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왜 싸우는가? - 김영미 국제분쟁 전문 PD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전쟁과 평화 연대기
김영미 지음 / 김영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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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로 세계의 위험한 지역만 돌아다니며 그 지역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해 살펴본 책이다. 기자 분은 놀랍게도 여자이고 더 놀랍게도 딸이 있다. 여자가? 엄마가? 라는 놀라움은 당연히 편견이겠지만 그래도 대단하다! 라는 말을 절로 하게 된다. 

 다루는 지역은 하나 같이 살벌한 지역으로 레바논, 이라크, 콜롬비아, 동티모르, 체첸 등이다. 먼저 레바논으로 간다. 레바논은 원래 중동에서 환경이 아름다워 관광지로 유명한 평화로운 곳이었다. 레바논은 정치적으로는 중립, 경제적으로는 철저한 자유화 정책을 취해 안정적이고 부유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건국하며 상황이 급변한다. 팔레스타인 난민이 레바논으로 모여든 것이다. 레바논의 입장에서 팔레스타인 난민은 형제와 같은 사이로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

 인도적인 정책이었으나 이는 양자의 비판을 모두 받는다. 이스라엘 입장에선 난민은 받아들이고 그들이 무장화하여 이스라엘에 소요를 일으키는게 불만이었고, 난민들은 난민대로 이도저도 아닌 레바논의 입장이 불만이었다. 결국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한다. 수도 베이루트를 포위하여 무차별 폭격을 가했다. 레바논은 중동에서 특이하게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의 비율이 비슷하다. 양자는 침공이전만 해도 평화로웠으나 침공이후 이스라엘과 미국 등 기독교도에 대한 적대감이 커지며 사이가 나빠지게 된다. 결국 이 침공은 내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스라엘은 2006년 헤즈볼라를 이유로 레바논을 재침공한다. 1천이 넘는 레바논 시민이 사망했는데 이중 1/3이 여성과 아이로 밝혀져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게 된다. 

 이슬람은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뉜다. 시아파는 마호메트의 사위인 알리와 그 아들인 후세인을 추종한다. 시아파는 수니파에 비해 극단적이며 비타협적이다. 시아파 여인들은 얼굴을 드러내는 히잡을 쓴다. 이슬람력 1월 10일은 아슈라 축제가 벌어진다. 이날은 후세인의 사망일로 이라크 카르발라까지 수십만이 행렬을 이루며 통곡하며 이동한다. 남자들은 칼과 채찍으로 자신을 자해하기도 한다. 이라크는 시아파가 70%에 달한다. 하지만 수니파인 후세인이 집권하며 시아파를 핍박한다. 시아파는 미국이 후세인을 처형하자 정권을 장악했지만 그들의 성향상 미국을 증오한다.

 동티모르는 식민의 역사로 점철되었다. 1520년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일본, 인도네시아가 차례로 식민지배를 한다. 2차 대전 때 일본은 동티모르인 6만을 학살한다. 티모르 섬은 네덜란드가 서티모르는 포르투갈이 동티모르를 차지하면서 분리의 역사가 시작된다. 동티모르 지역은 1791, 1895, 1959년 포르투갈에 맞서 식민저항을 하나 크게 실패한다. 1974년 마침내 포르투갈이 식민종식을 선언하고 물러난다. 하지만 오랜 식민지배로 친포르투갈 인사들이 내전을 일으키게 된다. 그리고 독립 9일만에 인도네시아가 침공한다.

