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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경고 : 6도의 멸종 - 기후변화의 종료, 기후붕괴의 시작, 2022 우수환경도서
마크 라이너스 지음, 김아림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1월
평점 :
대략 5억년 전에 지구에서 생명체가 폭발적으로 진화하며 번성했다. 하지만 이후 다섯 번 정도의 대멸종이 있었는데 그중 가장 끔찍했던 것이 페름기 대멸종이다. 90%이상의 생물이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이 사건의 주범은 놀랍게도 극단적 '지구 온난화'다. 판게아로 지구가 하나로 연결되있던 당시 지구의 온도는 지금보다 6도 이상 높았던 것으로 추정되며 이로 인해 지구 상의 환경이 극심하게 변하여 멸종이 일어났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지금의 시베리아에서 마그마가 상당히 대규모로 넓게 분출한다. 그런데 이 마그마는 지층 틈사이로도 수백km를 파고들었다. 그러다 우연히 대규모의 석탄층을 만났는데 잠자던 이 층은 뜨거운 마그마와 만나 폭발하고 대규모 산소와 만나 그야말로 엄청난 불기둥을 내뿜는다. 대기에는 이렇게 엄청난 탄소가 보급된다. 이산화탄소와 황의 분출로 지상엔 강한 산성비가 대규모로 내며 생명체를 사멸시킨다. 여기에 달궈진 지층은 좀처럼 나오지 않는 염화메틸과 메틸브로마이드를 배출하는데 이는 성층권으로 올라가 오존층을 파괴한다. 이로써 지상의 생물들은 강한 자외선에 강한 산성비, 온난화로 인한 극초온에 시달리게 된다.
아무것도 살아남지 못한 지상에는 풀한포기 남아있지 않다. 대체로 가물었는데 어쩌다 폭우가 내리면 이것이 모든 토양층을 휩쓸고 지나가 대지를 불모지로 만들었다. 이런 육상의 풍부한 유기물은 폭우로 대량으로 바다에 유입되었는데 이로써 바다도 죽어버린다. 안그래도 고온으로 대양의 산소가 고갈되고 바닷물이 뜨거워져 아래로의 산소공급도 끊긴 상황이었다. 여기에 육지로부터의 부영양화로 녹조가 발생하고 산소는 더욱 고갈된다. 때문에 당시의 바다는 거의 무산소화가 되어 대부분의 바다 생물도 사멸한다. 이것이 페름기 멸종의 진상이다. 문제는 이것이 자연적이기는 하나 온실가스 배출에 의한 지구 온난화로 인함이었고 이것이 인위적으로 당시보다 10배나 빠른 속도로 인간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책은 1도부터 6도까지 온도가 상승하면 지구에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인간에게 하나하나 경고한다. 이 책은 2007년 정도에 나왔던 책인데 당시만 해도 어느 정도 희망이란 걸 갖고 있던 저자는 개정판을 내는 10년 후의 상황이 더욱 암울해지자 더욱 강한 어조로 책을 통해 경고를 한다.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상황은 더욱 심각해져 인류와 지구 상의 아무 죄 없는 생물들의 생존가능성은 낮아진다. 분야별로 정리해봤다.
1. 식량부족
21세기 말까지 인간은 개체수가 100억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이들을 부양하려면 지금의 2배 정도의 식량생산이 필요하지만 기후 위기로 식량생산량은 줄어들 전망이다. 당초 2도 정도까지의 기온 상승이라면 이산화탄소 비료 효과로 식물이 오히려 더 잘 자랄 수 있다는 기대찬 희망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지가 못하다. 여기에 이산화탄소가 식물이 과공급되면 다른 미네랄 함량을 떨어뜨려 작물의 영양가마저 떨어지게 된다. 기온이 급상승하면 밀, 옥수수, 콩, 쌀 등 인간의 주산물이 견딜 수 있는 내열한계를 넘어서게 되어 사실상 노지재배가 끝장나게 된다.
물론 이들의 재배지를 북상으로 옮긴다는 현실적인 대책이 있긴 하다. 하지만 시베리아의 토양은 개척된 적이 없으며 기후만 적합해질 뿐이지 토양이 재배에 적합한지도 미지수다. 또한 상당수의 가축들도 열로 인한 스트로스와 가뭄, 질병의 창궐로 지금처럼 많은 식량을 제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방법은 재배지를 사전에 북상시키고 미리 경작 준비를 해 놓는 것, 그리고 유전자 조작으로 내열성과 가뭄에 잘 견디는 품종의 개발, 다소 비현실적일 수 있지만 수직농업이나 배양육처럼 실내에서 식량을 보급하는 것을 강구하는 것이다.
