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 2 - 중국, 사람이 하늘을 열어젖히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동양미술 이야기 시리즈 2
강희정 지음 / 사회평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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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 미술 이야기 1편이 인도편이었다면 이번엔 당연히 중국 편이다. 중국 편은 길게 다룰 요량인지 2권을 보았는데 한나라 때까지의 미술 흐름을 다루고 있다. 이야기는 당연히 도자기부터 시작한다. 

 흙으로 만든 그릇은 토기, 도기, 자기가 있다. 흙으로 빚어 굽는게 공통점인데 토기는 낮은 온도에서 굽거나 햇볕에 말린 것이고 도기는 무려 800-1000도에서 자기는 1200도 이상에서 구운 것이다. 이렇게 굽고 유약을 바르면 경도가 올리가고 물이 흡수되지 않아 그릇으로 적합해진다. 유럽은 차와 커피문화가 발달하며 중국산 도자기에 열광했다. 하지만 중국은 명과 청대 해금정책으로 일관했다. 간절했던 유럽이 대안으로 찾은 것은 베트남산과 일본산 도자기였다. 일본은 임진년의 침략으로 조선도공을 수백 납치한 후에야 도자기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조선과 중국은 뛰어난 도자기 기술이 있었음에도 해금정책으로 이런 거래에 참여하지 못했다.

 중국 도자기는 기원전 5000-3000년 양소문화, 기원전 2500-2000 용산문화에서 발견되었다. 이중 용산문화만이 청동기문화로 이어진다. 양소문화는 채도를 만들었는데 토기를 땅에 박아 사용했으므로 박히지 않는 윗부분에만 화려한 문양이 그려졌다. 당시의 토기는 두께가 얇고 일정한 것으로 보아 물레를 사용했음이 분명하다. 또한 흙은 걸러내고 겉에 화장토를 발라 색이 멀겋고 붉다. 무늬는 붓으로 그렸으며 토기의 대량생산을 위한 분업체제를 갖추고 있었다. 당시의 가마는 구덩이를 파고 밑에 돌과 장작 그위에 토기, 그리고 그 위를 짚과 장작등으로 덮고 불을 지피는 형식이었다. 높은 온도를 기대할 수 없는 구조였다.

 용산문화의 토기는 좀더 진일보한 가마를 이용했다. 층계식 가마를 사용하여 공기의 대류를 이용했다. 달궈진 아래의 공기가 위로 이동해 차가운 공기를 밀어내고 이 공기가 다시 달궈져 도는 형태로 온도를 올렸다. 여기서 제작한 흑도는 까매서 흑도다. 가마에서 구워 공기가 차단되어 산화되지 않고 가마의 불을 끄는 과정에서 그을려져 색이 검어졌다. 

 중국의 홍산문화는 옥의 문화다. 옥은 생긴 것과 달리 매우 단단하여 철보다도 가공이 어렵다. 중국인은 옥이 사악한 것을 막고 부패를 막아 사람이 다시 살아돌아올 수 있다고 믿어 귀하게 여겼다. 다만 산지가 모두 중원 외곽이라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옥벽은 둥근 도넛 모양의 옥으로 하늘을 상징한다. 이 옥벽은 시신의 가슴이나 머리에 두었는데 그래서 사람이 죽어 하늘로 갈 수 있다고 믿었다. 

 사마천은 사기에 상나라와 하나라가 있다고 서술했다. 주나라까지는 확실한 실체가 있었으나 상나라인 은나라는 그렇지 못했는데 갑골이 발견되며 그 실체가 드러났다. 갑골은 상의 왕이 점을 치고 제사를 지낸 것이다. 갑골은 거북이 등껍질이나 동물의 등뼈를 사용한 것인데 가운데 부분에 구멍을 내고 양쪽에 서로 다른 결과를 적고 불에 달군다. 그리고 금이 가는 방향의 글귀로 점을 치는 형식이다. 

 이시기 중국은 청동기가 고도로 발달한다. 청동기는 어떤 금속을 합금하느냐에 따라 강도와 색이 변화한다. 그리고 합금엔 고도의 기술이 따른다. 이 시기 방정이 나타나는데 이는 다리가 넷인 직사각형의 솥단지다. 제사에 바칠 동물을 담는 용으로 신화속 동물인 도철이 많이 새겨졌다. 중국의 사천성은 중원과 멀어 당시 독자적인 청동기 문화가 있었다. 청동마스크나 청동나무가 그렇다. 청동나무는 산자와 죽은 자를 연결하는 의미를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상은 변방의 소국이던 주에 멸망한다. 주는 상을 대신하며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천명사상을 중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한다. 지신들의 통치가 하늘의 뜻이며 주왕은 스스로를 하늘의 아들인 천자라 칭하게 된다. 사회도 제사 중심의 주술 사회에서 현실 도덕규범과 질서, 사회를 중시하는 사회로 바뀌었고 신중심에서 인간중심으로 변모한다. 주는 혈연기반의 봉건제를 실시하고 서열을 확실히 하는 계급사회를 구축한다. 그리고 이를 내면화하도록 백성을 교육하여 의례가 강화되고 효와 예의 문화가 강조된다. 

