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수업을 바꾸다 - 초등 연극 수업의 이론에서 실천까지
송칠섭 지음 / 지식프레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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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다닐때 하루 종일 공부했고 분명 그 수업에서 배운 지식과 지혜가 오늘날의 나를 만드는 기본이 되었음은 분명할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지식과 지혜를 배운 수업의 순간이 기억나지 않는다. 어쩌면 내가 그것을 그 순간을 통해 체화하지 못했고 그것도 아니면 그냥 배우거나 깨달은 순간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수 있다. 그럼에도 정작 나이가 든 후에도 기억이 나는 것들은 선생님들께서 해주신 본인들의 재미난 인생 이야기나 재미난 경험, 좋든 안좋았든 선생님의 이미지, 그리고 합창대회나, 운동회, 수학여행, 소풍, 연극활동 같은 것들이다. 이상하게도 이런 것들은 평생 잘 잊혀지질 않는다. 

 그리고 이 책에서 나온 것처럼 누구나 학창시절 특히, 초등학교 때 연극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고,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아도 그 때 마치 개그맨처럼 배꼽빠지게 연기해준 친구들이 있었을 것이다. 선생님이 시간을 주고, 서로가 극본을 쓰고 소품도 마련해서 연극을 발표하는건 긴장되기도 하고, 재미도 나고, 준비하면서 서로 싸우기도하는 그런 것들이었다.

 잘몰랐는데 2015개정 교육과정 국어과에 온책읽기를 의미하는 독서 단원 이외에도 연극수업도 들어왔다고 한다. 책의 저자는 초등교사로 근무하면서 아이들과 연극수업을 꾸준히 해왔고 그 노하우를 이 책에서 전한다. 저자는 연극 수업엔 그만의 독특한 교육적 효과가 있다는데 먼저 연기를 하면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배역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연극준비를 하면서 극본, 연기, 조명, 음향, 무대등 여러 모든 요소를 고려하게 되어 전체를 보는 힘을 갖게 되고, 준비과정에서 경쟁이 아닌 협동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초기에 자신이 연극을 지도하면서 극본이든 여러가지 요소든 학생들이 부족한 부분에 강하게 개입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학생이 주인이 아닌 객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되어 이후엔 학생중 출중한 녀석들을 총연출자로 정한다고 한다. 그리고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대학로 소극장 등을 방문해 직접 연극을 보는 경험을 갖는게 좋다고 한다. 아무래도 그래야 자신들이 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걸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기 때문이다.

 연극 수업은 총 40차시 정도로 운영하는데 우선 연극 구성원의 이해로 출발한다. 연출자와 작가, 배우, 스태프다. 모두가 연기를 하고 싶지만 그럴수 없고, 또한 연극을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뒤에서 준비를 해줘야하는데 그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다. 황정민의 연기 수상 소감은 이 부분에서 용이하게 쓰인다. 

 다음은 연극 준비 및 역할 안내로 극본을 읽고, 내용을 파악하고 배우의 캐릭터를 파악하며 읽고, 배역을 선정한 다음에 읽는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연극의 큰 움직임을 정하는데 연극 무대의 공간에 대한 점검과 장면에 따른 등장과 퇴장, 배우의 공간확보와 이동에 따른 동선확인, 주요 인물과 보조인물의 위치를 결정한다. 마지막으로 작은 움직임을 정하는데 연기하는 배우들간의 시선처리와 제스처구상, 관객에게 어떻게 하면 배우의 표정과 동작을 통해 상황을 전달할지를 구체적으로 고민한다. 

 이후 스태프와 함께 연습이 이루어지며 최종리허설을 실행한다. 그리고 공연으로 이어지는데 무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과 말은 연기이고 대사가 되는 것이므로 실수해도 그것을 관객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한 실수가 아닌 연극의 일부가 됨을 주지시키는게 중요하다. 아직 어린 학생이므로 대사의 사소한 실수나 무대장치등에서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적절하고 빠르며 융통성 있는 대처가 중요하다. 

 저자는 책에서 선생님들이 연극지도를 힘들어 하는 것은 학생들의 연극이 마치 우리가 평소 보는 영화나 연극처럼 완벽해애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그럴수 있는 교사는 설령 연기자 출신이라도 쉽지 않은 일이고, 사실 그럴 필요도 없다. 그저 등장인물의 생각과 느낌을 전할수 있는 정도면 충분한 연기다. 그리고 그 정도는 누구나 노력하면 할수 있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책에 실린 연극을 실행한 후의 아이들의 느낌과 생각은 무척 인상깊었다. 잘하든 못하든 연극이라는 경험을 통해 한껏 성장한 느낌이었다.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연극은 분명 즐거운 기억이었다. 학교 현장에서 연극 수업이 더 많아진다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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