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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교육과정과 수업 디자인 - 2022 개정 교육과정 기반
유영식 지음 / 테크빌교육 / 2023년 6월
평점 :
올해 상반기 2022 개정교육과정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모습은 그간의 시대 변화를 반영하면서도 2015개정 교육과정을 부드럽게 계승한 느낌이다. 시대는 인공지능과 기술적 변화, 기후 재난 등이 일어났고 이에 따라 학습자 중심의 교육과 이를 위한 학교, 교사 자율성이 더욱 중요해졌다.
책 2022개정교육과정과 수업 디자인은 이런 2022 개정교육과정에 대한 친절한 대중해설서 성격이다. 물론 가장 인상적인 학교자율시간에 많은 초점을 두었다.
2022 개정교육과정은 미래 교육의 실현을 위해 만든 교육과정이다. 그리고 그것의 실현을 위해 학생맞춤형, 학습자 주도 교육이 중요해졌고, 이를 위해 만든 장치가 고교 학점제와 학교자율시간, 깊이 있는 학습이다. 학교는 이제 초중학교에서는 학교자율시간으로 학습자가 원하고 그들이 주도하며 교사와 지역에 맞는 학습 설계가 가능해졌고 고교에서는 고교학점제로 학습자가 자신의 진로에 맞는 경로 이수가 가능하다.
2022 개정교육과정의 주요 변화는 다음과 같다.
우선 인간상에서 자기주도적 인간, 창의적 인간, 교양 있는 인간, 더불어 사는 인간을 제시했다. 2015와 거의 동일하나 자주적인 사람이 자기주도적 인간으로 바뀌었는데 아무래도 학습자 중심을 초점에 두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역량은 6가지가 같이 제시되었으며 의사소통 역량이 협력적 소통 역량으로 바뀌었다. 미래 사회에서 단지 의사소통이 아니라 타인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기에 이를 반영한 것이다. 그리고 기초 소양이 등장했다. 민주시민의 최소 소양으로 기존 3Rs을 강조했다면 이번엔 이를 언어 소양, 수리 소양, 디지털 소양으로 다시 제시했다. 언어 소양과 수리 소양은 기존의 3Rs라면 여기에 디지털 소양이 추가된 셈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초등학교의 경우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는 입학초기 적응활동이 68시간이 제시되었다. 하지만 이는 통합교과의 학교 단원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34시간으로 줄였고, 나머지 34시간은 한글 교육강화차원에서 국어과로 옮겨졌다. 세월호 사건 이후 도입한 안전한 생활 64시간은 바른생활 16시간, 슬기로운 생활 16시간, 즐거운 생활 32시간을 교과에 분산되었다. 또한 초등저학년이 신체활동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즐거운 생활에서 신체활동 관련 시수를 기존 80시간에서 128시간으로 증가시켰다.
중학교는 자유학년을 자유학기로 줄이고 차시는 102시간으로 편성하였으며 스포츠클럽을 연간 34-68시간에서 연간 34시간으로 축소했다. 고등학교는 기존의 204단위 이수제를 192학점의 학점제로 개편하였다. 1학점은 50분 기준 16회로 편성했다.
초중고에서 공통적으로 진로 연계 교육이 도입되었다. 초등은 중학교의 자유학기제에 대해서 중학교는 고등학교의 고교 학점제, 고등학교는 대학교와 사회진출과 관련한 진로교육을 하게 된다. 창의적 체험활동대 개편되었는데 기존의 자율, 동아리, 진로, 봉사의 4영역이 자치자율, 학생중심 동아리, 진로로 개편되었다. 봉사활동은 학생중심 동아리 영역에 포함되었다. 인공지능 소프트 웨어 교육도 강화하여 초등은 기존 17차시에서 34시간이 되었고 중학교는 68시간 고등학교는 이와 관련한 진로 및 융합 교육선택과목을 신설하였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는 교과군별(음미체 교과 제외) 20% 범위 내에서 시수를 증감하여 편성 운영할 수 있었다. 2022 개정교육과정은 이것을 창의적 체험활동까지 넓혀 교과군과 창체를 포함하여 20% 시수 증감 편성이 가능해졌다. 사실상 교과의 수업 시수를 줄이고 창체를 확장할 수 있어 학교와 지역에 맞는 고유의 교육 재량권이 넓어졌다.
2022 개정교육과정 각론의 개발 방향은 다음과 같다. 우선 역량 함양을 위한 깊이 있는 학습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삶과 연계한 학습을 강조하고, 교과간 연계 및 통합을 지향했다. 그리고 학습에 대한 성찰을 강조한다. 내용체계표는 기존에 지식과 기능만 제시되었지만 2022는 지식과 이해, 과정과 기능, 가치와 태도로 분화하여 제시되었다.
2022 개정교육과정의 성취기준도 변화했다. 우선 성취기준은 교과학습을 통해 도달해야 하는 결과 혹은 도달점의 성격으로 제시해 일종의 평가준거 기능을 하게 하였다. 또한 내용 체계표와의 정합성을 강화했다. 역량 구현에 적합한 방식으로 진술하였다. 또한 교수학습과 평가의 자율권을 확대 보장하는 방향으로 진술했다. 즉, 성취기준상 구체적 활동을 제시하기 보단 도달점 위주로 진술하여 그 과정에 자율권을 부여한 것이다.
학교자율시간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백미다. 이는 초등 3-6학년, 중학교 1-3학년에서 편성해야 하고 교과가 16+1주로 편성되어 뒷 부분의 1주 분량의 차시가 학교자율시간 시수가 된다. 초등같은 경우 3-4학년은 최대 58시간, 5-6학년은 64시간이 된다. 교과별 학교 자율시간 수는 교과의 편제 시수를 17로 나누면 된다.
학교자율시간 같은 것은 기존 시도 교육과정에 이미 등장하였다. 경기도의 학교자율과정, 전북의 학교교과목, 충북의 자율탐구과정, 충남의 학교자율특색과정, 인천의 학교자율교육과정 들이 그렇다. 이들은 거의 최대 20%의 교과시수를 활용가능하게 하여 연간 100시간 가까운 시간을 보장했기에 2022개정교육과정의 학교자율시간은 오히려 시수면에서 축소된 감이 없지 않다.
학교자율시간은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 교육과정 분권화와 자율화, 교사의 자율성과 주도성을 부여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강조되는 경우 교사에게 업무적 과부하가 일어나거나 시수를 감축하는 만큼 기존 교과교육의 부실화 그리고 지역별 학교별 교육과정 편차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