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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 - 범죄심리학자 이수정과 프로파일러 김경옥의 프로파일링 노트
이수정.김경옥 지음 / 중앙M&B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해 범죄심리학자로 최근 인지도가 높아진 이수정 교사가 쓴 범죄프로파일링 책이다. 범죄자를 프로파일링 하며 그들의 과거와 범죄로 빠지게 된 계기 등을 분석하고 쓴 책으로 제목처럼 사이코패스만을 다루진 않는다.
성범죄자에 정신질환으로 인한 범죄자. 성격장애 범죄자, 충동장애범죄자 한국형범죄자들을 사례별로 다룬다. 먼저 일어난 사건을 다룬 후, 그들의 범죄요인과 가정 및 주변환경 등을 다룬다. 다 읽어보니 경악할 만한 범죄들이 많았다.
범죄자들은 대개 어려서 환경이 매우 불우했는데, 가정이 결손된 것은 물론이고 성장과정에서 교사나 이웃, 친인척으로부터 이해와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성관계도 좋지 못해 어려서 부터 이성을 정상적으로 경험하고 제대로 된 관계를 맺기 보다는 성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일회성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비교적 가벼운 범죄로 사회에 돌아왔어도 빨간줄을 터부시하는 우리사회에 발붙일 곳이 없어 다시 범죄로 돌아가기 일수였다.
이런 것을 볼 때 사회의 돌봄 및 관계형성 기능이 중요해보인다. 사람은 유전적인 차이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폭력성을 갖고 태어나며 이로 인해 범죄로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우리 문명은 이 폭력성을 억누르는 방향으로 사람을 공진화시켰지만, 역설적으로 문명엔 폭력성 역시 필요하기에 이는 사라지지 않았다. 따라서 가정과 마을이 이런 자정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면 사회가 이를 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그래야 범죄의 수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에서 본다면 한국은 범죄의 수를 늘릴 수 밖에 없는 사회다. 사회안전망은 극히 부족하며 교육현장은 입시경쟁으로 인간성이 말살된다. 사회에선 범죄자에 대한 과도한 공포와 불안으로 이들에게 재사회화의 기능을 사실상 제공하지 않으며 공적인 부분에서도 지원이 미흡하다. 사회적 분위기 역시 범죄자에 대해 조정보다는 형벌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물론 그래도 상관없을 수도 있지만 문제는 이들이 결국은 돌아와 우리와 함께 살아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 재범을 막기 위한 전자발찌나 정보제공등은 재범을 막지 못했고, 위험을 줄이지도 못했다. 덴마크와 같은 식으로 조정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형태로 가야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의외로 동물보호법이나 동물학대 금지법이 범죄를 줄이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연쇄살인은 대개 5단계를 거치는데 환상과 스토킹, 유괴, 살해, 사체유기다. 그리고 연쇄살인범들은 완성된 범죄자가 되기에 앞서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범죄의 대상으로 삼아 연습을 해가며 욕망에 따라 범죄의 대상을 확대해 나간다. 그때 이들의 주 연습 대상이 동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동물범죄에 대한 관리는 강력범죄자로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의 조기 발견이나 관리로 작용할 수 도 있다는 면에서 중요할 수 있다.
이 책은 사례가 많고 다양한 유형의 범죄를 같은 방식으로 풀어나가고 있어 재미가 대단하지는 않다. 하지만 극도로 흉악한 범죄자들도 그들이 반드시 그길로만 가지 않을 수 있었으며 다른 가능성을 보여줄수 도 있었다는 점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