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2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22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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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연초에 읽었다. 이번엔 2022년이고 올해가 호랑이 해인 만큼 그것에 맞게 키워드를 선정했다. 코로나가 바꾼 세상을 중점적으로 풀어냈는데 올해의 키워드는 10개로 나노사회, 머니러시, 특템력, 러스틱 라이프, 헬시플레저, 엑스틴 이즈 백, 바른 생활 루틴이, 실재재감테크, 라이크커머스, 내러티브 자본이다. 


1. 나노 사회

 나노는 10억분의 1로 원자 수준의 크기다. 하지만 책에선 각자 도생의 사회에 처한 원자화된 개인을 말한다. 자본주의가 심화되고 거기에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사람들은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고 각자도생의 길에 몰리게 되었다. 1인가구의 증가가 나노사회에 대표적인 예인데 한국의 2020년 1인가구는 무려 664만 가구로 전체가구의 31%에 달한다. 

 나노 사회의 한국인은 과거같은 집단정체성이 매우 흐릿하고 취향이나 선호에 따라 모인다. 때문에 우선 조각조각 흩어졌다가 비슷한 선호를 가진 끼리끼리 모이고 이들이 서로 메아리치며 자기 목소리를 강하게 낸다. 이런 취향공동체를 칭하는 용어로는 해시태그와 커뮤니티의 합성어인 태그니티가 있다. 

 나노사회의 한국인은 능력주의의 강화로 인해 지나친 성취와 경쟁이 요구되는 사회에서 경제적 불안이 증폭되어 스스로를 더욱 몰아붙이는 경향이 있다. 거기에 공동체가 붕괴하여 사회-가족-개인으로 책임이 좁혀지면서 개인의 생존전략은 더욱 치열해진다. 이 상황에서 사회는 공정성을 담보해주지 않기에 개인은 더욱 치열해지고 무기력해진다.  

 나노사회에서는 노동은 매우 플랫폼화하는데 개인들은 평생 직장의 상실과 상대적 여유시간의 확보로 긱 워커로 전락한다. 긱 워커는 단기적인 계약을 디지털 플랫폼등을 통해 얻고 일회성 초 단기 노동을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노동이 이렇게 복잡해지면서 과거 회사대 사원의 이원적 관계가 크게 복잡해지고 다양한 직종에 따른 서로의 욕구가 상이해져 구성원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이로 인해 사회 결속력이 크게 약화한다. 

 이런 나노사회의 해결방안으로 우선 공감력 키우기, 그리고 우연한 발견에 대한 재미 깨닫기가 있다. 원자화한 개인은 같은 취향의 사람하고만 소통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력이 크게 부족해진다. 때문에 세계시민의식을 갖고 공통의 관심사를 가져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각 개인은 취향별로 모이고 알고리즘에 의해 같은 것을 추천받아 한 방향으로만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것을 깨주는 것이 우연한 발견에 대한 재미깨닫기다. 


2. 머니러시

 각 개인의 돈에 대한 집착은 엄청나졌다. 희소성이 있는 것은 무엇이든 투자대상이 되었고 다양한 방식이 등장했다. 초기 투자금액이 부족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플랫폼이 그 지분을 조각조각 쪼개어 판매하는 방식이 그렇다. 이를 통해 적은 돈으로도 유명 미술품이나 강남의 건물주가 되는 것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올해는 금리인상이 예고되어 있어 무리한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한 젊은 층의 주의가 필요하다.


3. 득템력

 사람은 과거부터 다른 사람에 대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여러 가지 물품으로 몸을 치장해왔다. 과거 세습시대에는 교양이나 고급 물품이 그러한 역할을 했고 산업화가 되어서는 값비싼 명품이 그 역할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SNS와 대중화가 발달한 지금은 가격이 비싼 한정판의 물건을 얻는 득템력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지불능력을 뛰어넘는 것으로 돈 이외에도 오래 기다리거나 매장직원과 관계를 잘 유지한다던지 등의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득템력으로 이를 얻어낸 개인은 이를 자신의 SNS에 올려 다른 사람들의 눈총을 한 껏 누리게 된다. 

 이런 사회현상으로 각 기업은 한정된 물량만을 판매하는 행거마케팅이나 수량이 한정된 제품에 대한 구매자격을 무작위로 부여하는 래플등의 방식을 사용하게 된다. 


4.러스틱라이프

 각자 도생의 사회에서 사람은 지친다. 그래서 도시를 떠나 나만의 여유를 추구하는 러스틱 라이프가 등장했다. 오도이촌이나 삼도사촌 식으로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제법 길게 머무른다. 이들은 수려한 풍경을 가진 곳을 찾는 것이 아니다. 이른 바 3멍이라고 풀멍, 불멍, 물멍처럼 그저 고민없이 머무를 수 있는 곳을 선호한다. 

 이러한 경향에 발맞추어 일부 기업들은 워케이션 개념을 채택하기도 한다. 이른바 휴가지에서 근무를 하는 것으로 평균 생산성이 무려 20% 상승하면서 스트레스는 37%감소하는 효과를 불러온다. 경남하동의 워케이션 오롯이 하동은 고유오피스와 숙소차량, 빔프로젝트, 피크닉 세트까지 제공한다. 그저 몸만 오면 되는 것이다. 

 듀얼라이프는 도심과 시골 두 가지 생활을 모두 즐기는 것으로 농막을 이용하고나 세컨드 하우스를 지방에 만들어 휴양시즌에 거주하거나 주말에 머무르는 방식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 친지나 지인들끼리 공동으로 집을 구매하거나 전세하여 서로 기간을 나누어 머무르기도 한다. 


