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의 도시 사용법 -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살기 20
박경화 지음 / 휴(休)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번에도 세계적 기후협약이 물건너갔다. 교토와 파리에 이어 이번에도 역시나 였다. 그래도 기대는 컸다. 온난화로 인한 기후악몽을 전 세계적으로 체험했고, 특히 유럽이 이를 강도 높게 경험하며 이전보다 강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마침 미국 대통령도 좀 친환경적으로 변했다. 하지만 미중갈등으로 상호간 서로 힘을 빼기보다는 경쟁하는 분위기가 장기적으로 조성되어 화석 에너지가 필요한 상황이 되어 버렸고, 러시아와 동유럽 일부 국가들이 서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을 쥐락펴락하며 유럽이 에너지 위기를 느끼는 바람에 협약은 결국 크게 퇴보하고 말았다. 심지어 유럽은 에너지 공급망위기로 탈원전을 되돌리는 카드까지 만지작 거리고 있다.  

 그래도 살기 위해서 세계 각국의 사람들. 특히나 에너지를 마구쓰며 여유를 부리는 사람들은 이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을 찾아야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난 과학기술에 대해 낙관적인 편이다. 지구온난화문제도 인간의 과학기술이 가까운 시일내에 아니면 적어도 이번 세기안에 해결할 것이라고 믿는 편이다. 하지만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그로 인해 개개인이 이 시간을 벌어줄 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책 지구인의 도시 사용법에는 환경을 위한 이런 개개인의 실천방안이 자세히 실려있다. 하나씩 보며 일상생활에 도입해볼만 하다. 플라스틱은 석유화합물로 안 썩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기절연이 강하고 표면이 매끈하고 물렁하고 가벼우면서도 튼튼해 안쓰이는 곳이 없는 만능물질이다. 그런데 부패하지 않고 표면이 약해 잘 깨어지다보니 아주 작은 미세형태까지 쪼개진다. 전 세계 해양쓰레기의 무려 60-80%가 플라스틱이다. 물고기나 거북 등 해양생물들이 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해 제법 큼직한 것도 먹는데 그러면 이게 위나 장에 평생 걸려있으면서 소화작용을 방해한다. 배가 부른데 영양실조상태에 도달해 죽게된다. 우리가 많이 쓰는 미백효과가 있는 치약이나 세안용품은 미세플라스틱 알갱이로 구성된다.(그 까칠한게 플라스틱이었다!) 

 광산 중엔 노천광산이란게 있다. 광산이라면 땅만 파는줄 알았는데 광물이 깊지 않은 표면 주위에 널린 경우도 꽤 있다. 이 경우 파지 않고 땅 겉면의 흙과 암석을 제거하여 채굴하는데 주변 숲은 모두 제거 대상이 된다. 산 꼭대기 쪽에 광물이 있는 경우 아예 꼭대기를 폭파하여 날려버려 채굴하기도 한다. 철, 구리, 금, 다이아몬드등 세계 금속 생산물의 2/3이 노천광산에서 채굴된다. 몰랐던 사실이다. 

 스웨덴인 공동부엌이란게 있다고 한다. 스웨덴 수도 스톡홀롬에는 1인가구가 전체 가구의 49%다. 혼자 살다보니 셰어하우스에 서로 살며 주방등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 공동부엌 개념이 나왔다. 매일 혼자 사는 사람이 한 시간 정도 음식을 만드는데 시간을 소비한다면 5주면 35시간 소모된다. 하지만 공동부엌에서는 돌아가며 조리를 2시간씩 5주에 2회만 참여한다. 5주에 4시간이므로 개인은 무려 29시간을 아끼게 된다. 거기에 다른 사람이 만드는 다양한 요리도 먹을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패시브하우스는 수동적 집이라는 뜻으로 최대한 단열하여 열에너지를 아끼는 주택이다. 주택에서 가장 에너지가 많이 드는 부분이 냉난방이기 때문이다. 패시브 하우스가 되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다. 난방에너지가 제곱미터당 15kwh이하이고 여타 다른 에너지 소비가 역세 제곱미터당 연간 120kwh미만이어야 한다. 기밀상태에서 공기가 새어나가는 양도 50파스칼 압력에서 실내공기 부피의 60%미만이어야 한다.

