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엔 다니는 직장의 규모가 커졌다. 계속 작은 곳에만 있다가 그 6배정도에 달하는 사람들과 일을 같이 하다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초반엔 적응하기가 쉽진 않았는데 그래서 첫 한 두달간은 심지어 시간이 늦게가기까지 했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학습이 충분히 되고, 생활이 패턴화하면서 주변 자극과 새로운 학습자극이 부족해 시간이 빨리 흐른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주변 환경이 급변하면 마치 어릴적처럼 시간이 다시 느려지는데 바로 그런 경험을 한 것 같다. 하여튼 그래서인지 올해 읽은 책은 85권에 불과하다. 작년 115권에 비해 무척 적어졌고, 목표인 연간 100권에도 미치지 못했다. 아쉬운 한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학책을 거의 보지 않았는데 이것도 읽은 권수의 감소에 영향을 미친 듯 하다. 반면 미래책과 과학책 교육분야의 책을 많이 보았다. 읽은 책을 분야별로 정리해보았다. 


인문철학[8권]

자유론, 지리기술제도,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후불제 민주주의, BTS와 철학하기, 무엇이 옳은가, 공정하다는 착각, 의무란 무엇인가

미래[10권]

트렌트코리아2022, 세계미래보고서2022, 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 NFT 사용 설명서, 수소경제, 메타버스시티,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사용설명서, 세계미래보고서2023, 세븐테크, 2045인공지능미래보고서

과학[17권]

생명이란 무엇인가, 암흑물질과 공룡, 열두 발자국, 모든 순간의 물리학, 엔트로피, 동물은 어떻게 슬퍼하는가?, 비만의 종말, 파란하늘 빨간지구,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애니멀 카인드,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무엇이 우주를 삼키고 있는가, 단 하나의 방정식, 탄소로운 식탁, 센스 앤 넌센스, 떨림과 울림,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문학[4권]

클레이의 다리, 소마,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관객모독

교육[22권]

로컬에듀, 포노사피엔스를 위한 진로교육, 어린 시민, 미래교육의 불편한 진실, 상처받은 아이는 외로운 어른이 된다. 트라이앵글의 심리, 우리는 청소년 시민입니다, 초등6년 글쓰기 캠프,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 2025 미래교육 대전환, 교실 속으로 간 이해중심 통합교육과정, 교사교육과정 어떻게 만들고 운영할까, 학교의 미래 전문적 학습공동체로 열다, 과정중심피드백, 디지털지능, 한발앞선 부모는 인공지능을 공부한다. 교육을 가로막는 벽, 미래의 교육을 설계한다.자폐아들과 아빠의 작은 승리, IB를 말한다. 대한민국의 시험, 꿈의 학교 헬레네 랑에

사회[5권]

생명가격표, 좌우파 사전, 언론혐오사회, 시험능력주의, 두려움 없는 조직

역사[7권]

중앙아시아사, 대한민국의 설계자들, 폭격기의 달이 뜨면, 역사의 역사, 유라시아 역사기행, 첨단*유산, 거의 모든 전쟁의 역사

경제[1권]

잠깐 애덤스미스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예술,건축[6권]

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1, 2권, 반고흐 예술의 편지1-2권, 공간혁명, 컬러의 힘

지리[4권]

지리의 힘 2, 앞으로 100년 인류의 미래를 위한 100장의 지도, 지도위의 붉은 선, 지리학이 중요하다.

경영투자[1권]

나는 대출없이 0원으로 소형아파트를 산다


다음은 올해 읽은 책 중 10권이다.

10.컬러의 말

이 책을 읽기 전 사실 색에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공간심리학에 이어 색채심리학이 있듯 주변의 색채가 사람들의 정서와 인지에 미치는 영향을 알게 모르게 크다. 그런 것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여 준 책이기에 꼽았다. 물론 원래 색에 대해 잘 알고 관심있는 분에게 대단한 책은 아닐 것이다.



9.시험 능력주의

한국의 망국적 시험능력주의를 잘 지적한 책이다. 한국의 시험 능력주의는 정작 능력을 평가하지 않으며, 가진자가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뤄지며, 그 통과자에게 과독한 혜택을 부여해 부작용을 초래하고, 교육의 본질을 파괴한다는게 책의 골자다.



8.미래의 교육을 설계한다.

미래의 교육은 교과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지금 당장 세상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를 실천하는 방향으로 구성해야한다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교육에 대한 상당히 신선한 실천적 시각과 방향을 읽을 수 있었다. 선생님이라면 강력하게 추천한다.


