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집짓기 - 꿈과 행복을 담은 인문학적 집짓기 프로젝트
이지성.차유람 지음 / 차이정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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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어릴적을 제외하면 서울에서 여러세대가 같이 사는 단독주택에 10년 경기지역에서 다세대주택10년 그리고 아파트에서 10년을 살았다. 쉽게 말해 재미없는 집에서만 살아본 셈이다.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이 커가면서 녀석들이 남자아이들이라 층간소음에 민감해지고 나날이 뛰는 모습에 집이 좁은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올 여름 그토록 비가 많이왔지만 정작 비오는 소리에 깨거나 비가 오는 소리를 제대로 들어본적이 없다. 요즘 아파트는 기밀성이 너무 뛰어나 단열효과는 좋지만 온도와 소리, 바람을 차단하기에 이처럼 계절을 느끼기 어렵다. 새벽에 빗소리에 깼다는 직장동료의 고충이 가끔은 부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막상 집을 지으려면 무섭다. 땅도 사야하고 온갖 집안 관리에 벌레들, 정원관리에 할일이 많다고한다. 거기에 한국은 지저분한 건축문화로 하자 없이 깔끔하게 집짓는 것도 쉽지 않다. 집지으면 10년 늙는다는 말이 떠도는데 이 책에도 그 말이 나왔다. 정말 사실인가 보다. 그래도 알아야 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잡았다. MBC 구해줘 홈즈 프로그램에 집근처 전원주택 단지가 한번 나온적이 있었는데 10년을 살면서도 미처 몰랐던 곳이었다. 가보니 더욱 구미가 당긴다. 공부를 해야할 타이밍이다.

 책은 얼짱 당구선수로 유명했던 차유람이 그 남편과 함께 집을 지어가는 과정을 전개해간다. 둘은 아파트가 싫었고, 일단 전원주택을 경험하고자 매매14억, 전세5억인 고급타운하우스에 전세로 들어간다. 하지만 냉난방이 엉망이라 겨울이면 무척 추웠고, 마당은 넓은데 집이 땅 한가운데 지어져 마당조차 제대로 즐길수가 없었으며 생각보다 비싼 유지비에 실망한다. 전세가 아니라 마치 비싼 월세를 사는 기분이었다고 하니 대충 알만했다.  

 결론은 땅을 사서 내가 원하는 집을 짓는 것이었다. 특히, 아이가 생기니 그 생각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한다. 여러 땅을 알아보았는데 가격이 싼 외진곳은 문화시설과 쇼핑시설이 너무 외지고 인적이 드물었고 반면 도심과 붙은 땅은 인프라는 좋았지만 가격이 감당이 안되었다. 여러곳을 전전하다 파주를 가게되었고 최근 여러 이슈로 비싼 운정이 아닌 교하로 터를 잡으니 인프라도 있으면서 가격이 적당한 땅을 찾게되었다.

 그렇게 땅을 사고 집짓기를 시작된다. 그들은 목조주택을 선택했는데 이는 한국의 시멘트에 폐기물이 첨가되기 때문이었다. 1987년이후 국내에서의 자갈과 골조 채취가 금지되었고, 외환위기 이후 건설사들이 시멘트 가격을 동결시키면서 정부는 어처구니없게도 원가 절감을 위해 시멘트에 타이어나 화력발전소 폐기물등을 섞는 것을 허용한다. 때문에 일본 후쿠시마 폐기물도 국내 시멘트에 섞이게 되었으며 마땅한 규제도 없는 형국이다. 더욱 가격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희생시키는 이 시멘트가 싸다는 점이다. 폐기물이 섞인 시멘트로 32평 아파트를 건축하는 경우 드는 돈은 고작 130만원에 불과하다. 아파트 가격이 수억에 달한다는걸 감안하면 그야말로 세면대 만도 못한 값이다. 거기에 친환경시멘트를 써도 가격은 26만원만 상승한다. 대부분의 국민이 이정도 가격상승은 감당할 것 같은데 정치권, 대체 뭐하는 걸까.

