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에듀 (2017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 지역교육을 위한 희망 로드맵
추창훈 지음 / 에듀니티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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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교육은 여러 가지 장점을 지닌다. 

 지역교육은 학습의 주제와 소재로 학생의 삶을 다룬다. 학생이 학습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선 내용이 너무 어렵거나 자신의 삶과 아무런 연관이 없어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역교육은 학생이 살고 있는 지역, 즉 그의 삶은 다루는 교육을 실행함으로서 학생으로 하여금 학습에 집중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주며 그로 인해 학습의 주인이 되게 한다.

 그리고 지역 교육은 학교를 특색화한다. 여러 번 지적했지만 한국의 공교육은 학교별로 특색화하지 못했다. 여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교원이 순환한다. 교원은 법적인 제약으로 한 학교에 오래 머물지 못하며 그 학교와 지역에 대해 알 만하면 떠나게 된다. 거기에 강력한 국가교육과정에 학교가 자신만의 특색을 갖는 것을 제약한다. 그렇기에 한국의 각 학교는 건물 모습에서 사용하는 교과서, 수업모습까지 천편일률적이다. 학생들이 전출과 전입으로 받는 스트레스는 적어도 학교에선 친구들이 바뀌어서가 전부다. 수업방식이나 수업내용, 교재의 차이는 전혀 없다. 특색하하지 못했다는 증거다. 하지만 지역 교육은 해당 학교가 속한 동이나 면의 특성에 맞추어 교육을 특색화한다. 

 지역 교육은 지역사회를 풍성하게 한다. 지역 교육을 위해 학교와 교육지원청은 해당 지역의 자원을 사용하게 된다. 학교의 교원은 교육전문가이지만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가르치는 학교에서 완전한 전문가가 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실과 목공수업이나 국어에서의 연극수업, 미술에서의 도예수업 등이 그렇다. 이 경우 지역 전문가와의 협업이 중요한데 지역 교육이 활성화하면 지역에 숨겨진 이런 자원들이 학교 공교육으로 편입되게 된다. 이를 통해 학생은 지역을 더 잘 알게 되며 각 지역 자원들에게 안정적이고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나 지역사회를 풍성하게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해당 지역의 사회적 협동조합까지 구성하는 단계이 이른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또한 지역교육은 학교가 본업인 교육에 집중하게 하여 교육의 질을 향상시킨다. 학교는 20여년전부터 교육법에도 있지 않은 방과후 학교와 돌봄 업무를 떠맡고 있다. 지역교육이 활성화하여 이를 담당하는 센터가 구성되면 이를 지자체나 지역의 센터에서 담당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학교의 교사는 교육 본업에 집중하고 아이들과 보다 많은 시간을 가질수 있으며 수업 및 교육과정 연구에 몰두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방과후나 돌봄자체도 더욱 훌륭해진다. 현재 각급 학교의 방과후는 외딴 지역의 경우 강사를 구하기 어렵고 매년 강좌가 바뀌는 경우가 많아 연속성 있는 교육이 이뤄지기 어렵다. 하지만 지역에서 담당하게 되면 일관성있는 교육이 가능해진다.

 마지막으로 지역 교육은 교육의 거버넌스를 이룰수 있게 한다. 오랜 기간 학교교육은 학교교사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교육부와 교육청에 의해서 이뤄져왔다. 여기에 학생이나 학부모, 지역의 요구가 들어갈 여지는 없었다. 하지만 지역 교육이 실현되면 학부모와 지역, 학생, 교사가 함께 학교교육을 만들어가게 된다. 즉, 교육 거버넌스가 이뤄지는 것이다. 

 책 로컬 에듀에는 현재는 교감이지만 과거에는 전북 완주군 교육청의 장학사였던 추창훈이 지역 교육의 실현을 위해 혁신교육특구 사업을 하면서 느낀 생각과 소회, 일추진 과정, 성과등이 잘 집대성되어 있다. 읽으면서 상당한 인상과 감동을 받았다. 거의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낸 느낌인데 저자의 교육자로서의 역량이 대단함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지역교육, 즉 마을교육이 이루 교육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여긴다. 지역교육은 혁신교육특구, 경기도로 치면 혁신교육지구라는 이름으로 이뤄지는데 지자체와 교육청의 협업으로 지역의 각급학교가 지역교육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된다. 지자체는 교육청과 비교할 때 선출권력으로 많은 권한을 갖는다. 예산과 조례지정권한, 인력, 프로그램, 시설, 네트워크가 그렇다. 이를 교육에 활용하기 위해 서로간의 협업이 요구되며 그것이 성공적으로 이뤄진게 혁신교육 특구다. 

 저자는 혁신교육특구 사업으로 학습 더딤문제를 해결하는 과정도 그려놓았는데 무척 인상적이었다. 학교는 많은 아이들에게 일정수준으로 같은 내용을 가르치므로 필연적으로 그 수준과 방법이 맞지 않은 학생들에게 학습더딤이 일어난다. 해석주의 교육사회학에 의하면 학습더딤은 4가지 유형으로 처리되는데 제외하기, 포기하기, 숨죽이기, 낙인찍기다. 제외는 수업이 주로 중간수준으로 진행되기에 여기에 못미치는 학생이 교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포기는 수업에서 뒤쳐지는 학생을 따로 고려하여 지도하지 않는 것이고 숨죽이기는 원만한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학습더딤학생에게 과제만을 부여하는 것이다. 낙인찍기는 방과후 등에 진행하며 나머지 공부등의 보충수업으로 부진을 중복 확인하는데 그치는 것을 말한다. 

 어느 순간부터 학교는 학습 더딤학습을 외부에 위탁하는 방식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 선생님들은 이런 아이들을 남겨서 가르치는 일도 많았는데 학교에 방과후나 돌봄, 정보화등 여러가지 업무가 폭증하게 되고 학습더딤에 대한 예산등이 마구잡이로 들어오게 되면서 외부강사를 사용하는 일이 많아졌다. 문제는 이들의 전문성 뿐 아니라 성공적으로 접근이 이루어져도 외부강사이기에 학생에 대한 형성된 지도방법과 역량이 그대로 외부로 유출되어 연계성 없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누적된 학습더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습더딤을 겪는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적합한 교육방법을 찾아야 한다. 학생 개인별로 더딤의 원인이 어디서 오는지 관찰, 면담, 기록, 분석등으로 그 원인을 확인하고 그 원인에 따른 개인별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일부학교에서 보여주는 학습지원 교사제의 도입(정교사를 더 도입해 이들을 학급에서 학습더딤을 겪는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사로 활용)하거나 교육청이나 지역 풀뿌리 센터를 만들어 그곳의 고정된 인력이 오래도록 지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책을 읽으며 지역 교육과 교육의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종합적으로 다루는 저자의 시각과 노력이 매우 인상깊었다. 지역교육은 많은 것을 포괄한다. 학습 더딤학습에 대한 것, 진로교육, 체험학습장소, 학교의 돌봄과 방과후 해결, 교육과정의 강화, 교육 거버넌스의 확립등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학생 하나하나의 성장과 행복, 그리고 향후 지역사회의 자원으로 그들이 살아갈 지역과 인재를 키워주는 것이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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