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kbs 다큐인사이트]

 

 지난주에 kbs다큐 인사이트 '부드러운 혁명'편을 보았다. 한국은 고령사회가 되고 초고령사회로 접근하면서 치매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데, 바로 그 치매환자를 다룬 내용이었다. 간호사 인력이 부족해 대부분의 요양환자를 간호사가 아닌 요양보호사가 보호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치매 노인에 대한 처치는 그다지 좋을 리가 없다.

 실제로 1부에서는 그런 모습이 나오는데 치매로 인해 인격이 붕괴하고, 기억 및 판단력이 감퇴한 노인의 폭력에 간호사들은 매우 고역을 치루고 있었다. 밤에는 돌보는 인력도 적어 문제 노인을 묶어놓곤 했는데 치매 노인이 아니더라도 통제가 어려운 환자에게 처하는 여느 병원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2부에서는 그런 간호사들이 프랑스의 이브 지네스트가 만든 휴머니튜드를 배워 적용하는 과정이었다. 지네스트는 본래 체육교사라 퇴임후 봉사차원에서 프랑스의 요양병원게 가게되었다. 당시 그는 병원의 간호사와 의사가 치매환자를 난폭하게 다루고 폭력적인 것에 상당히 놀랐다고 한다. 우린 대개 반대로 보는데 말이다. 그래서 지네스트는 환자를 인간답게 대하기 시작했다. 휴머니튜드의시작인데 원리는 간단하다. 환자에게 접근하기 앞서 충분히 노크하고 기다려 준비의 시간을 준다. 그리고 아주 반갑게 인사한다. 그리고 아주 가깝게 얼굴을 들이대 눈을 길게 마주하며 반갑게 이야기한다. 이 과정에서 몸도 만진다. 이런 당연한 것들을 하는 것만으로도 놀랍게도 대부분의 치매환자가 반응을 보였다. 폭력성도 줄고, 간호사 및 요양보호사와의 관계도 좋아 진것이다.

 이브 지네스트는 외국인임에도 이걸 한국에서 간호사들 앞에서 시연해보였는데 통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폭력적인성향의 치매환자들이 쉽게 말을 듣고 몸을 내주는 것이 놀라웠다. 이후 간호사들은  휴머니튜드를 60일간 시행하였는데 환자와의 관계 개선은 물론 대부분의 환자가 와병환자였음에도 간호사 및 물리치료사와의 훈련을 통해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치매 증상의 완화와 심지어 복용약물량의 감소, 그리고 문제행동의 급감은 당연히 따라왔다.

 지네스트의 말중 인상깊었던 것은 자신은 공격적인 환자를 본적이 없다는 것이다. 공격적으로 보이는 환자 대부분인 사실 수비적인 상태였고, 낯설고, 무서운 상황에서 그런 반응을 보인 다는 것이다. 휴머니튜드요법은 이런 이들은 안심시키는 작용을 했을 것이다. 결국 인간에게 인간적인 대접을 한것이 그들의 인간성을 회복시킨 것이다.

 이번에 본 책은 날마다 조금씩 자라는 아이들이다. 천경호 선생님이 쓴 책이다. 교사는 사실 매우 특별한 직업인데 다른 직업들과는 다르게 미성숙한 사람을 상대하고 교육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성숙한 사람은 아이들인데 전두엽의 미 발달로 아직 자기 통제가 안되고, 자기 중심적이며, 쉽게 흥분하고, 이성적 사고도 부족하며, 이로 인해 또래간의 마찰도 심하고, 교사가 어찌 하기 힘든 여러 가정환경에 영향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미성숙 사람이 어른이 되어서도 미성숙한 이유는 성장하면서 주변에 성숙한 사람이 없어서 그들과 관계를 맺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미숙한 체로 몸만 큰 수많은 성인들 주변에 제대로 된 성인이 있어다면 그들은 더욱 성숙했을 것이다. 결국 인간적인 대접을 받을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미성숙한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저자는 8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1. 아이가 등교하면 눈을 맞추고 반갑게 인사하는 것이다. 지네스트의 방법과 매우 유사하다.

2. 하루 심박수가 75-85%에 이르는 운동을 15분간 꾸준히 하는 것이다. 치매환자들이 걷기 시작하자 더 좋아진 것처럼 인간은 움직이는 동물이기에 운동은 사람을 안정시키고 두뇌를 활발히 한다.

3.사탕이나 초콜릿대신 GI지수가 낮은 호두나 아몬드를 간식으로 주고

4.취침 30분전 TV나 휴대폰 대신 책을 읽고

5.눈감고 시간 맞추기활동을 하고

6.크게 소리내어 복식호흡을 익히고

7.조금은 슬픈 동요나 가요듣고 기분을 풀고

8.균형잡기를 해보는 것이다.

 

저자는 공감이 인지상정처럼 인간이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타고난 면이 있되 그것을 완성시키는 것은 후천적이라는 것이다. 즉, 공감은 철저히 훈련이 된다.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을 통해 타인의 마음을 읽어주고 정서를 공유하며 타인의 입장에서 행동하는 공감적 동기까지 이루어지려면 많은 친구들과 마음을 나누는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훈련에서는 많은 교감과 상처가 발생할수 밖에 없으므로 성숙한 부모와 교사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저자는 학생을 대하며 학생 세가지 원칙을 기반한다고 한다. 하나는 자율성인데 학생으로 하여금 선생님과 부모가 늘 무엇을 하라고 시키기 보다는 어느 정도의 선택권을 준다는것이다. 이는 동기와 성장을 불러온다. 다음은 유능성이다.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말하는 경험을 주는 것으로 책을 읽든 어떤 체험과 활동을 하던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친구와 어른에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말로 표현하는 경험을 주는 것이다. 마지막은 관계성이다. 생각과 느낌을 쓰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것을 듣고 같이 나누고 피드백을 주는 대상이 필요하다. 주로 어른이 되는데 그것이 관계성이다.

 사람들 대하는 방법엔 여러가지가 있지만 두 매체에서 본 공통점은 결국 인간답게 대하는 게 정답이란 생각이다. 반갑게 인사하고, 눈을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신뢰를 얻고 제대로 된 관계를 맺고 같이 운동하고성장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 당연해 보이는게 사실은 너무 어렵다. 그래서 사람이 사람답게 되는 것은 힘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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