 주의 상류층들은 청동기에 명문을 새겨넣었다. 상의 귀족들은 자신의 청동기에 소유자의 이름 정도를 새긴 반면 주의 상류층들은 가문의 영광스러운 일을 적어넣었기에 명문의 길이가 무척 길어진다. 그래서 주나라 후반기에 나타나는 방정은 상의 것과는 다르게 무늬가 매우 단순하고 표면이 평범하여 문양을 새기기 좋은 형태로 바뀌게 된다.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며 주의 청동기는 더욱화려해진다. 이민족의 영향으로 청동에 상감기법이 등장한다. 금이나 은을 상감했으며 청동기 자체의 모양도 매우 화려해진다. 청동기의 제작 방법은 도범주조법과 실랍법이 있다. 도범주조법은 흙으로 모양을 제작한 후, 겉에 진흙을 바른다. 겉흙이 마르면 떼어내여 겉틀로 쓰고 속틀을 제작한다. 겉틀과 속틀을 합친 후 진흙을 발라 굽고 청동물이 들어갈 구멍을 만든다. 청동물을 부어 굽힌 후 흙을 제거하고 청동을 다듬는 형식이다. 

 실랍법은 진흙으로 대강 물체를 빚은 후 여기에 밀랍을 입히고 매우 정교하게 무늬를 새긴다. 그 위에 진흙을 입히고 청동물을 부을 구멍을 만든 후 진흙이 마르면 가마에 굽는다. 열로 밀랍이 녹으면 그것을 빼낸 후 청동물을 붓는다. 청동이 굳으면 흙을 제거해 다듬어 완성하는데 밀랍이 가공이 쉽고 정교한 조각이 가능해 도범주조법보다 훨씬 정교한 청동기를 만들 수 있다. 

 주는 청동 편종도 제작한다. 무게가 어마어마하며 65개의 종이 모두 다른 음을 내는 상당한 수준이다. 한국의 청동기는 중국의 것에 비해 소형이고 수량이 적다. 이는 한국의 청동기가 유목문화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유목민족은 항상 이동하기에 청동기를 소형으로 조금만 제작해서 가지고 다녔다. 

 춘추전국시대를 마감한 진시황은 중국의 고대의 삼황오제를 따서 자신의 황제라 칭하고 최초이므로 시황제라 했다. 그는 죽음을 두려워했는데 방술사 중 하나인 서복은 보내 불로장생약을 찾게 했다. 서복은 제주도에 왔다갔는데 서귀포시가 서복이 귀로한 곳이란 뜻이란 설이 있을 정도이다. 그 진시황이 죽은 진시황릉은 무려 38년간 64만 평 규모로 조성된다. 이는 에버랜드의 3배 수준이다. 시황릉에는 4층짜리 궁전에 황제의 공간이 있고 그것을 내성과 외성의 궁이 둘러쌓다. 여긴 발굴을 하고 있지 않은데 현행 기술론 훼손을 피할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조사로 어떤 공간인지만 알아냈을 뿐이다. 

 이 진시황릉을 3개의 병마용이 둘러싸 지키고 있다. 1호갱은 보병부대로 무려 6천구, 2호갱은 궁수 1천3백구와 기병, 전차부대가, 3호갱엔 기마병과 말이 있다. 1호갱의 6천구는 얼굴이 모두 다르다. 실제 병사가 모델인듯 하며 채색까지 이뤄졌다. 다만 신경쓴 얼굴과 자세, 무기, 머리스타일에 비해 몸은 하나같이 천편일률적이다.  

 진시황은 강하게 법가로 천하를 통치했다. 이에 백성은 고통받았는데 반발로 한고조 유방은 상당히 도교적 성향을 보였다. 한 무제는 이들의 중간으로 유교적 국가통치이념으로 삼았다. 미술품에도 유교적 색채가 강해졌고 주나라때처럼 의례가 강화되었다. 무제는 곽거병을 통해 흉노를 정벌했는데 그의 무덤을 효와 충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황제의 능 인근에 배치했다. 배장묘인데 여기에 더 나아가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돌로 흉노를 제압하는 말을 조각했다. 무덤에 일너 석상을 배치하는 것은 이후에도 이어져 한국의 왕릉에도 문인석과 무인석, 석호, 석양등이 배치되게 된다. 

 도교적 성향을 띠는 한대 초기 중국엔 박산향로가 많이 만들어진다. 박산은 도교의 이상적인 산으로 물에 떠있다. 때문에 박산은 흔들리지 않게 신선이 보낸 물고기와 거북이가 그 산을 받치고 있다. 때문에 박산향로의 아랫부분은 파도와 더불어 물고기, 거북이가 조각된다. 박산향로는 백제금동대향로와 유사하나 시기적으로 많은 차이가 난다. 박산향로는 유교이념이 확립된 3세기를 기반으로 거의 사라지나 백제금동대향로는 6세기 작품이다. 거기에 백제의 것은 상부에 봉황과 4명의 악사가 그리고 물에 떠다니는 박산을 연꽃으로 표현했다. 즉, 도교와 불교의 성향이 뒤섞인 한국의 독자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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