2. 식수부족
인간의 민물의 의존하며 지구 상의 중요한 강들은 많은 경우 산악빙하에 유량을 의존하기도 한다. 산악빙하가 기온 상승으로 고갈하면 아랄해와 중앙아시아 타림 분지의 강유역들, 인더스, 갠지스, 바라마푸트라 강의 유량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더스, 갠지스, 브라마푸트라 강은 9억의 인구가 의지하는 강이다.
기온이 계속해서 오르면 빠른 증발로 지구 표면은 점차 건조기후화 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프리카의 좁은 지역과 남미 일부와 뉴기니섬, 방글라데시와 인도 중부, 캄보디아 서부와 중부는 오히려 강수가 증가한다. 그리고 알래스카와 캐나다 서부와 중부, 영국, 스칸디나비아, 시베리아, 한국과 일본 지역은 오히려 강수가 보통수준을 유지한다. 하지만 그 외 나머지인 지구의 절대 다수 지역은 강수가 크게 감소한다. 지중해와 호주, 남아프리카, 남미는 건조화한다.
특히, 놀라운 것은 아마존의 건조화 가능성이다. 아마존은 상당한 생물량으로 1500-2000억 톤의 탄소를 저장중이다. 기온 상승으로 인하 기후 변화로 이 지역은 점자 강수량이 줄고 있는데 물이 부족하면 나무의 생장저해로 숲의 탄소저장 효과가 무려 10억톤가량 감소한다. 아마존 뿐만 아니라 현재 열대상록수림의 2/3이 강우량이 감소하고 있다. 아마존은 내부에서도 벌채가 상당히 진행중인데 이로 인해 건조한 사바나로 변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렇게 된다면 탄소를 흡수하는 것에서 방출하는 방향으로 역할이 변해 지구 온난화에 양의 되먹임을 하는 주요 지역이 되어 버린다.
3. 바다의 산성화와 산소고갈
여름 날 바깥에 나둔 탄산 음료의 운명이 그러하듯 액체는 기온이 높아질 수록 기체를 녹이지 못하고 방출한다. 바다도 그러하므로 기온이 상승할 수록 바다의 기온이 상승하여 산소가 없는 죽음의 공간이 넓어진다. 반면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는 너무 많아져 이것이 바다에 녹아들어가 바다를 산성화시킨다.
바다가 산성화하면 가장 먼저 탄산칼슘을 이용하여 몸의 형태를 구성하는 생물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이들이 바다 생태계의 가장 하부이자 중추적 역할을 하는 플랑크톤이나 크릴새우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죽으면 바다 생태계는 아래부터 붕괴되어 아무것도 생존하기 어려워진다. 또한 산호초 역시 사멸하고 있다. 높아진 바다의 기온으로 산호는 죽고 있다. 산호군은 놀랍게도 달의 위상과 주변 환경을 이용하여 멀리 떨어진 군락들이 서로 동시에 정자와 난자를 배출하여 수정하는 방식으로 번성한다. 하지만 해수온도 상승으로 이 동시성에 문제가 생겨나고 있으며 그로 인해 1970년대 이후 산호의 번식성공률은 80%이상 감소했다. 산호를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4. 생물군의 절멸
생물은 주변 환경에 맞게 진화했으며 여기엔 당연히 기후대가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런데 자신들에게 적합한 기후대가 점차 북상하고 있다. 온난화 때문이다. 온난화로 동식물의 적합 서식지는 10년 간 극지로 약 17km이동했고 고도는 10m나 상승했다. 문제는 생물종이 이를 따라가진 못한다는 점이다. 연구 결과 조류와 나비는 각각 212km, 135km나 뒤쳐졌다. 날아다니는 녀석들이 이 정도이니 걷지 못하는 식물이나 이동에 제약이 많은 육상동물의 사정은 더하면 더했지 못할리가 없다. 이들의 이동이 쉽지 않은 것은 자신에게 적합한 모든 환경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야 자동차나 걸어서 조금만 이동해도 모든 식량과 집등 생존에 필수적인 것들이 있지만 자연 생물은 그렇지 않다. 갑작스런 원거리 이동은 죽음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쉬운 이동이 어려운 것이다.
