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 대화 - 일상에서 쓰는 평화의 언어 삶의 언어, 개정증보판
마셜 로젠버그 지음, 캐서린 한 옮김 / 한국NVC출판사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은 몹시 타인의 마음을 잘 알고 협력도가 높은 동물이지만 그래도 진정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성인이 되어 직장생활을 하고 결혼하여 배우자 및 아이를 키우며 함께 살게 되고, 그리고 그 외에도 타인을 여러 집단에서 꾸준히 만나야 하기에 다른 사람과의 올바른 관계 맺음은 한 사람의 인생에 질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학교에서 이런 타인과의 관계맺음 교육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능력주의로 줄 세우기 위해 교과 지식만을 가르칠 뿐이며 그 안에서 서로 지지고 볶으며 알아서 서로 협력이란걸 배우겠지 하고 막연히 기대하는 수준이다. 물론 당연히 그 결과는 실패다. 생각해보면 한국만큼 교육현장에서 이렇다할 인성교육이나 다른 사람과의 협력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곳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책 비폭력대화는 글자 그대로 다른 사람과 폭력적인 대화를 하지 않는 방법을 설명한다. 2005년 정도에 나온 책인데 아직도 위력이 막강하며 좋은 책이다. 교육현장의 교사는 물론, 학부모, 그리고 가족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도 꼭 읽어야 한다고 판단한다. 

 인간은 대부분 자신을 비폭력적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론 거의 모든 사람이 폭력적이다. 이는 폭력에 대한 오해 때문인데 우린 폭력이란 살인, 강간, 강도, 전쟁, 폭행, 욕설처럼 직접적이고 무력적인 부분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폭력은 다른 사람에 대한 연민, 사랑과 존중, 이해와 감사, 배려가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때문에 우리 대부분은 늘상 거의 타인에게 폭력적인 편이다. 

 저자는 비폭력적 대화를 익혀야만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이에 도달하는 4가지 단계를 제시한다. 우선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다, 관찰할 때는 평가와 관찰을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린 대개 상대방을 평가하려 들기 때문이다. 다음은 그 관찰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다. . 이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인데 우리는 자신의 내적 동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기준에 따르도록 어릴적 부터 강요받고 훈련되었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이런 우리 느낌을 일으키는 욕구, 가치관, 원하는 바를 찾는 것이다. 마지막은 이를 바탕으로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부탁하는 것이다. 즉, 자신이나 상대방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것에 대한 느낌을 파악한 후, 왜 그런 느낌을 갖게 되었는지 고찰해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부탁을 상대방에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대개 서로를 삶에서 소외시키는 폭력적 대화를 한다. 폭력적 대화의 양태는 이렇다. 첫째로 도덕적 판단이다.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상대방의 언행을 나쁘거나 틀렸다고 비판하는 것이다. 둘째는 비교하기로 비교 역시 타인을 마음대로 판단하는 형태의 하나다. 셋째는 책임 부정하기다. 이는 사람이라면, 연장자라면, 선생님이라면, 민주 시민이라면 등등의 형태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에 솔직하게 다가가는 것을 부정하게 한다. 마지막은 자신이 원하는 것의 강조다. 

 사람은 좀처럼 공감을 잘 하지 못한다. 공감이란 사실 다른 사람이 경험하고 있는 것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대개 공감하는 대신 상대방을 안심시키고 조언을 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거나 우리의 견해나 느낌을 설명하곤 한다. 하지만 진정한 공감은 이와는 달리 상대방이 하는 일에 우리의 모든 관심을 집중하는 것이다. 공감의 장애물은 주로 조언이나 한술 더 뜨기, 가르치려 들기, 위로하기, 다른 이야기 꺼내기, 말을 끊기, 동정하기, 심문하기, 설명하기, 바로 잡기 등이다. 