 인도네시아는 침공 2개월만에 티모르 인구의 10%인 6만을 학살한다. 그리고 군인 3만을 주둔시켜 대규모 진압과 강제이주, 초토화 작전을 벌인다. 이 과정에서 납치, 고문, 학살, 강간이 자행되었다. 1998년 동아시아 경제위기로 굳건하던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정권이 몰락하며 티모르에 기회가 생긴다. 1999년 국제사회의 지지속에 독립투표가 시작되지만 다시 등장한 친 인도네시아 민병대로 인해 2차례나 투표가 무산된다. 결국 78.5%의 찬성으로 독립하고 민병대의 진압을 위해 유엔평화유지군이 투입된다.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로 유명한 시에라리온은 1967년에 영국에서 독립한다. 하지만 1971년부터 무려 10년간 내전을 겪는다. 20만이 사망하고 수천명의 사지가 절단되었다. 내전의 주범은 놀랍게도 이웃 국가인 라이베리아 대통령 찰스 테일러였다. 테일러는 시에라리온 다이아몬드 채굴권을 대가로 반군인 혁명연합전선에 무기와 자금을 공급했다. 이 테일러의 행위로 인해 반군은 오래도록 세력을 떨친다. 그는 이후 자신의 범죄행위로 인해 재판을 받고 처벌된다.

 국제 사회의 분쟁 지역에서 간혹 백린탄이 사용되었단 뉴스를 접하곤 한다. 백린탄은 매우 잔혹한 무기다. 인으로 만든 폭탄으로 연료가 없이도 오래 격렬히 탄다. 인체에 닿으면 접촉부위를 서서히 불사르며 전신을 태우며 퍼져나간다. 이것은 웬만하면 꺼지지 않기에 살방법은 재빠르게 칼로 접촉 부위를 잘라내는 방법 뿐이다. 그나마 이것도 사지에 먼저 불이 붙는 경우만 가능하다. 복부를 자를 수는 없는 일이다. 백린탄은 연기처럼 퍼져나가기에 당연히 느린 아이와 노약자가 주 희생자가 된다. 백린탄의 희생자는 자신의 전신과 내장이 타들어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고통과 타들어가는 자신의 신체를 바라보는 충격을 겪으며 죽게된다. 아이가 말이다.  

 이렇게 끔찍한 무기이기에 국제사회는 백린탄의 민간인 사용을 1980년에 금지했다. 하지만 군인용으로는 가능하기에 세계 각국은 원한이 섞인 전투에 이것을 공공연히 사용하곤 한다. 이스라엘은 2009년 1월 가자지구의 공격에 백린탄을 사용했다. 처음엔 부인했으나 결국 증거가 나와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집속탄이 있다. 집속탄은 한 개의 큰 엄마폭탄에 수 백의 새끼 폭탄이 있는 폭탄이다. 엄마 폭탄이 공중에서 터지면 새끼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연쇄 폭발하여 인명을 살상한다. 집속탄이 무서운 것은 이 새끼 폭탄들의 상당 수가 터지지 않고 땅에 떨어진다는 것이다. 새끼 폭탄의 생김새는 마치 장난감 같아 분쟁이 끝난 후에 민간인 어린이들 상당수가 호기심을 느껴 이 새끼 폭탄에 희생당한다. 

 마지막은 콜롬비아다. 이 나라는 세계 최대의 납치범죄 국가이자 세계 최대의 마약 생산국으로 매우 위험한 나라다. 스페인의 식민지였다가 볼리바르 장군의 활약으로 독립한다. 하지만 독립 이후 보수파와 자유파의 싸움으로 내전을 겪는다. 미국은 콜롬비아에 압력을 가해 파나마 운하 건설권을 가져간다. 콜롬비아 의회는 이에 반발하는데 미국은 놀랍게도 그 대응으로 파나마 지역을 아예콜롬비아의 의사와 무관하게 독립시켜 버린다. 

 콜롬비아의 보수파는 친미주의자로 미국의 지원하에 오래도록 정권을 유지한다. 내전으로 10년간 30만이 사망하자 양측은 연합정부를 세운다. 하지만 이들도 부패하자 콜롬비아에 게릴라가 생겨난다. 

 콜롬비아는 세계 최대의 마약 생산국인데 연간 900톤의 코카인이 밀수출된다. 이 중 90%가 미국으로 향한다. 그리고 콜롬비아인 무려 300만이 이 마약 밀수출에 직간접으로 관련한다. 미국이 낳은 정치 불안정이 마약이란 부메랑으로 미국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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