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리는 학교 공간 - 삶이 깃든 학교 공간을 위한 초중고 교사들의 소소한 실천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부설학교 교사들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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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학교 공간을 재구조화하는 것은 교육의 한 주제로 이미 많이 이뤄지고 있다. 책도 많이 나오고 있으며 교육부의 그린스마트 스쿨 사업도 잘 이뤄지고 있다. 물론 이런 경향은 지극히 최근의 일이다. 하지만 학생이 주도적으로 자신들의 공간을 꾸민 전례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의도가 불순하긴 했을 수도 있으나 교실 앞면과 뒷면의 환경을 강조하던 쓸데없던 시절에는 학생들에게 그 부분을 맡기는 선생님도 있곤 했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이걸 잘 꾸미곤 했었다. 물론 교장, 교감이 보는 것이니 선생님은 온전히 아이들에게 맡기지만은 않았었다.

 책 '다시 그리는 학교 공간'이 다른 책과 다른 점이라면 공간 구조화 사업에 예산을 거의 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책 서두에 나오지만 이들은 이런 교육 계획은 수립하고 진행했는데 예산은 없었기에 각자 최소한의 범위에서 교육을 실천했다. 그래서 이 책의 차별성은 예산이 없는 대부분의 교사에게 목돈이 드는 공간 구조화를 실천해보는 사례를 제공하는 것과 더불어 초중고 16개 사례가 실려있어 모두 보기 좋다는 점이다. 하지만 단점은 서두에서 나름 총론을 제공하긴 했지만 각론은 어김없이 모두 따로 노는 느낌이 강해 책에서 배울만한 공통점이나 논리는 딱히 없어 깊이가 약하다는 점이다. 

 초등사례에서는 화이트보드를 교실 옆면에 부착해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쓰고, 서로의 감정을 읽어주는 활동을 하는 모습이 나온다. 한편 교실 뒷켠의 빈공간을 확보해 아이들이 자유롭게 쉬며 카페처럼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그리고 모두 높이가 같은 교실에서 개인석, 앉아서 공부하는 석, 모둠석 등을 만들어 자리에 다변화를 꾀한 모습도 있다. 중등사례는 대부분 특별실 관련이다. 음악실, 가정실 등을 꾸미고 좀 더 활동을 다양하게 교육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온다. 사이언스 룸도 있었는데 교실 바깥의 과학실로 학생들이 간단하고 재미난 과학적 체험을 할 수있는 공간이다. 탄성 진자도 있고 만지면 정전기로 내부에 전기가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이처럼 예산과 지원이 없어도 교사가 아이들과 어느 정도의 의지만 있으면 교실 공간을 재구조화하여 이를 학습으로 연결 시킬 수 있는 여지는 많다. 물론 이 같은 것들이 돈을 제대로 들여 전문가 및 건축가와 협의하고 큰 공간을 만들어나가는 사업 만큼의 효과는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번 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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