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방정식 - 궁극의 이론을 찾아서
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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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계, 물리학계는 궁극의 이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는 우주에 작용하는 모든 힘을 하나로 통일하고 팽창하는 공간에서 소립자의 미세한 운동에 이르는 우주 만물을 설명하는 것이다. 시작은 뉴턴이었다. 뉴턴은 운동 및 중력이론을 제시하여 기존의 운동법칙을 하나로 묶은 최초의 통일 이론을 만들었다. 그의 이론은 대칭성을 갖고 있는데 이는 어떤 대상을 재배열해도 변하지 않는 무언가가 존재하는 경우를 말한다. 

 다음 법칙은 전기와 자기에서 나왔다. 패러데이가 자석을 고리형 전선안에서 움직이니 전선에 전류가 흐르는 것이 확인되었다. 전기와 자기의 밀접한 관계가 발견된 것이다. 맥스웰은 여기서 더 나아가 전기와 자기가 서로 뒤바뀌는 것에 착안했다. 이 상생이 반복되면 전기와 자기가 끊임없이 뒤바뀌는 파동이 되어 앞으로 나갈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이 파동의 속도는 빛의 속도와 거의 일치했다. 그래서 맥스웰은 빛이 전자기파라고 주장했고 이는 사실이었다. 빛은 전기와 자기 현상을 일으키는 물질에서 방출된 횡파다. 전기와 자기는 수학적 대칭관계로 동일한 힘의 두 가직 측면이었던 것이다. 

 이번엔 아인슈타인의 차례였다. 당시 뉴턴의 운동방정식과 맥스웰의 방정식은 서로 모순되었다. 뉴턴의 운동방정식에 따르면 운동은 상대적이어서 내가 빠르게 어떤 물체와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면 그 물체는 느리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게 당연했다. 하지만 빛은 그렇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내가 아무리 빨리 움직여도 빛은 속도가 항상 같았다. 아인슈타인은 이게 가능하려면 시간과 공간이 달라져야함을 깨달았다. 즉, 내가 빠르게 움직이면 시간이 느리게 가야 이 원리가 말이 되는 상황인 것이었다. 

 시간과 공간이 변하면 물질과 에너지를 포함하여 측정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변해야했다. 빠르게 움직이면 질량이 늘어나는데 이 초과 질량은 운동에너지에서 오는 것이다. 즉, 운동에너지의 일부가 질량으로 변한 것으로 여기서 E=MC2이라는 유명한 식이 나왔다. 아인슈타인은 이 상대성 이론으로 시간과 공간을 통일하고 질량과 에너지도 통일했다. 여기까지가 특수상대성이론인데 문제는 물체가 가속도 운동을 하는 경우와 중력이 다뤄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걸 포함한게 일반 상대성 이론이다. 물체의 속도가 빠를수록 공간이 진행방향으로 줄어들이기에 물체도 진행방향으로 수축된다. 회전목마가 회전하면 중심에서 가장 자리로 갈수록 회전속도가 빠르기에 가장자리 공간이 더욱 수축한다. 광속에 가까울수록 심하게 아래 원판이 수축되어 그릇을 뒤집은 듯한 곡면이 된다. 때문에 만약 누군가 그 위를 지나면 눈을 감고 있다면 마치 바깥으로 밀려나가는 힘을 느끼게 되는데 이게 원심력이며 이는 중력의 원리와 같다. 즉, 중력은 잡아당기는 힘이 아니라 휘어진 공간때문에 생기는 것이었다. 

 다음은 양자역학이었다. 슈뢰딩거는 전자는 작은 원자핵을 둘러싼 파동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원자에는 특별한 파장을 갖는 전자의 파동만 들어 갈 수 있었다. 전자가 원자 안에 자리를 잡으려먼 궤도의 길이가 전자파 파장의 정수배로 맞아 떨어져야 한다. 그래서 원자 안에서 전자의 궤도는 띄엄띄엄 존재하고 전자수가 많은 수록 원자핵에서 멀어지며 궤도가 멀어질 수록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전자수가 많아진다. 최외곽 궤도에 들어있는 전자의 수가 같으면 원자의 화학적 성질을 비슷하다. 슈뢰딩거의 방정식은 큰 성공을 거두나 입자의 속도가 느려야 방정식이 적용되고 상대성 이론이 반영이 안되고 대칭도 없었으며 시간과 공간을 따로 취급해 계산이 복잡했다. 

 디렉은 4차원 시공간에서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을 반영하는 파동방정식을 유도한다. 디렉은 방정식에서 잔자의 스핀이 자기장을 만든다고 예측했는데 스핀에서 생성된 자기장은 전자 주변의 자기장과 일치한다. 이것이 자성의 기원이다. 디렉은 반물질도 얘견했는데 반물질은 일반 물질과 물리 법칙은 동일하나 전하가 반대인 것이다. 