여기에 폭염은 이들의 생식력 마저 감소시킨다. 한번의 폭염은 딱정벌레의 생식력을 절반을 줄이고 두 번의 폭염은 이들을 거세시킨다. 질병도 창궐한다. 양서류인 개구리, 도롱뇽은 전염성 피부염으로 개체군이 크게 줄었다. 최소 501종의 양서류가 기온 상승으로 멸종했고 124종은 90%이상 개체수가 줄었다.
주요 곤충군은 40%이상 감소했는데 이들은 인간이 주요 식량원으로 삼는 작물의 수정을 담당하기에 식량 수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5. 해수면 상승
기온이 지금처럼 상승하면 그린란드의 빙하와 산악빙학, 북극의 방하, 남극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수미터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면 세계 각 지역의 해안 혹은 강가 근처의 인구는 늘 위험체 노출되게 된다. 피신해야 할 인구는 10억 이상이다. 이미 세계 각국의 정부들은 해안에 방어선을 구축 중인데 이를 유지 보수하는데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되어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 해안 지역에서 해수면 상승에 맞서기 위해 향후 20년간 필요한 돈만 최소 4천억 달러로 추정된다. 그간 부동산 업자들은 해안지역과 하천 주변에 마구잡이로 주택을 지어 고가에 팔아왔는데 이 엄청난 자산이 좌초 자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해수면 상승은 문화유적과 자연유산도 파괴한다. 카르타고의 유적, 베네치아와 그 지역의 석호, 이스터섬의 조각상, 헤르클라네움의 로마 유적, 티레의 옛 도시, 런던 탑, 자유의 여신상,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가 모두 보존이 어렵다.
6. 질병 창궐
기온이 올라가니 당연히 질병이 는다. 기온이 3도만 상승해도 지구의 1/3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매년 20일 이상 죽음의 문턱에 해당하는 기온과 습도에 인간이 노출된다. 당연히 일사병과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급증하게 될 것이다. 특히, 선진국 지역에서는 에어컨이 있는 지역에 머물면 되지만 그렇지 못한 지역의 사람들과 하층민들은 극도의 열스트레스로 인한 죽음에 노출될 것이 뻔하다. 여기에 이렇게 높은 기온은 사람들의 경제활동을 방해하게 된다. 여름철이면 노동이 가능한 시간이 아침 저녁으로 크게 줄어들 것이며 이로 인해 생산저해효과는 날이 갈수록 커질 것이다.
모기에 의한 뎅기열은 내부출혈을 일으킨다. 바이러스성이라 항생제 효과가 없다. 이 병은 1970년대 9개 나라에 있었으나 지금은 100개 나라의 풍토병이다. 기온 상승 때문이다. 매년 3억 9천만의 뎅기열 환자가 온난화로 생길 것이며 어린이 사망자만 1만 2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뎅기열을 감염시키는 흰줄숲모기와 이집트 숲모기의 서식지가 온난화로 넓어졌기 때문이다. 한가지 더 무서운 사실은 지구 온난화가 극심화하면 지금의 열대 지역은 모기도 살 수 없을 정도로 더워진다는 사실이다. 뎅기열과 더불어 말리리아도 확산할 것이다.
7. 정치적 혼란
온난화로 식수 및 식량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이 사단에 가장 적은 기여를 한 가난한 나라가 먼저 붕괴하게 될 것이다. 2000년대 후반 식량과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며 북아프리카 및 중동의 가난한 독재 국가들은 가장 먼지 정치체계가 붕괴했다. 이후 이 지역에서 대량 난민이 발생해 이들이 가장 가까운 선진사회인 유럽으로 이동했고, 이 난민에 대한 반감으로 극우정이가 유럽사회에서 세력을 키우게 되었다.
온난화로 식수가 고갈되고 이로 인해 식량 자급이 어려워지면 사람들은 당연히 생존을 위해 이주를 하려 할 것이다. 이주에는 국경을 초월하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식량 및 식수가 간신히 자급이 가능한 주요 선진국들은 문을 걸어 잠글것이 자명하다. 당연히 내부에서는 생존을 위해 외부인을 혐오하고 차별짓는 정치가 횡횡할 가능성이 높다. 저자는 이를 에코파시즘이라 칭했는데 매우 그럴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