르게 재산이 수십배 뻥튀기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은 단기 운집 거래다. 다수의 투자자가 유사 정보를 바탕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제한된 주의력과 과도한 자신감이 있다. 제한되 주의력은 사람이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모든 정보에 반응하지 못하고, 특정 편향 정보에만 반응하는 것이다.
처분 효과는 인간 본성과 관련하기에 매우 강력하다. 이를 완화하려면 과거보다는 미래 지향적 태도를 가져야 한다. 처분효과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서 반응을 못하는 것이다. 미래를 보면 손실을 빨리 확정하고, 가망없는 종목을 처분해 손실을 그나마 줄이고 더 나은 곳에 투자해야 한다. 사람은 이것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훈련되고 성공한 투자가들은 손실 규칙이 있다. 10% 하락시 무조건 손절하는 등의 규칙이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버블이다. 사람들은 버블이라면 터무니 없는 것에 대한 과도한 투자로 생각하기 쉽다. 물론 네덜란드의 튤립이나 메타버스 등의 대한 투자를 그런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철도 버블이나 21세기 초입의 닷컴 버블은 놀랍게도 실체가 분명한 것들이 버블로 이어진 경우다.
버블이 시작되면 시장에 특정 자산에 대한 서사가 회자된다. 이는 놀라운 기술로 세상을 바꿀 만한 것이고, 그 이득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엔 지난 번과는 분명히 다르며, 그렇기에 이 자산은 지속 상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유동성 공급이 시작된다. 너도나도 포모를 느끼며 투자하게 되고, 자신의 자산을 처분해 여기 투자하고, 그것도 모자라면 빚도 진다. 그러면 유동성 과잉 공급으로 자산의 가격은 과도하게 오르게 된다. 그리고 결국 어느 누구도 그 오른 가격을 받지 않으려는 시점이 온다. 가격은 무너지게 되고, 심한 경우는 오르기 전보다 더 하락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실체가 있음에도 일어나는 일이다. 미국의 빅테크 아마존은 닷컴 버블 시절 가격이 100달러 이상까지 상승했다가 무려 1달러로 하락한적이 있다. 물론 아마존은 살아남았고 더욱 거대해졌지만 당시 100달러에 주식을 매입한 사람이 1달러까지 하락한 아마존 주식에 확신을 갖고 그대로 보유했을 확률은 거의 없고, 합리적 태도도 아니다.
사람이 버블에 뛰어드는 재밌는 실험이 있다. SSW실험이다. 이는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사람들이 그 기대수익을 분명히 합리적으로 알 수 있음에도 심리로 인해 버블이 생겨나고 꺼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참여자에게는 총 5주의 주식과 현금 50달러가 지급된다. 그리고 총 10라운드의 거래가 이뤄진다. 1번의 라운드가 끝날때마다 룰렛이 돌아가 50% 확률로 보유한 주식에 2달러가 지급된다. 그러면 주식 1장의 초기 가격은 10달러가 된다.
거래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확률을 계산하고, 10달러로 주식을 거래하려 하지만 잘 성사가 되질 않는다. 하지만 룰렛이 한 번 돌아서 수익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다음 라운드부터는 주식의 합리적 가격은 9달러로 하락하게 되나 사람들은 그 이상으로 거래를 시작한다. 버블의 시작이다. 버블은 4-5라운드 정도까지 지속되지만 그 이후로는 가격이 기대값이 비해 과도하게 올라 매도가와 매수가의 차이가 벌어져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결국 마지막 라운드에 가서는 주식이 원래 기대값인 1달러까지 폭락한다. 버블의 붕괴다.
이 책은 사람의 심리를 살폈다는 점에서 기존 투자책과 다르다. 쉽게 얇고 재밌다. 사람들은 주식시장에서는 다른 사람과 반대로 움직여야 승리한다고 하는데 이는 결국 본성에 반하여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