 패시브하우스는 단열과 기밀, 열교없는 건축, 고성능창호, 열회수 환기장치가 필요하다. 구조는 단순해야 하는데 그래야 단열과 열교를 막기 때문이다. 꺾어지거나 만나는 부분은 단열이 어렵다. 피시브하우스는 건물바닥에도 무게를 견디는 강한 단열재를 깔아 땅으로부터의 열손실도 차단한다. 창호는 무려 고성능 3중창을 쓰며 어쩌다 나가는 열도 열회수환기장치로 되찾는다. 

 전기는 친환경에너지라 착각하지만 매우 사치스런 에너지다. 만드는 과정도 친환경적이지 않고생산과 유통, 그리고 사용에서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발전소는 화력인경우 열에너지중 일부를 운동에너지로 전환해 터빈을 돌리고 이를 전기에너지로 바꾼다. 이 과정에서 60%의 에너지 손실이 일어난다. 그리고 이 전기가 송전선을 타고 각 가정으로 운송되며 손실이 또 발생한다. 그리고 각 전자기구는 이 전기에너지를 필요한 에너지로 또 바꾸는데 손실이 일어난다. 텔레비전이면 빛과 열, 소리, 전기밭솥이면 열로 전환하면서 말이다. 불을 사용하는 압력밥솥보다 전기밥솥을 쓰는 경우 에너지 손실이 더 크다. 인덕션같은 것보다는 가스레인지가 훨씬 낫다는 이야기다. 

 생태교통이란 개념도 있다.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모든 이동의 형태다. 무동력수단인 자전가와 걷기에 대중교통의 이용, 자동차 공유를 포함한다. 프랑스의 한 지역엔 대중교통 무료 정책이 있다. 상당히 혁신적인데 대중교통을 무료로 한 결과 이용량이 늘어나 전체적 자동차 소통량이 줄고 환경오염이 감소하며 검표의 미필요로 승객과 기사의 스트레스가 감소했다. 버스회사의 운영비도 감소하였고, 사람들의 이동량이 늘며 상호교류가 활발해 지역내 경제 및 인구 증가가 일어났다. 한국에서 비슷한 예가 있는데 전남 신안군의 버스공영제다. 신안군은 버스 22대를 인수하여 노선을 기존 32개에서 44개로 증편하고 버스도 38대로 늘렸다. 요금은 20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렸고 무료 대상자가 많아 이용자의 무려 77%가 무료이용을 한다. 

 재밌는 캠페인으로 게릴라 가드닝이 있다. 2004년 영국에서 시작한 운동으로 한 영국인이 도시의 빈공간과 빈 화분등을 보며 생각해낸 것이다. 그는 여기에 꽃을 심기로 한다. 이 운동에 참여한 사람은 땅주인이 있건 말건 꽃을 심으며 다른 사람과의 갈등, 관청과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주로 밤에 이를 실시한다. 참가자들은 운동효과와 더불어 심리치유 효과를 얻으며 거리의 미관을 크게 개선한다. 30개국에서 무려 7만명이 참가한다고 하니 제법 큰 캠페인이다.

 마지막은 젓가락이다. 젓가락을 사용하는 사람은 전 세계 인구의 무려 30%다. 이중 한중일이 많은데 중국인은 나무 젓가락을 일본은 플라스틱 젓가락을 한국은 금속젓가락을 사용한다. 이중 가장 친환경적인 것은 압도적을 한국이다. 금속이니 가장 인체에 해가 덜하고 오래 사용하며 재활용도 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은 몸에도 좋지 않고 자주 버려지며, 중국의 나무 젓가락은 이중에서도 최악이다. 중국에서는 나무젓가락이 연간 무려 809억개나 소비되고 이를 위해 2050만 그루의 나무를 매년 벌목한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 불만제로란 프로그램에서 다루었던 나무젓가락은 미백을 위해 여러 독한 물질로 세척, 표백한다. 오죽하면 사발면에 나무젓가락을 담그지 말고, 식사하며 빨아먹지 말라고까지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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