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LOW(더 플로) - 시대의 운명을 내다본 사람이 부를 거머쥔다
안유화 지음 / 경이로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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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 전쟁이 가속화하는 느낌이다. 마치 냉전 때처럼 한미일의 연합은 이번 정권 들어 굳건해지고 있고 그 반작용으로 와해되었던 북중러 관계도 다시 복원되는 느낌이다. 우리는 이번에 일종의 선택을 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 한국의 새 정권은 미중 전쟁의 갈등 속에서 한미일 연합으로의 길을 선택했다. 여기엔 한국 보수 정권이 오랜 기간 미일에 의존하며 기득권을 챙겨왔던 것에 대한 향수와 심리적 편안함과 관성 그리고 미중 전쟁 속에 어느 정도 선택을 강요당하는 입장에서 기술력이 강한 미국 쪽을 선택했다는 느낌이다. 많은 사람들은 과거 보수정권도 선택의 기로에서 실리를 챙기는 묘한 입장을 고수했었다는 점을 강조하긴 하지만 과거 정권은 미국으로부터 지금 정도의 압박을 받지 않았었다는 점도 고려해야한다. 물론 현 정권을 옹호하고 싶진 않다. 지난 분기 현대차가 러시아에서 판매한 자동차가 4000여대에서 고작 6대로 줄었다니 말 다하지 않았을까 

 현재의 상황을 분석하는 책들도 대개 정말 실리적 입장을 취하거나 향후 우리의 4차산업혁명에서의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과의 동맹을 공고히 해야한다는 입장을 취하는 것이 많다. 사실 전제부터가 대부분 미국이 이긴다고 보는 것인데 이번에 본 책 '플로'는 다소 친중적 성향이 있는 책이란 점에서 독특하다. 저자가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간단하다 부를 얻고 싶으면 자본이 몰리는 미래 유망한 산업에 투자를 해야하며, 미중전쟁에서 중국이 이길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일단 중국의 문제점부터 짚는다. 중국은 현재 경제 규모 2위의 국가지만 빈부격차가 매우크고, 국민들의 자산이 부동산에 몰빵 되어 있으며, 지방 정부를 포함하여 부채가 매우 크고 고령화 되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중국이 빈부격차가 큰 이유는 공공기관의 정경유착으로 산업화 과정에서 공공기관 종사자와 그 관련자가 막대한 부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또한 경제 분야에서 독점이 일어났고, 자산 가격의 거품이 매우 심해 도시에 먼저 살았거나 돈이 많았던 자들이 부동산을 선점해 큰 이득을 보게 되었다. 중국의 지니계수는 이미 0.7로 폭동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이다.

 중국은 대부분의 가계 자산이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다. 중국은 가계 소비율이 39%에 불과한데 인도가 60%, 베트남이 68%인 것과 비교해도 매우 초라하다. 이는 빈부격차가 심해 상당한 인구가 소비여력이 없다는 측면도 있지만 자산의 상당부분이 부동산에 묻혀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국은 1978년부터 2018년까지 개혁개방을 통해 GDP는 150배가 상승했지만 통화량은 무려 1500배가 증가했다. 경제성장도 엄청났지만 통화량은 그를 훨씬 상회하기에 당연히 자산가격이 폭등했다. 2018년 중국의 부동산은 가계자산의 77.7%를 차지해 35%정도인 미국의 두 배가 넘는다. 중국인이 부동산에 자산을 거의 투자한 이유는 주식, 선물시장 등 다양한 금융상품의 수익성에 대한 불안과 은행에 대한 불신, 그리고 부동산 불패신화때문이다. 놀랍게도 중국은 부동산 세 조차 없어 자산급등에 대한 재분배 효과조차 없다. 또한 부동산이 너무 수익성이 좋다보니 주요 기업들조차 부동산에 투자해 경제발전과 순환이 저해되고 있다.

