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의 종말 - 어느 비만수술 전문의사의 고백
가쓰 데이비스 지음, 김진영 외 옮김 / 사이몬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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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탄고지, 구석기 식단 등 한번 쯤 들어본 적이 있는 식사 방법들이다. 공통점은 당뇨와 비만을 불러일으키는 탄수화물을 멀리하고, 고단백, 좋은 지방을 갖춘 식단을 갖추라는 것이다. 물론 약간의 채식도 포함이다. 이처럼 언젠가부터 우린 탄수화물을 건강의 적처럼 여기며 멀리하기 시작했다. 그럴만도 하다. 커피와 각종 음료에 들어가는 온갖 시럽과 크림등은 탄수화물에 지방 투성이고, 달디단 도넛과 슈거 등도 모두 탄수화물이다. 이들은 정말 단맛이 강해 중독성이 크고 먹으면 살이 많이찌게되니 건강에 상당한 문제요소로 여겨졌다. 실제 이의 영향을 많이 받아 많은 사람들이 식단에서 고기나 약간의 야채만 먹는 경우가 많고, 내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건강앱같은 경우 탄수화물, 지방, 심지어 비타민이나 칼슘, 칼륨, 철분등의 섭취량에도 일일 제한량이 있지만 단백질은 제한량이 없다. 무한히 먹어도 괜찮다는 말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나. 

 저탄고지나 구석기 식단은 모두 인류가 농경 이전 탄수화물을 많이 먹지 않고 고단백, 고지방 식사를 즐기면서 건강을 영위해왔다는 가정에 기반한다. 하지만 인간은 먹은 식품의 대부분은 역사상 농경이전에도 탄수화물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인간은 육식동물이 아니고 잡식이고 사실상 채식에서 육식을 첨가하는 잡식으로 진화했다. 즉, 기본 바탕이 채식이라는 것이다. 또한 육식을 시작하고서도 변변치 않은 육체적 능력과 사냥솜씨로 인해 채식이 열량의 대부분을 채웠을 것이 분명하다. 사냥 기술이 발달한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사냥은 성공률이 떨어졌고 변동성이 커 대부분의 열량은 역시 탄수화물 기반의 채식에서 이뤄졌을 것이다. 인류가 사치품은 육류를 마음껏 즐길수 있게 된 것은 기껏해야 최근 50년간 선진사회에서만으로 인간이 과거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방법을 개발해낸 이후이다. 그리고 탄수화물을 멀리하고 단백질을 찬양하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시점이며 인간이 비만과 고혈압, 고지혈, 심장병, 뇌졸증,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에 시달리기 시작한 것도 이 시점이다. 

 저자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탄수화물은 우리의 적이 아닌 오랜 에너지원으로 우리 몸에 가장 적합한 요소이며 단백질과 지방은 그렇지 않다고. 특히 단백질의 문제점에 대해 상당히 많이 지적한다. 보여지는 근육을 중시하는 사회가 되면서 근육의 생성을 위해 단백질의 섭취를 트레이너들을 중심으로 중요히여기는데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근육은 우리몸에서 충분히 재활용을 통해 재생성되므로 굳이 고기를 먹어가면서까지 보충할 필요가 없으며 단백질 섭취량을 늘려나가면 어느정도까지는 근육 생성량이 늘어나지만 이후에는 오히려 감소한다고 말이다. 거기에 작금의 단백질 중독 현상은 비만과 암,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등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단백질의 진실로 5가지를 지적한다.

 우선 단백질은 체중감량의 열쇠가 아니라는 점이다. 저탄고지나, 구석기 식단이 인기를 끈 이유는 눈에 보이는 체중감량 효과와 근육 증량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일년 이내의 매우 단기적 효과다. 이런 식단을 유지하면 결국 이전 체중 이상으로 증가하는 요요현상이 오고 성인병과 설사, 통풍, 고약한 채취 등으로 고생하게 된다. 고단백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되면 몸은 에너지원 탄수화물이 고갈되어 간에 저장한 글리코겐을 분해하여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된다. 글리코겐은 수분과 함께 저장되는데 글리코겐을 사용하며 이 수분이 같이 사용되게 된다. 즉, 고단백 다이어트의 효과는 이 수분의 상실효과에 불과하다. 때문에 고단백 식단은 건강하고 지속적인 다이어트 방법이 되질 못한다. 

 두 번째는 단백질이 당뇨, 고혈압, 심장병, 암과 같은 병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세 번째는 식물성 단백질이 인간에 이로우며 모든 식물에는 인간에게 필요한 충분한 단백질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영양학계에서는 인간에게 필요한 단백질을 하루 50g정도로 꼽는데 이는 사실 최소 권장량이 아닌 최적의 권장량이다. 즉, 다소 모자라도 괜찮고 넘어서면 과잉이라는 점이다. 이는 생각보다 매우 적은량으로 언급한 것처럼 인체 자체가 상당수의 단백질을 재합성하여 활용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50g의 단백질은 풍성한 채식 위주의 식단만으로도 하루 보충이 충분히 가능하다. 채식으로 3끼니를 모두 떼우고 단 한번만 육식을 하면 단백질은 바로 과잉이 된다. 네 번째는 저단백, 저지방 식단을 살을 빼고 건강을 향상시키며 미래의 질병을 예방한다는 것이며 마지막은 탄수화물은 인간의 건강과 활력의 원천이나 정제 탄수화물만은 건강의 적이라는 점이다. 여기서 정제 탄수화물은 가공에 좋게 정제된 백색 밀가루나 백미, 백색 설탕등을 의미하는 것이다. 

