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버린 세계 지구종말 시리즈 2
J. G. 밸러드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물에 빠진 세계 이후 두 번째 지구 종말 시리즈다. 물에 빠진 세계, 불타버린 세계, 크리스탈 세계, 이 3부작을 읽기로 했을때 검색해보고 순서대로 읽기 시작했는데 다 부질없다. 3개의 작품은 아무래도 독립된 세계관을 가진 연결이 없는 작품이다. 물론 지구가 망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원인은 다 다르다. 

 불타버린 세계는 불에 탔다기보다는 정확히는 가뭄이다. 원제 제목도 그냥 가뭄이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전작과 대비되는 극적 효과를 위해 이렇게 작명한게 아닌가 싶다. 주인공은 또 박사인데 찰스 랜섬으로 의학박사이다. 인류는 바다에 매년 수백만톤의 쓰레기를 쏟아부었다. 그냥 공해상에 배를 끌고가 대놓고 버린 나라도 있고, 하천을 통해서 버린 나라도 있다. 하여튼 이 엄청난 폐기물들은 급기야 바다에 아주 얇은 화합물 막을 만들어 버린다. 이 막은 공기는 투과시키지만 물처럼 큰 분자는 통과하지 못하게 한다. 

 그 말은 바다와 대기간 기체 수준의 교환은 일어나지만 물분자 수준의 교환은 안 일어난다는 즉, 바다로부터의 증발이 사실상 봉쇄되었음을 의미했다. 그렇게 대륙의 모든 강과 저수지, 호수가 말라간다. 물론 화합물 막은 바다 전체를 뒤덮은건 아니었다. 주로 폐기물이 많이 쏟아진 연안을 막아 버렸는다. 대륙의 물이 마르자 대륙에선 더 이상 비구름이 생겨나지 않았고, 먼 바다에서 생겨난 구름대는 대륙으로 이동했지만 화합물 막으로 막혀 건조해진 해안 대기를 만나면 곧장 비를 모두 연안에만 쏟아버렸다. 사람들은 호위선단과 배를 동원해 화합물 막을 갈라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 물에 뜬 기름막을 손으로 휘저어봐야 잠시 뿐이다.

 랜섬박사는 호수가 있는 소도시에 살고 있었다. 수년에 걸쳐 폭이 수백미터인 강마저 말라버리자 랜섬박사는 일련의 사람들과 같이 바다로 가기로 결정한다. 그래도 그는 오래 버틴 편이다. 하지만 마을의 존슨 목사는 사람들이 자신의 할일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마을을 지키고 버티며 물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랜섬은 존슨의 광기를 느끼며 더 늦기 전에 바다로 향한다. 가면서 사람들이 버린 자동차를 타고, 고장나면 갈아타기를 반복하며 먼 거리의 바다로 도착한다. 그렇게 십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사람들은 많이 죽어간다. 모든 사회시스템은 붕괴된지 오래고, 사람들은 물고기와 해산물, 해초류에 연명했다. 바다 사람들은 바다물을 계속 증류시켜 물을 얻었기에 해안 인근은 증류후 남은 소금으로 가득했다. 

 그런 바다 생활에 신물이 난 랜섬은 같이 떠나왔던 무리들과 같이 마을로 돌아간다.가서 두고 온 사람들과 조우했고 마을엔 저수지가 생겨서 생각보다 물이 많았지만 충분치 않았다. 그리도 양 집단은 서로 너무나도 야만적으로 변해있었다. 

 랜섬은 마을에서의 소동을 뒤로 하고 더 내륙으로 향한다. 이게 소설의 끝이다.

 밸러드의 종말 시리즈 두 권을 보면서 느낀점은 배경과 장면 하나하나에 대한 묘사가 상당히 세밀하다는 점이었다. 잘 그려지지 않기도 했고 다 일일히 읽기 피곤하기도 한다. 하여튼 대단하다. 그리고 종말은 맞아 사람들은 광기에 빠지기도 하지만 굉장히 무개성해지기도 한다. 전작품이나 이번 작품이나 인물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이번작은 더 심했다. 그래서 좀 재미가 떨어진달까. 거기에 종말을 맞은 주인공이 결국은 더 종말에 가까운 지역으로 향한다는 점이다. 물에빠진세계에선 과거 중생대의 기억으로 회귀하며 주인공은 더욱 덥고 습한 생존불가능의 지역으로 향했고, 이번에도 가뭄에 더 심한 내륙으로 물을 향해가는게 그렇다. 물론 의외로 이 지역들이 더 희망있는 지역이라는 느낌은 작품에 풍겨지긴 한다. 종말 시리즈의 마지막인 크리스털 세계는 어떻게 그려질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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