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자에게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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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의 배경은 제주도 고고리섬이다. 초등학교밖에 없고, 중학교는 본섬의 대정읍으로 가는 지역이라기에, 책을 보며 검색으로 제주도 지도를 살피니 인근엔 갈파도와 마파도 뿐이다. 책 마지막 저자의 말을 보며 확신했는데 고고리섬은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의 섬이었다. 지도를 쭉 살펴보니 제주 주의엔 조금만 섬들이 제법 있었다. 하여튼 그 고고리섬에 서울 살던 이영초롱이가 99년에 들어간다. 집은 망했고, 부모님은 21세기를 눈앞에 둔 시점에도 공부를 월등히 잘하며 그걸 어필까지 한 딸을 물리치고 아들 녀석을 서울에 남긴다. 이영초롱이는 그렇게 제주, 그것도 외딴 고고리섬에서 진료소를 운영하는 고모에게 맡겨진다. 

 그리고 거기서 작품의 제목 복자를 만난다. 힘들고 외로운 이영초롱이에게 복자는 친구가 되어준다. 하지만 둘은 어른들의 문제에 대해 서로 함구하지 않아 다투게 되고, 2년만 제주에 머물렀던 이영초롱은 서울로 돌아간다. 그는 공부를 월등히 잘한지라 판사가 된다. 그리고 어이없는 재판과정중에 피고나, 변호인에게 욕을 해, 경고를 받기도 하고, 그렇게 제주로 좌천된다. 

 다시간 고고리섬에 더 이상 고모는 없지만 초등 동창인 고오세와 복자가 있었다. 복자는 제주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다 유산한다. 당시 간호사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여럿이 유산을 경험한다. 격무때문이라 생각한 그들이었지만 알고보니 위험한 약을 어떤 안전조치도 없이 갈았고, 그걸 흡입했던게 유산의 원인이란걸 알게된다. 집단소송이 벌어지고 그걸 제주로 돌아온 이영초롱 판사가 맡게된다. 

 이처럼 책은 어려서 잠시 아픔을 잊게 해주고, 자연을 알게해준 제주도, 그리고 고고리섬의 풍광과 친구들 속에, 한국에서 능히 있을 법한 의료사고와 그걸 은폐하려는 갑과, 피해자인 을의 대립을 뒤섞는다. 사실 전자에 좀더 집중하는게 소설의 전반적 분위기인데 판사라는 직종이 겪는 힘든일들도  함께 엮어재미가 더 배가된다. 제주방언도 제법 나오는데 작가는 곱씹으며 음미하면 무슨소린지 안다지만 문맥을 파악하며 읽어도 난 좀처럼 알기기 힘들었다. 하여튼 추석에 여행하며 차안이나 기차안에서 가볍게 읽기 좋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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