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교육 - 교사가 묻고 교사가 답하다 함께 걷는 교육
실천교육교사모임 지음 / 우리학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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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19는 본의 아니게 각 나라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일본 아베 정권의 무능, 그리고 트럼프의 무능과 거짓말, 그 추종자들의 무식함과 반지성주의, 종교적 근본주의, 그리고 대단해보였던 유럽 연합의 허약함, 우한보건기구로까지 조롱받을 정도로 초기 대응이 사태 덥기에 급급했던 WHO의 무능, 마지막으론 동아시아, 특히 한국민과 서양인들간의 공동체를 대하는 시민성의 차이였다. 

 그리고 방향을 달리해 국내로 시선을 좁힌다면 여행업계와 자영업계 그리고 교육계가 가장 큰 영향을 받았지 않았을까 싶다. 다른 영역에 비해 세 영역은 초기 팬데믹에서 정지에 가까운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책 '코로나 시대의 교육'은 전대미문의 코로나 19사태로 등교중지에서 원격수업, 일부등교로 이어졌던 지난 반년간의 교육현장의 혼란과 성과, 그리고 드러난 약점을 살펴본 책이다. 여러 선생님들이 의견을 나누는 대담형식인데 유치원, 초중등, 특수교육을 모두 아우른다.

 선생님들이 우선 지적하는 부분은 교육당국의 단위학교로의 책임떠넘기기와 돌봄과 교육을 모두 떠안은 상태에서 벌어지는 이중성, 단위학교장의 리더십 부재이다. 현재의 교육과정과 교육체제는 현장교육을 강조하고 과거와는 다르게 문서상으로는 단위학교에 많은 권한을 위임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는 문서상일뿐 실제로는 많은 학교들이 교육부와 교육청, 그리고 지역교육청의 의사결정에 의지한다. 책임을 묻기 때문이다. 때문에 코로나 19초기 상황에서 교육당국은 학교에 큰 원칙을 정해주고 지금처럼 비교적 확실한 상황별 가이드라인을 제공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고, 때문에 단위학교는 혼란에 빠졌고, 교육적 손길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조차도 학교장들의 리더십 부족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또한 초기 팬데믹 상황에서 박물관이나 도서관등의 교육관련 기관이 모두 문을 닫는 상황에서도 학교는 돌봄을 이유로 문을 개방했다. 정작 본연의 기능인 수업은 하지 못하면서 육아소 마냥 돌봄역할은 수행했던 것이다. 특히, 저학년이나 유치원의 경우 학급의 절반 이상수가 긴급돌봄에 참여하면서 개학이나 다름없는 이상한 상황에 벌어지기도 하였다. 다른 기관처럼 확실하게 문을 닫고 돌봄은 지역사회에서 수행하게 하거나 아니면 오히려 고등학교3학년이나 중3이 아닌 저학년 위주로 수업을 강행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두 번째로 지적되는 부분은 교육부와 교육청의 행정적 경직성과 부서간 소통의 미비, 그리고 현장으로의 지원 미비다. 코로나 19사태로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하게 되면서 단위학교는 평소와는 다르게 실행할수 없게된 많은 행정적 요인이 발생했다. 가령 학기초에 수립하고 정보공시에도 올리는 평가계획이나, 교원능력개발평가, 방과후 학교등의 사업들이다. 이 일련의 것들은 마땅히 온라인 개학이나 장기간 등교중지로 상당히 이후로 미뤄지거나 당해년에 마땅히 유예했어야 하는 것들임에도 당국의 등교중지와는 다르게 엇박자가 돌았다. 교육부나 교육청 부서간 의사소통체계가 과연 있었는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급식문제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등교가 중지되었지만 엄연히 교직원 전체와 상당수의 긴급돌봄 학생들이 등교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법적인 문제로 학교급식에 제공되지 않아 많은 불편함을 초래했는데 1학기초에는 그렇다쳐도 이문제데 대해 숙고할 여지가 있었던 2학기까지도 이 문제가 계속되었다. 현장에 대한 지원도 상당히 미흡했다. 많은 다수의 시민들은 교육부 장관이 나와서 며칠부터 등교를 시작하고 2/3등교로 완화한다고 하면 손쉽게 그렇게 되는줄 안다. 하지만 그를 위해 가정통신문을 내보내고 교육과정과 행사를 조직하고, 방역대책을 마련하는 일련의 모든일은 단위학교에서 알아서 해야한다. 코로나 19는 긴급돌봄이나 급식문제, 원격수업, 긴급돌봄학생의 학교에서의 원격수업등 수많은 행정적 일을 만들어냈지만 정작 이런 것들에 대한 교육당국의 지원은 상당히 미비했다. 

 책은 이런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한국의 교사들이 각고의 노력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온라인 수업형태를 구축해냈다고 평가한다. 물론 미진한 부분도 많다. 하나하나 영상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모든 학생을 전화나, 온라인 상황에서 관리해낸 교사도 있지만, 그저 만들어진 교육자료를 링크하거나 교육적 노력을 하지 않은 교사도 있기 때문이다. 가정에서의 문제도 많다. 현대사회가 양극화되고 어려워진 부분이 있지만 어떻게 보면 1차교육기관인 가정에서 학생관리의 부실함은 온라인 교육상황에서 더욱 드러났다. 가정에서 해야할 일을 하지 않고 학교에만 의존하는 것이다. 어느덧 온라인 교육은 줌등을 활용한 실시간 수업형태로 넘어가고 있다. 이런 온라인 교육상의 성과와 드러난 교육계의 약점들이 이후 상황이 정상화되었을대 교육계와 우리 사회에 어떤 함의를 보일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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