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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당신의 문해력 (워크북 포함 한정판) - 공부의 기초체력을 키워주는 힘 ㅣ EBS 당신의 문해력 시리즈
EBS <당신의 문해력> 제작팀 기획, 김윤정 글 / EBS BOOKS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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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는 세종대왕이라는 걸출한 인물을 두어 세계에서 유래없이 만든 이가 분명하고 가장 최신기술이 적용된 첨단 문자를 소유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의 문맹률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편이며 알파벳이 적어 문자자체를 배우는데 걸리는 시간도 무척 짧다. 하지만 글을 단순히 기호로 읽을 수 없는 문맹과 그 글의 의미를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는 문해력 차이의 간극은 크다. 특히, 우리는 한글이 배우기 쉽다는 점과 글을 읽는 것을 숭상하는 오랜 문화 속에 이 문해력이라는 부분을 많이 간과하며 살아왔다.
사실 냉정히 한국인의 문해력은 다른 여타 비슷한 수준의 선진국들과 비교하여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 한국의 기업 10곳 중 무려 6곳은 20-30대 젊은이들이 국어능력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보고서나 기획안등 문서능력이 가장 부족하고 상대적으로 회의 및 토론, 발표능력은 낫다고 한다. OECE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한국의 문해력 점수는 2000년부터 하락하가 시작하였고 특히 최하위 문해력 수준의 아동비율은 2000년 5.9%에서 2018년 15.1%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전국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진단평가 결과도 심각하다. 단지 36%만이 대학교수준의 글쓰기 능력을 갖고 있었고 53%는 중고생 수준, 11%는 초등학교 수준이었다. 이중에는 무려 초등1학년 수준의 글쓰기 수준을 보인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한국의 문해력이 이렇게 떨어진 것은 2000년대 들어 디지털 강국인 만큼 통신망과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으로 동영상 및 SNS의 사용량이 급증한 것과 관련한다. 실제로 10대의 일일 평균 동영상 시청시간은 2019년 151.5분에서 불과 1년 후인 2020년 189.1분으로 크게 늘어났다. 10대의 99.6%가 최근 1주일 유튜브를 시청했다고 답했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최초로 접촉하는 시기도 상당히 빠르다. 12개월 미만이 7.8% 만1세인 경우가 무려 45.1%에 달했다. 생후 1년만에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하는 한국의 아이가 절반이 넘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디지털 시대이며 영상이 중요한 시대다. 하지만 영상정보는 정보량이나 가치적인 측면 등 여러 면에서 문자에 비해 한계를 갖고 있다. 또한 디지털 정보 역시 문해력이 바탕이 되어야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조사결과 한국학생의 사실과 의견 식별률은 25.6%였는데 OECD 평균은 47.4%였다. 문해력이 낮은 한국의 아이들이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때문에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수록 문해력은 더욱 중요해지며 이에 세계 각국은 문해력을 상당히 중요한 역량으로 인식하고 공교육에서 책무교육으로 다루고 있다.
미국의 경우 성인이 된 학생들이 자신들의 학창시절 공교육이 제대로 된 문해력 교육을 제공하지 않아 손해를 보았다고 제기한 소송에서 놀랍게도 학생 승소 판결을 내렸다. 미국 사회에 문해력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각인시킨 계기였다. 영국 역시 초1-2학년을 대상으로 문해력 교육을 강하게 실시하고 있으며 다른 유럽 각국도 마찬가지다. 뉴질랜드는 초2학년에 테스트 결과 문해력이 부족한 것으로 판명되면 리딩 리커버리를 실시한다. 매일 30분씩 1:1 개별화 수업으로 연간 90-120시간까지 문해력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시기 문해력 교육에 집중하는 것은 문해력이 다른 여타교육과와 관련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수학적 사고력이나 과학적 사고력, 혹은 예술 및 신체적 능력이 우수하더라도 교과에서 요구하는 설명이나 이론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한다면 해당 교과에서 부진할 수 밖에 없다. 분수의 나눗셈을 할 수 있더라도 그 문제가 분수의 나눗셈을 사용해야하는 것임을 알아채지 못한다면 문제를 풀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학기초 문해력이 떨어지는 학생은 빠르게 학습부진으로 빠져들며 자신감을 상실하고 뒤쳐지게 된다. 때문에 이 시기에 세계 각국은 공교육 차원에서 문해력을 다루는 것이다. 문해력은 놀랍게도 수명 및 소득과도 관련한다. 영국에서 문해력이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보다 평균수명이 무려 25세이상 벌어졌다. 또한 어릴적 문해력이 높은 집단은 그렇지 못한 집단에 비해 평균 연봉도 무려 200만원 이상 많았다. 문해력이 높아 학업성취도가 높고 그로 인해 좋은 직업과 좋은 소득을 갖게 되고 이것이 삶의 질과 건강으로까지 연결되는 것이다.