7.좌우파사전

한국의 좌우파는 갈등이 매우 심하다. 좌파의 우파를 지지하면서도 그들이 무엇인지 모르는 이들이 많은데 그렇다면 이 책을 봐야할 것이다. 우파는 경제적으론 자유와 불평등을 당연시 하며 성과를 얻기 위한 공정한 게임을 강조한다. 때문엔 교육은 경쟁구도를 선호하며 법치주의를 강조하고,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고 동정하나 동등한 대상으로 보지 않으며 북한이나 성소수자 등을 부정하며 잘못된 것으로 여긴다. 반면 좌파는 협력을 강조하며 문화적 다양성과 소수자를 옹호하고 지원하며 사회적 양자를 보호하는데 주력한다. 이들은 승자와 패자가 없는 교육을 강조하며 경제적으로 분배를 옹호한다.

6.지도위의 붉은 선

지리적 요소 뿐만 아니라 문화 경제적 요소도 지리학적 관점에서 잘 풀어서 쓴 책이다. 책에선 독일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 국가를 다루고 있으며 재미나고 독특한 점은 민주주의의 위기와 기후위기 부의 집중 같은 최근의 주요 세계적 현안도 역사 지리적 관점에서 다룬 다는 점이다. 지리의 힘 같은 책을 좋아한다면 반드시 추천한다.


5.암흑물질과 공룡

공룡이 유카탄 반도에 떨어진 거대한 소행성으로 인해 멸종된 것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왜 떨어졌는지에 대해선 딱히 설명이 없는데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을 그 원인으로 찾은 것이 이 책이다. 태양계는 우리 은하의 중심을 공전하데 우주는 완전 균일하지는 않으며 우리 항성계는 때론 암흐물질이 더 많아 소행성이 몰린 오르트 구름대에 섭동이 가해지는 현상을 주기적으로 겪게 된다. 이로 인해 태양계의 중심으로 소행성대가 향하게 되고 과거에 이것은 지구의 표면을 때려 우리가 금속을 손쉽게 얻게 해주었으며 가장 최근엔 공룡의 멸종의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 책의 주장이다.


4.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

요즘 우영우가 유행하며 자폐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지만 사실 원조는 영화 레인맨이다. 그리고 우영우의 자폐인은 드라마의 전개상 어쩔수 없긴 하지만 상당히 비현실적 자폐인이다. 자폐인중 극히 일부만 갖는 서번트 신드롬을 갖는데다가 의사소통 및 공감이 거의 장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자폐인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여튼 이런 자폐의 역사를 미국에서 지난 100년간 살펴본 책이다. 최초의 자폐진단, 그리고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지원을 받기 위한 지난 수십년간의 노력이 담겨 있다.


3.생명가격표

생명은 마땅히 값으로 헤아릴 수 없으나 우린 누군가를 다치게 하거나 생명을 읽게 한 사람에 대해 보상을 치루게 해야한다. 때문에 생명을 돈으로 치는 가격표는 사실상 어느사회나 존재한다. 책은 놀랍게도 생명 자체에는 값을 매기지 않는 현실과 사회의 강자들이 약자의 생명에 대해 얼마나 가중치를 낮게 두는지를 적나라하게 지적한다. 책은 주로 미국의 사례인데 그나마 이들의 보상치는 한국보다 훨씬 높다.


2. 지리의 힘 2편

지리의 힘 1권에 이어 나온 2권이다. 1권이 주요 강대국을 다뤄다면 2권은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나라들이다. 호주, 이란, 사우디, 그리스, 에디오피아 등을 다룬다. 특히, 이란과 사우디, 그리스, 에디오피아는 모두 인접한 편이라 상당히 연관성을 갖고 읽을 수 있었다. 책은 말미에 우주를 새로운 지리의 영역으로 편입하고 다루는데 지극히 당연하며 앞서가는 조치란 생각이다. 현재까지의 전쟁과 지리는 어떻게 보면 평면이었는데 우주 시대로 인해 앞으로는 3차원이 된다. 지리의 힘은 최근 1-2권을 묶어 리커버 판이 나왔다.


1.엔트로피

우주는 엔트로피로 모든 게 설명된다. 작은 점 같은 것에 엄청난 에너지와 물질이 모여있다가 극히 약간의 요동에 펴져나갔으며 역시 매우 짧은 시간에 매우 커진 후 더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이는 물질과 에너지가 질서정연한 엔트로피가 매우 낮은 상태에서 높은 상태로의 이전으로 이것이 확률적으로 더 일어나기 쉬운 상태이다. 우주의 모든 역사는 이 진행과정이며 이것이 모두 끝나는 날이 모든 것의 끝이 된다. 인간과 우리 항성계 같이 엔트로피가 낮은 고도의 것들은 이 법칙을 위협하는 것 같으나 실상은 다른 지역의 엔트로피를 더욱 높여 법칙을 위배치 않는다. 인간은 환경을 파괴하고 에너지를 무분별하게 소비하며 지구라는 닫힌계의 엔트로피를 빠르게 높이고 있다. 이는 당연히 다른 생물체를 파괴하는 일이 되며 점점더 낮은 엔트로피를 얻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한 문명의 발달과 에너지 소비가 다른 문명의 파괴 및 우주의 파괴를 앞당기는 것이라는 견해를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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