 중국은 지방정부의 부채가 매우 심각하다. 이는 중국의 경제 발전 방식 때문인데 저자는 케인즈식 방식으로 이를 파악한다. 중국은 개혁개방 초기 기술력은 부족한데 사회주의식으로 공장은 많아 공장가동률이 매우 낮았다. 지방정부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방에 각종 인프라 사업을 마구 잡이러 벌려놓았는데 그렇게 해서 공장가동률을 높이고 일자리를 만들어 성장률을 높였다. 하지만 이런 인프라는 대개 공공시설로 수익성이 거의 없다. 그리고 지방정부가 사업을 벌이지 않으면 공장은 다시 멈춰 성장이 멈춘다. 그래서 지방정부는 지방채를 마구 잡이로 발행해 부채를 대규모로 쌓아놓으며 성장을 지속했다. 또한 개혁개방기 중국 정부는 주요 성의 고위 간부의 평가기준은 각 성의 경제성장으로 설정했다. 때문에 지방정부의 고위 관료들은 승진과 직위 유지를 위해 이런 방식을 지속했다. 시진핑이 집권하고서야 이런 흐름이 다소 멈췄는데 그동안 해놓은 짓이 있어 부채가 엄청나다.

 이런 중국의 장점에도 저자는 중국이 앞으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우선 미중전쟁이 과거 미소전쟁같은 냉전이 아닌 양국간 경제적 관계를 지속하는 양전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미중은 지난 40년간 서로 협력하며 세계경제에서 발생한 부가가치의 80%를 양국이 차지했다. 오랜 기간 미국은 중국의 물건을 빚을 내어가며 구입했고 중국은 미국의 채권을 구입하고 달러를 비축해 이런 미국에 돈을 공급했다. 또한 월가 역시 중국에 막대한 투자가 들어가 있다. 세계 공급망 사슬도 복잡히 얽혀있다. 때문에 현재 겉으로 으르렁 거리는 것과 달리 미국이나 일본은 한국과 달리 중국과 경제적 협력도 지속하려는 면이 있다. 또한 미국은 베트남이나 인도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려고 하지만 저자는 인도와 중국은 문화적이나 정치체제 측면, 그리고 경제적 취약성으로 중국이나 동아시아 국가들처럼 발전의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앞으로 4차산업혁명으로 로봇이 본격 도입되면 한국, 대만, 중국처럼 저임금 양질의 가성비 노동력을 바탕으로 자본을 벌고 기술을 축적해 선진사회로 진입하는 길이 사실상 끊길 것으로 파악한다. 

 중국의 또 다른 가능성은 기술력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이 4차 산업혁명에서의 기술에서 중국을 압도하는 것으로 여기지만 저자는 중국의 학문 수준과 과학기술수준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기술 부분에서 디커플링을 시도하더라도 데이터와 인공지능, 2차전지등 주요 부분에서 중국이 뒤쳐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부분은 특별히 언급이 없는데 이 부분은 확신이 없는 것 같다.

 또한 저자는 중국의 자본시장의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즉, 과감히 중국 증시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우선 중국의 증시가 그 경제규모에 비해 매우 작다는 점이다. 언급한 것처럼 중국인들의 자금은 대부분 부동산에 몰려있는데 현재 중국정부가 그것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자본을 다른 쪽으로 돌리려고 한다. 미국의 증시가 꾸준히 우상향 한 것은 미국경제의 강함도 있지만 전세계의 돈이 몰리고, 무엇보다도 미국 근로자들의 노후자금이 중시에 꾸준히 투입된다는 점이 한 몫을 한다. 중국 역시 가까운 시일내에 그렇게 될 것이고 외국 자본의 진입도 점차 자유롭게 하고 있어서 중국의 증시가 가까운 미래에 크게 상승할 것이란게 저자의 생각이다.

 미중 전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건 현재의 한국 정부는 이렇다할 것도 얻어내지 못한 체로 너무 쉽게 자신의 패를 드러내고 베팅을 했다는 측면이 강하다. 저자의 생각처럼 중국이 잘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을 쉽게 저버리기도 어렵다. 어찌되었든 두번째로 경제규모가 큰 나라이며, 군사력도 강하고 무엇보다는 이나라는 우리의 지척에 위치한다. 그래서 더욱 신경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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