 하여튼 목조주택은 이 문제 많은 시멘트를 적게 쓴다. 그리고 나무사이에 단열재를 넣어 시공하므로 벽이 얇아져 실내공간이 커진다. 그리고 목조는 건조하면 습기를 내뿜고, 습윤하면 습기를 흡수해 실내 습도를 조절하고, 콘크리트보다 생명이 길고 구조변경도 용이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목조주택에 대한 방수인식이 미흡하다. 콘크리트 주택정도로만 방수를 해서 나무 기둥이 썩어들어가고 곰팡이가 피는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상당히 주의해야 한다고 한다. 실제로 부부는 집은 건축한 후, 나무 기둥이 땅에 파고들어간 부분이 걱정된다는 건축관련자의 말에 벽을 파서 썩은 골조를 발견하고 대대적 공사를 하기도 했다. 무려 6중방수공사였다. 그래서 부부는 나중에 다시 집을 짓는다면 외국의 업자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피력하기도 한다.

 부부는 1층엔 거실과 주방, 화장실을 넣고 2층엔 방과 작업실 3층 다락방을 만들었다. 1층에 생활공간을 넣지 않은 이유는 아파트와는 다르게 바닥이 땅에 닿아 습기가 올라오고 호흡기 건강에 안좋다는 점 때문이었다. 3층 다락은 지붕을 경사형으로 지으며 생겨났는데 현행법의 경우 경사진 지붕으로 시공할 경우 다락을 면적으로 잡지 않으며 높이도 무려 1.8m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공사는 대개 기초공사-골조공사-마감공사로 나뉘는데 대부분의 건축주는 마감공사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기초공사와 골조공사는 눈에 잘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멘트 깊이를 함부로 줄어기나 기초와 골조는 건축 후 눈에 보이지 않는 만큼 자재로 장난질을 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므로 반드시 임장할 것을 강조한다. 기초공사를 하면서 목조주택이어도 바닥을 시멘트로 타설할수 밖에 없었는데 독성을 적게 하기 위해 친환경시멘트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레미콘도 사용하지 않았는데 레미콘에서 사용하는 혼합제가 시멘트 이상의 독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크레인으로 인근 바닥을 파서 비닐을 치고 포크레인으로 크게 휘젖고 인부들이 비벼 시멘트를 만들어 사용했다. 

 집은 완공되어도 하자보수가 중요한데 대부분의 경우 하자보수 기간은 1년이다. 부부의 집도 화장실에 환풍기가 없어 하자보수를 요청했는데 이 업자들은 왜인지 그 간단한걸 몇달이 지나도록 해결해 주지 않았다고 한다. 다른 업체에 부탁하니 10분만에 해결되었다니 아무리 입금후와 전이 다르다지만 건설업체는 무척 심한 것 같다. 때문에 계약할 때 하자보수 보증금으로 전체공사비의 30%정도를 잡거나 하자보수기간의 마무리 시점은 잔금지급기로 잡는 것도 방법이라고 한다. 

 부부는 집은 건축할때 정원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 나중에 큰 돈을 치러 정원을 구성한다. 전원주택의 경우 아파트와는 다르게 건물의 감가상각이 큰 편인데 오히려 정원에 조성한 좋은 나무들은 수령이 길어지면 값어치가 크게 상승하게 된다. 집은 별루여도 부수고 새로 지으면 되지만 정원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부부는 집은 지으며 서로를 많이 알게 되었고, 자신들의 취향을 드러내면서도 무엇보다도 단열이 잘되고 생활이 편리한 집을 지으려고 노력했다. 건축가와 많이 이야기해서 원하는 것을 뚜렵하게 하는 것도 좋으며 실제로 집 짓는 과정에서 시공자의 현실적인 조언도 많이 고려해야한다고 한다.그리고 사전에 마감재와 타일, 전등의 위치와 항목도 모두 골라 놔야한다고 한다. 이래저래 신경을 많이 써야 좋은 집에 살수 있는 법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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