 동물성 단백질을 과다 섭취하게 되면 몸엔 바로 이상 증상들이 나타나는데 바로 이것들이다. 과체중, 콜레스트롤 과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 고혈압, 변비, 설사, 피부의 여드름, 종종 피곤하거나 에너지 부족, 기억력 집중력 등 뇌의 인지기능의 문제, 잦은 통증이다. 육식이 잦은 미국인들은 게실염이라는 병을 앓는데 이는 육류섭취가 과다하고 채식이 부족할때 생기는 병이다. 섬유질이 부족해지면 배설물이 결장에 쌓여있어 대변이 잘 나오지 않게 되는데, 그러면서 배변시 많은 힘을 주게 되고 그 압력으로 대장벽이 망가져 부풀어 오르다 터져버리는 것이 게실염이다. 

 사실 채식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매우 자명하다. 세계적으로 장수하는 국가 사람들은 대개 10%이하의 열량만을 단백질에서 얻는다. 현재의 건강상식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이상적 비율은 5:3:2정도로 잡고 단백질 식단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이를 3:5:2정도로 시행한다. 하지만 이런 식단을 갖는 사람들은 선진국 사람들로 대개 성인병을 앓고 있다. 하지만 건강한 장수국가의 사람들은 채식위주의 식단이고 단연 탄수화물 중심의 식단이다. 아마 8:1:1정도일 것이다. 세계 최장수국인 일본, 거기서도 더 장수하는 오키나와의 원주민의 전통 식단은 쌀과 고구마류인 얌이다. 이들은 오랜 기간 대부분의 열량을 여기서 얻었고 약간의 생선류를 즐겼을 뿐이다. 

 그리고 선진사회에서도 채식을 즐기는 자들의 건강에 압도적으로 좋다. 비건은 체중이 가장 덜 나가며, 성인병 유발이 적고, 수명도 길다. 많은 사람들이 탄수화물이 당뇨를 유발한다고 하는데 저자는 당뇨를 유발하는 것은 사실 단백질이라고 말한다. 실제 과거 육류가 귀한 시절의 사람들은 지나칠 정도로 곡식을 많이 섭취하여 현대인이 보기에 과다한 탄수화물을 섭취하였지만 당뇨가 거의 없었다. 유럽 10개국 52만명을 12년간 추적한 에픽 실험은 당뇨는 육류와 관련하고 채소 및 과일은 관련이 없음을 결론내렸다. 실제 채식인의 당뇨발병률은 2.9%, 유제품과 달걀까지를 허용하는 페스토는 3.2%, 생선까지 허용하는 채식인은 4.8%, 보통 육류 섭취자는 7.6%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실제 위 추치는 단백질 섭취가 허용될 수록 당뇨발병률이 증가함을 보여준다. 

 단백질이 당뇨를 유발하는 매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인간은 채식에서 진화했으므로 오랜 기간 천연당을 활용하게 발달했다. 췌장에서 생산된 인슐린은 포도당을 세포에 배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저탄고지 식사를 하게 되면 인슐린의 분비가 최소화된다. 하지만 그러면서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나는데 이는 고기에 포함된 지방 성분 때문이다. 섭취한 지방은 세포로 침투하는데 단백질 섭취 증가로 인해 황이 풍부한 아미노산도 같이 증가한다. 아미노산은 이름처럼 산성으로 인체를 산성하시키고 이로 인해 조직에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신체는 산도 조절을 위해 근육의 칼슘을 혈류에 내버리게 된고 이로 인해 칼슘 부족으로 골다공증이 생겨난다. 즉, 단백질은 당뇨와 골다공증을 같이 일으키는 셈인 것이다. 

 고기가 비위생적인 것은 이런 현상을 더욱 악화시킨다. 충분히 높은 온도에서 조리한 고기는 세균이 죽어 안전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동물의 근육안의 박테리아에 의해 생성되는 내독소는 고열에서도 파괴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 내독소가 염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 염증으로 근육세포에 지방이 축적하고 언급한 것처럼 지방이 근육세포로 들어가면 새로운 인슐린 수용체를 만들어내는 세포의 능력을 방해한다. 즉,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나 당뇨가 유발되는 것이다. 

