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건축가 한 명쯤 - 미켈란젤로부터 김중업까지 19인의 건축거장
장정제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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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품에는 그 작가의 정신과 생각, 시대의 흐름이 투영된다. 그래서 예술이라고 하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건축물에도 건축가의 정신과 생각, 시대의 흐름이 반영된다. 물론 사람들은 거대하고 반드시 사용한다는 점에서 건축물을 좀처럼 예술품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이는 예술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괜찮은 건축물은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망해가던 지역의 분위기를 바꾸고 관광객을 불러와 다시 활성화 시킬수도 있고 지역의 느낌을 잘 살라기도 완전히 바꾸기도 하며, 사람들의 정신에도 영향을 미친다.

 책 '좋아하는 건축가 한 명쯤'은 현대의 수많은 건축가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그들의 건축물과 건축가의 정신, 생각을 책에 담았다. 책이 쉬울거라 기대했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저자는 건축가들의 성향과 건축철학은 이해하고 책에 담았는데 건축에 조예가 적은 나로써는 한글자 한글자를 이해하기가 좀 어려웠다. 좀 더 쉽게 썼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책의 두께에 비해 많은 건축가를 소개하였고 건축책이나 적지 않은 분량이 건축물 사진에 할애되었기에 설명이 더욱 적은 느낌이었다. 내용의 난이도를 조금 쉽게 하고 건축가의 수를 조금 줄였다면 더 좋은 책이 되었으리란 생각이다.

 책에 나온 여러 건축가를 들어보기도 하고 다소 알기도 하였는데 우선 자하 하디드가 눈에 띄었다. 왜인지 나는 자하 하디드를 남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책에 나온 사람들도 그런 것처럼 유명한 건축가는 대개 남자이기 때문이다.이는 과거 교육이 남자 중심으로 이뤄진 탓에 기인할 것이나 남자가 여자보다 대체적으로 공간감각이 더 뛰어나다는 것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하여튼 자하 하디드는 이라크 태생 여성이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2016년 비교적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자하 하디드는 광저우 오페라 하우스, 동대문 디지털 프라자등을 건축했는데 유기적으로 잘 흐르면서도 비정형적이고 비대칭적이로 뫼비우스의 띄처럼 안과 밖이 같이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게 특징이다.

 다음으로 눈에 띈 사람은 프랭크 게리다. 그는 1920년대 생임에도 아직도 살아있다. 그의 건축물은 굉장히 비정형적이고 금속을 많이 사용하여 건물을 뒤틀어 놓는데 이로 인해 건축물이 무척 눈에 띈다.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과, 월트디즈니 콘서트 홀이 대표적이다. 그는 과거 사람으로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았는데 건축 스타일상 컴퓨터의 도움이 설계에 많이 필요하여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물론 본인이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 나라 작가로는 김수근과 김중업이 마지막에 나온다. 두 사람은 대조적이다. 둘 다 뛰어난 건축가이나 김수근은 어려서부터 부유히 살았고 권력의 중심에서 국가 건축 사업을 주도했으며 다른 김중업은 독재정권을 비판했기에 변방에 머물렀다.

 김수근은 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만큼 워커힐 호텔이나, 남산자유센터, 경동교회, 공간사옥을 지었다. 특히 그는 잠실 올림픽 주 경기장도 건축했다. 1986년에 사망했으니 완공을 보자마작 죽은 셈이다. 저자는 다른 건 몰라도 그의 공간사옥은 매우 높이 평가한다. 김중업은 올림픽 공원의 상징물인 평화의 문을 만들었다. 놀랍게도 근대 건축의 일인장니 르코르뷔지에의 유일한 한국인 제자이기도 하다. 김중업은 모더니즘의 정방형 건축보다는 유기적인 곡선과 한국성을 드러내는 조형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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