이런 중요한 문해력을 키워주는 시기는 생각보다 무척 빠르다. 바로 신생아때다. 이 때부터 아이에게 부모가 소리를 내어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어릴적부터 그림책을 소리내어 읽어준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 아이들은 문해력 차이를 보인다. 다음에는 생후 48개월 시기가 중요한데 이 시기 언어가 빠르게 발전하며 말문이 트이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만 4세 무렵에는 자음과 모음을 소릿값으로 인식하고 조작하는 음운론적 인식을 갖춰주어야 한다. 이것이 어렵게 느껴져 아이가 글자를 통으로 접근하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아이가 글자를 통으로 외우게 되어 가방의 가와 가게의 가 글자가 엄연히 같음에도 다르게 인식하게 된다.
음운론적 인식을 증가시키는 방법으로는 말놀이가 있다. 거꾸로 말하기 놀이가 있는데 거꾸로 말하며 머릿속에서 글자를 한자한자 뒤짚게 되므로 글자의 소리를 인식하게 된다. 잰말놀이는 발음하기 어려운 문장을 말하는 것으로 간장공장공장장을 생각하면 된다. 의성어-의태어놀이는 소리를 말하고 그것을 맞추는 놀이다. 칙칙폭폭을 말하고 기차임을 맞추는 것이다.
문해력이 떨어지고 책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의 경우 책 읽기를 매우 어려워한다. 이 경우 읽어주는 방법으로는 흥미를 일으켜주는 방법이 있다. 책의 제목이나 표지의 그림을 보고 내용을 유추해보고 아이와 이야기를 해보는 방법이다. 다음은 질문을 바꾸는 것이다. 한국의 부모들은 아이와 책을 읽으며 대부분 무엇을 가르쳐주는 교수적 발화를 많이 한다. 하지만 답이 없는 질문을 던져 아이와 의사소통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글보다는 그림에 집중해야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그림책을 소리내어 읽어줄때 부모는 글을 보지만 아이는 그림을 본다. 이것이 반복되어 아이가 그림책에 충분히 익숙해지면 그제서야 글을 보며 소리를 인식한다.
초등1년이 되어도 소릿값을 모르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교육이 필요하다. 우선 글자를 음절로 분절하는 것이다. 정을 저와 c 으로 그리고 다시 붙이기를 하면서 소릿값을 익히는 것이다. 첫소리가 같은 글자 찾기도 좋다. 가구, 가방, 가게 등이다. 글자수 확인하기도 있다. 2음절부터 시작해 학교면 박수를 두 번, 골짜기면 세번이다. 마지막은 글자의 소릿값을 확인하는 것으로 글자마다 소릿값을 확실히 익히는 것이다.
기초문해력은 다섯가지 요소가 있다. 소릿값의 이해, 소릿값과 철자를 연결하는 파닉스 익히기, 어휘력, 유창성, 독해능력이다. 그리고 이중 문해력과 가장 연관이 깊은 것이 어휘력이다. 때문에 어휘학습법이 중요하다 어휘학습법으로는 문장의 빈칸에 적절한 단어를 넣어보기, 배운 단어를 활용한 한 문장 쓰기 연습, 학습에 꼭 필요한 학습도구어의 공부, 유의어 반의어를 활용해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기가 있다.
이처럼 문해력은 매우 중요하다. 디지털 시대일수록 문해력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런 저런 다른 것에 판단을 맡길 가능성이 높기에 더욱 중요해진다. 공교육과 각 가정에서 문해력에 관심을 갖고 주력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