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빅테크로 흐른다 - 가치투자 3.0 세대를 위한 명쾌한 테크주 투자법
애덤 시셀 지음, 고영태 옮김, 홍영표 감수 / 액티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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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의 경제는 바야흐로 빅테크의 시대다. 2021년 세계 10대 기업 중 8개가 테크 기업이다. 세계는 4차 산업혁명으로 치닫고 있으며 디지털화는 점점 강력해 질 것이기에 지금이 시작이라는 이야기도 많다. 테크기업들은 기존 기업에 비해 몇 가지 특징을 지니는데 일단 유형의 물질 자산을 생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원가 압박 및 재고, 도난에 시달리지 않으며 높은 수익을 얻는다. 또 이 높은 수익을 경쟁력 유지와 강화를 위해 연구 개발과 마케팅에 상당한 돈을 쓴다는 점이다. 전통 기업들은 브랜드 및 기술 경쟁력이 이미 상당 부분 확보되어 있기에 이런 부분에 아주 많은 돈을 쓰지 않으나 테크 기업은 그렇지 않다. 

 책은 이러한 테크 기업에 우리의 투자가 향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새로운 가치 투자 방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가치 투자의 변천을 살핀다. 가치 투자의 첫 형태인 1.0은 벤자민 그레이엄이 만들었다. 그는 대공황 시기에 주식 시장을 경험했기에 안정성을 중시했다. 그의 가치투자 1.0은 안전마진과 미스터 마켓으로 대표된다. 안전마진은 주가가 기업의 가치보다 낮을 때 매수하라는 것이다. 그레이엄의 시기에는 기업이 가진 자산과 총 가치보다 주가가 오히려 낮은 저평가 기업이 많았다. 그리고 미스터 마켓은 시장을 친구처럼 대하며 그가 공포에 질려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주식을 팔 때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이런 가치 투자 1.0은 상당히 괜찮은 투자 방법이지만 여러 사람이 이 방식을 따를 수록 결국 저평가 기업이 사라진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저평가 기업의 주가가 회복되면 다시 저평가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새로 구성해야한다는 단기전략이라는 점이 한계다.

 가치 투자 2.0은 워렌 버핏으로 대표된다. 버핏은 윌레엄스의 영향을 받았다. 윌리엄스는 기업의 가치는 현재가치로 할인된 미래 이익의 합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누구도 기업의 미래를 알 수 없기에 현재가치로의 할인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 작업이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기업의 당기 주당 순이익인 PER 대비 현재 주가를 대략적인 지표로 삼아 주식이 투자하기 좋은 가격인지 측정했다. 

 그리고 버핏은 해당 기업의 경쟁 우위를 살폈다. 모든 기업은 일종의 경제적 성으로 시장에서 사방에서 공격을 받는 취약한 상태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낮은 가격과 지속적 품질 개발로 해자를 구축할 수 있는데 이것이 지속되면 강력한 브랜드를 갖게 된다. 그리고 브랜드는 20세기 후반 미디어 생태계에서 파생한다. 당시 미국이 방송국은 3개 뿐이었는데 이들에게 광고료라는 비싼 통행료를 내고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기업이 브랜드라는 경제적 해자를 가질 수 있었다. 

 버핏의 이런 가치투자 2.0방식은 20세기 후반에 흔들리게 되었다. 우선 케이블 티비가 등장하면서 유료교량 통행세는 사실상 해체되기 시작한다. 더불어 디지털 시대는 인터넷으로 인해 맞춤형 광고가 중요해졌다. 그리고 버핏의 해자는 20세기 산업이 단순화했기에 가능했다. 당시만 해도 새로운 기업이 특정산업에서 기존에 해자를 높이 쌓아올린 기업과 경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기존 기업은 강력한 브랜드에 대량생산 및 대량투자로 낮은 원가로 생산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엔 이런 것이 모두 무용지물이 되었다. 그래서 버핏도 사실상 가치투자 3.0으로 갈아탔으며 여기엔 애플에 대한 투자가 있었다.

 가치 투자 3.0은 이런 테크기업의 가치를 알아보는 방법이다. 저자는 BMP방식을 제안한다. B는 비즈니스로 해당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낮아야 하고, 크고 성장하는 산업 섹터에 속해야하며,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가져야 한다. M은 경영진으로 그들이 소유주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가이며, 비즈니스 가치를 높이는 핵심 요인을 아는가이다. 만약 경영진이 기업의 가치는 높여 자신이 보유한 스톡옵션등을 통해 자산을 늘리지 않고, 연봉에 관심이 많거나 주가 상승시 보유한 기업의 주식을 팔아치운다면 이는 부적합 신호다. 또한 ,구글의 경우처럼 기업의 이익보다는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다양한 실험적 사업에 몰두한다면 그도 좋지 않은 신호다. 마지막은 P로 주식의 가격이다. 저자는 PER20이하를 제시하며 이는 주식 수익률 5%를 의미한다. 

 테크기업은 네트워크 효과가 중요하다. 이는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그 경제적 이익이 제곱으로 비례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튜브나 페이스북을 비롯한 테크 기업들의 도구는 사용자의 수로 인해 선순환 효과를 낳는다. 테크기업이 누리는 네트워크 효과는 사실 인터넷 망에 의존한다. 하지만 테크기업들은 그 최고 수혜자이면서도 이 망의 유지와 구축에 거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

 테크기업은 전통적 PER로 살펴볼 때 주가가 상당히 고평가 되었다. 웬만한 테크 기업들은 미 주식시장의 활황을 감안해도 전통기업에 비해 50-60정도 가까이 되는 PER을 보인다. 하지만 저자가 보기에 이는 회계상의 실수에 불과하다. 전통기업은 언급한 것처럼 연구개발비와 마케팅비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테크 기업은 수익의 상당 부분을 이에 할애한다. 이로 인해 착시가 벌어진다. 전통기업의 투자는 대개 공장 설비 투자인데 전통적 재무제표는 이를 감가상각 처리하여 10년 이상의 긴 시간을 두고 조금씩 감가한다. 때문에 대규모 투자에도 재무제표상 이익에 여전히 크게 남아있다. 하지만 테크기업의 개발비와 마케팅비는 바로 비용으로 처리된다. 만약에 이러한 부분을 그렇게 처리하지 않고 보정한다면 테크기업의 고평가 PER은 놀랍게도 현재 전통기업의 수준과 비슷해진다. 투자자들은 이를 이미 직관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향후 관련 법률과 변동성으로 인해 테크 기업들이 위기에 처한다는 것을 과잉경계로 본다. 만약 독점 법과 규제 등에 의해 테크기업이 쪼개져도 해당부분은 건실하게 남아 오히려 더욱 주가가 성장할 것이라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구글 알파벳에서 유튜브만이 쪼개 나온다면 얼마나 커질지 상상이 안간다. 또한 정부의 규제 역시 쉽지 않다고 본다. 이미 디지털 화의 상당부분의 진행으로 공공기관과 민간영역의 상당부분이 테크 기업의 도구에 의존한다. 여기엔 심리적 물리적 비용이 모두 들어가는데 물리적으로 이들의 교체엔 많은 비용이 필요하며 이를 활용하는 능력이 심리적 전환비용 역시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ms가 상당한 투자로 빙을 만들었어도 소비자들은 이미 구글에 익숙해 바뀌지 않는게 바로 그러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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