 고기의 높은 철분도 문제다. 철분은 헴철과 비헴철로 구분되는데 육류의 철분은 헴철이다. 이 헴철은 산화의 주범이며 인슐린 저항성은 높여 당뇨를 유발한다. 실제 당뇨 환자들에게서는 많은 혈류 철분량이 관찰되며 이들에게서 다량의 혈액만 뽑아내도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고기는 혈압도 상승시킨다. 섬유질은 몸속 찌꺼기를 긁어내어 천연 혈압강하 역할을 한다. 식물성 단백질은 아미노산은 글루탐산을 포함하는데 이것이 체내에서 매우 강력한 항산화 물질은 글루타티온으로 변환되어 혈압을 강하시킨다. 동물성 단백질은 이러한 역할을 못하니 혈압을 상승만 시킬 뿐이다. 또한 고기의 섭취는 아미노산 아르기닌의 분해를 방해하는데 아르기닌은 아산화질소가 되어 혈관을 팽창시킨다. 즉, 아르기닌의 방해는 혈압 강하는 막는 셈이된다. 

 저자는 과다해보이는 탄수화물의 섭취가 실은 정제된 것의 과다 섭취만 아니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한다. 탄수화물의 섭취가 늘면 우리 몸은 탄수화물 이용률을 크게 증가시킨다. 많이 먹을 수록 많이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다 지방은 바로 저장한다. 탄수화물이 과다하면 역시 지방으로 전환되긴 하지만 이는 화학적 과정상 매우 번거로운 작업으로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대신 여분이 보다 쉬운 글리코겐으로 먼저 저장되며 이것마저 어려우면 지방으로 저장되는 것이다. 반면 과잉 단백질은 지방처럼 즉시 지방으로 저장된다.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는 과잉 열량을 불러온다. 단백질, 지방이 사치품인 이유는 이들의 영양소와 열량의 밀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때문에 인체는 이를 섭취하여 열량이 충분함에도 포만감이 충분히 느껴지지 않아 필요이상으로 더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과일아니 채소의 섬유질은 당분결합체 역할을 하여 체내에 당분이 서서히 흡수하게 도우며 상당한 포만감을 일으켜 과잉섭취를 막는다. 

 저자는 채식에 대한 오해도 하나하나 타파한다.

우선 비타만 B12 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엄격한 비건은 비타만 B12가 결핍되는 면을 보인다. 하지만 이는 채식의 잘못이 아니다. 비타만 B12의 결핍은 이 성분이 토양세균에 의해 생성된다는 것이고 이것이 채소로 이동하여 인체에 흡수되는 것인데 지금은 지력의 고갈로 비타만 B12가 토양에 매우 부족하다. 하지만 지력이 충분한 유기농 채소의 경우 비타만 B12가 여전히 풍부하다. 

 다음은 뼈가 약해진다는 것이다. 이는 뼈를 칼슘과 동의어로 생각하는 편견에서 비롯된 것으로 실제 뼈는 칼슘이에도 칼륨, 마그네슘, 섬유질, 비타민으로도 강해진다. 이는 채소에 풍부한 성분이다. 반면 언급한 것처럼 과다한 육식은 체내 칼슘을 고갈시켜 오히려 골다공증을 유발한다.

 세 번째는 빈혈이다. 채식을 하면 철분이 다소 낮게 유지도니다. 하지만 이것이 빈혈을 일으키는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과다 육식으로 인한 철분 과다는 언급한 당뇨 및 산화문제를 일으키며 노화와 산화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네 번째는 HDL 수치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HDL은 좋은 콜레스트롤로 LDL이 높을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채식인은 이미 LDL자체가 매우 낮기에 굳이 HDL이 많이 필요치 않다.

 마지막은 허약하다는 이미지다. 하지만 이는 가장 형편없는 편견으로 이미 많은 유명한 강인한 운동선수들이 채식을 즐기고 있다. 자연계만 봐도 사자나 호랑이 같은 포식자를 일대일로 압도하는 코끼리나 하마, 코뿔소 등은 강력한 근육을 갖추고 있다. 호랑이나 사자가 이들보다 유리한 것은 근육에서 오는 강인함이 아니라 포악함과 이빨, 발톱때문, 협동사냥능력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인간이 기본적으로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게 끔 설계되지 않았고 육식동물만큼 고기에서 비롯되는 산을 잘 처리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턱과 침과 장기들은 기본적으로 과일과 채소를 먹게끔 설계되었다고 말한다. 잘익은 과일과 통곡물의 섭취는 공생하는 장속 세균들에게 양질의 섬유질과 과당류를 공급해준다. 하지만 고기는 그렇지 않다. 더구나 최근 우리가 먹는 고기들은 매우 오염된 것들이다. 물고기들은 PCB와 다이옥신, 수은으로 오염되었고, 소는 옥수수와 각종 동물의 부산물을 열처리한 후 각종 첨가물을 들이부은 사료를 먹고 자란다. 그 소가 만든 우유에는 각종 항생제체 남아있고 상업용 우유는 거기에 다시 표백제와 각종 화합물을 첨가한다. 이 동물들이 그 과정에서 받는 고통과 지구 온난화도 문제다. 육식은 이렇게 문제가 많다. 인간 자신의 건강과 지구, 그리고 동물을 위해 채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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