 또한 사람은 자신의 내면의 욕구를 잘 파악하지 못한다. 저자는 인간의 모든 행동은 그로써 욕구가 충족되었는지 그렇지 않은지 또 그 결과가 축하할 일인지 아니면 후회할 일인지와 관계없이 그 순간 자신의 욕구와 가치를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한다. 우리 행동 뒤에는 진정한 욕구를 가리는 다양한 에너지들이 있는데 이를 테면 돈을 위한 노력, 인정을 받기 위한 노력, 처벌을 회피하려는 노력, 수치심을 회피하려는 노력, 죄책감을 회피하려는 노력, 의무감에서 비롯되는 것 등이다. 

 비폭력적 대화를 하기 어려운 것은 사람이 쉽게 분노하기 때문이다. 사실 인간이 화가나는 것은 결코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자극일 뿐이지 궁극적 원인은 아니다. 때문에 분노를 표현하는 첫 단계는 다름 사람들을 우리 분노에 대한 책임에서 완전히 분리시키는 것이다. 왜냐하면 분노의 원인은 비난하고 판단하는 우리의 생각 속에 있는 것이며 바로 우리의 욕구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분노는 우리가 마음속에서 충족하지 못한 자신의 욕구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머리로 올라가 다른 사람을 비판하고 분석하는 행위다. 

 따라서 분노는 4가지 단계로 표현해야 비폭력적 대화가 달성된다. 첫 번째는 우선 멈추고 숨을 크게 쉬는 것이다. 둘째는 자신의 비판적인 생각을 인식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이것을 자신의 욕구와 연결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자신의 느낌과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연결하는 것이다. 

 비폭력적대화에선 갈등해결 단계가 있다. 우선 우리 자신의 욕구를 표현한다. 다음은 상대가 자신을 어떤 식으로 표현하든 그들의 진정한 욕구를 찾는 것이다. 세 번째는 우리가 상대의 욕구를 정확하게 찾아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그렇지 않다면 계속해서 그들이 하는 말에서 그들의 욕구를 다시 찾아내는 것이다. 네 번째는 쌍방이 서로의 욕구를 정확하게 듣기 위해 필요한 만큼 충분히 공감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그 상황에서 양쪽의 욕구가 분명해지면 우리는 그것을 긍정적인 행동언어로 정리해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다.

 비폭력적 대화에선 감사를 표시하는 세 가지 방법도 제안한다. 우선 우리의 행복에 기여한 그 사람의 행동을 분명히 말해주는 것이다. 다음은 그 행동으로 인해 나의 욕구가 어떻게 충족되었는지를 말하고 마지막은 그 욕구들이 충족되어 생기는 즐거운 느낌을 말해주는 것이다. 

 책에 나온 비폭력적 대화는 여러 면에서 쓸모가 많아 보인다. 우린 일상생활에서 가족에게 학교에서 학생과 선생님에게, 직장에서 동료와 상사, 후배에게 사회에선 처음 보는 일반 다른 사람에게, 정치적으로나 웹상에선 나와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에게 마구 폭력적 대화를 쏟아내기 때문이다. 책에 나온 예는 무척 놀랍다. 저자는 유대인인데 차별을 많이 받은 민족인만큼 택시를 탔을 때 그가 유대인인지 모르는 택시기사가 유대인에 대한 차별적 언사를 펼친다. 엄청난 분노가 끌어 올랐으나 저자가 한 행동은 잠시 숨을 고르가 그가 왜 이런 발언을 했는지 욕구를 알아내기 위해 대화를 나누었으며 그 와중에 그와 공감하며 이해가 되기 시작해 자신의 분노가 풀어졌고 그 후에 자신이 유대인임을 밝히고 그의 언어 때문에 불편했음을 밝히고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며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며 비폭력적 대화로 마무리되는 장면이었다. 

 한국 사회는 능력주의로 인한 승자독식의 사회로 무척이나 갈등이 심하다. 정치권의 많은 사람들 그리고 일반인들이 서로 비폭력적 대화를 사용해나간다면 많은 문제가 해결되어 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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