5.헬시플레저 

 건강관리는 필수지만 무척 힘들다. 힘든 운동과 식단관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헬시플레저는 이를 즐겁게 하자는 것이다. 건강한 동시에 맛도 있는 음식을 먹고, 피로관리 헬시 플레저, 멘탈관리 헬시 플레저등의 방법이 있다. 


6.엑스틴 이즈 백

 엑스틴은 90년대 10대를 보낸 X세대를 말한다. 이들은 당시 매우 혁신적이고 개인적이며 창의적이었지만 의외로 조용히 사회에 흡수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이 사회에 발을 들일 무렵 외환위기가 있었고, 사회에서 자리를 잡을 무렵 2008 경제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들은 목소리를 내기보단 조용히 적응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역사상 가장 개성적이고 개인적이며 민주적이고 창의적인 세대다. 때문에 이들이 윗세대와 아래세대에서 끼인체로 머물기보다는 양자를 조율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시대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현재 40대에서 50대로 소비력이 정점에 이르렀고 유일하고 부모세대보다 재산이 많은 세대다. 또한 과거세대가 가족을 중심으로 소비하는 반면 이 세대는 소비에 있어 자신의 개성을 중시한다. 그리고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한 사실상 마지막 세대이기도 하다. 자식 세대와 소통할수 있고 공감력이 높고 디지털에 대한 활용도 가능한 이들에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7.바른 생활 루틴이

루틴은 매일 혹은 규칙적으로 수행한다는 것이지만 삶의 방향성을 스스로 통제하려 한다는 점에서 습관과 다르다. 좋은 루틴을 가지려는 것은 아무래도 각자도생의 사회와 관련 깊다. 좋은 루틴을 가져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각 개인이 좋은 루틴은 갖게 돕는 앱이나 플랫폼이 많이 등장하고 있고 기업도 회사가 목표를 정하면 각 직원인 자발적으로 자신의 목표를 정하는 시스템으로 좋은 루틴을 만드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8.실재재감테크

메타버스를 생각하면 된다. 실재감 테크에는 다중감각과 동시성 체험성이 중요하다. 실재감 테크는 교육과 소비, 마케팅 모든 분야에서 세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여러 제약을 이겨내고 감각과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다면 현실에서 결핍한 정체성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여나노 사회의 고립감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9.라이크커머스

소비자의 좋아요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사업이다. 좋아요를 바탕으로 강한 수요가 모이기에 과거엔 사업을 위해서는 10만의 팔로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확실한 수요이기에 1천명의 팔로워면 사업에 충분하다. 

 소비자 선호기반 사업유형은 세 가지다. 우선 개별 크리에어터가 좋아요를 기반으로 수요를 확보한 후 제조 전문업체에 제품 생산을 의뢰하고 이를 물류 전문업체를 활용해 유통하는 것이다. 둘째는 제조업체가 소비자의 좋아요수요를 예측하는 데이터를 확보한 후 직접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세 번째는 새로운 온라인 유통사들이 개별 소비자 수요를 집결시켜 공동구매 선주문 방식으로 생산단가를 낮추고 재고부담도 덜어내는 방식이다. 

 이런 라이크 커머스를 고객의 선호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새로운 온라인 소매 방식이다. 라이크 커머시에서는 소비자의 상품 선택의 핵심이 과거 더 나음과 남과 다름이 아닌 '나 다움'이다. 물건의 더 나음이나 남보다 더 비싼 것이 중심이 아니라 나의 선호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상품 구매의 주요 요소라는 것이다.


10.내러티브 자본

 요즘 기업의 가치는 과거처럼 단순한 영업이익이 아니다. 그것보다는 회사의 경영자나 그 브랜드가 갖고 있는 내러티브가 기업의 가치를 측정한다. 대표적인 예가 테슬라인데 테슬라의 주가는 PER이 무려 1000에 달한다. 그 회사가 벌어들이는 연간이익의 1000배 정도의 주가를 자랑하는 셈이다. 이는 테슬라 자체가 갖고 있는 현재의 사업성보다는 전기차에 대한 비전, 그리고 우주관광 및 우주산업, 비트코인등 전반적 미래 디지털 생태계에 대해 보이는 회사의 내러티브가 반영된 것이다. 한국의 쿠팡도 마찬가지다. 쿠팡의 만성 적자 상태고 여러 문제가 많지만 디지털 생태계에 대해 보여주는 여러 전략들이 내러티브로 크게 평가받아 미국에서 상장에 성공했다. 

 이런 내러티브를 갖눈 전략은 단순히 논리, 합리성보다는 감정과 상징에 호소하는 방법, 그리고 독창성을 갖기 위해 고객 공동체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법, 또는 마블 유니버스처럼 또 하나의 세계관을 만들어내는 방법이 있다. BTS의 경우도 하나의 세계관을 만들어낸 내러티브 자본을 갖고 있다고 볼수 있는데 그들의 뮤비나 여러 에세이 등에서 나오는 단서들의 조합, 그리고 꾸준히 노래에 담겨있는 메시지들이 그러한 내러티브를 창조한 자산이다. 

 때문에 앞으로의 기업가치는 유일무이한 비즈니스 모델인지 창조적인 창업자 정신이 있는지, 현재가 아닌 미래의 비전을 뚜렷이 보여주는 내러티브 자본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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