 독일 물리학자 막스 본은 파동의 실체는 각 위치에서 전자가 발견될 확률이라 주장했다. 이는 전자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다는 뜻이며 하이젠 베르크의 불완전성의 원리로 이어졌다.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은 정확하게 측정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전자는 입자이지만 주어진 위치에 전자가 존재할 확률은 파동함수로 주어진다. 그래서 빛은 이중슬릿 실험에서 입자와 파동 두가지 성질을 모두 보인 것이다. 

 그리고 전자에 관한 디렉 방정식과 맥스웰의 전자기 이론을 하나로 묶어서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을 만족하는 빛과 전자의 거동을 서술하는 양자전기역학이 나타난다. 1930년 오펜하이머는 전자와 광자의 상호작용을 양자역학적으로 서술하면 양자적으로 보정된 양이 무한대라는 결과를 냈다. 이는 심각한 오류였다. 이에 양자전기역학은 전자의 질량과 전하를 특정값으로 주어진 디렉 방정식과 맥스웰 방정식에서 출발하고, 처음 전하값과 질량값을 무한대로 가정하고 보정하면 무한대가 상쇄되는 유한한 의미있는 값을 얻어냈다. 이는 무척이나 작위적이지만 실험실에서 매우 정확한 값을 도출하여 아직까지 잘 통하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양자역학에 이어 입자의 발견이 이뤄졌다. 자연에는 두 가지 핵력이 있는데 강력과 약력이다. 강력은 원자 핵의 양성자의 척력을 이겨내며 이들을 견고하게 붙여내는 힘으로 매우 강력하다. 약력은 중성자를 묶는 힘으로 강력의 100만분의 1에 불과하다. 때문에 중성자는 자주 붕괴한다. 입자가속기가 생겨난 후 과학자들은 양성자 빔과 양성자의 충돌로 매번 수많은 입자를 얻어냈다. 이들은 너무 방대했고 규칙성도 없는 것 같았다. 이에 겔반은 양성자와 중성자가 기본 입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는 쿼크라는 더 작은 입자가 있다고 주장하였고 세 개의 쿼크를 포함하는 방정식을 제안했으며 이는 성공적이었다. 그 결과 강력은 양성자와 중성자가 세 개의 쿼크로 이뤄져 있다는 겔만의 대칭에 기초한 이론이 되었고 약력은 전자와 뉴트리노 사이의 대칭에 기초하여 전자기력을 결한합 이론이 되었다.  

 초기 우주는 빅뱅이 일어나는 순간 네 가지 힘이 거대한 대칭을 만족하는 하나의 초힘으로 통일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빅뱅 이후 이 대칭이 붕괴한 것이다. 우주는 원래 완벽한 대칭이었고 모든 입자는 동일한 대칭의 일부이고 질량이 0이었다. 질량이 없어 배열상태를 바꿔도 방정식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어떤 미지의 원인에 의해 상태가 불안정해지면서 가짜진공상태가 생겨났고 이들이 진짜진공상태인 대칭붕괴상태로 이동하면서 힉스장이 생겨났다. 힉스장도 전기장처럼 골고루 퍼져나갔고 힉스장이 어떤 이유로 붕괴하면서 작은 거품이 생성되고 이 거품내부에서 입자가 질량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거품이 빅뱅으로 빠르게 펴저셔 지금의 우주가 된 것이다. 

 향후 모든 것을 통일할 이론으로 끈 이론이 대두된다. 끈이론의 장점은 중력이 자연스레 포함된다는 것이고 특별한 조작이 없이도 끈의 최저에너지 진동모드 중 하나가 중력자에 대응된다. 끈이론은 시공간이 4차원이 아니라 10차원이나 11차원이라 말한다. 끈이론이 옳다면 초기 우주는 10차원이었고 상태가 불안정해지자 6개의 차원이 아주 작은 공간속으로 돌돌 말려들어 지금의 4차원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이 여분의 차원은 매우 작기에 관측이 되지 않는다. 끈이론은 우주가 무한대로 존재함을 말한다. 이 이론의 약점은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것인데 중력자가 보유한 에너지는 플랑크 에너지 수준으로 이를 검출하려면 은하계 크기 만한 입자가속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물의 이론은 무수히 많은 해가 존재하고 초기 조건에 따라 하나의 해로 줄어든다. 이는 뉴런의 운동방정식, 맥스웰의 운동방정식도 마찬가지로 왜 초기 조건이 이렇게 결정되는지는 큰 의문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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