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행복교육 - 학생을 살리고 시민을 깨우는 교육의 힘
정석원 지음 / 뜨인돌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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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북유럽을 부러워한다.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특히, 덴마크와 핀란드다. 이들은 척박한 환경과 적은 인구, 강한 적이 지척에 있는 상태에서도 높은 소득과 복지수준, 무엇보다도 행복지수가 높다. 이런게 가능한 것은 사회를 강하게 평준화하는 복지제도와 안정성, 이를 뒷받침하는 교육이다.

 이 책은 이들 북유럽 4개국중 덴마크를 다룬다. 덴마크는 한때 그린란드를 포함 지금의 유틀란드 반도와 북부독일의 광활한 땅, 그리고 노르웨이를 갖고 있었다. 영국을 정발해서 노르만 왕조를 세운 것도 이들이니 한때 막강했다 할수 있다. 하지만 근대에 들어 나폴레옹 전쟁 중 프랑스 쪽으로 줄을 잘못서 노르웨이를 상실했고, 강해진 독일과의 전쟁에서 패해 유틀란드 반도 남부의 그나마 농사잘되는 기름진 땅을 영구히 빼앗겼다.

 이런 일어나기 힘든 상황에서 덴마크 국부인 그룬트비는 다함께 행복한 사회를 건설한다. 그리고 그 기반은 교육이었다. 덴마크에는 3개의 독특한 학교가 있다. 폴케호이스콜레, 애프터스콜레, 프리스콜레다. 우리말로 하면 평민대학과 자유학교, 대안학교 쯤이 될듯 하다. 

 먼저 애프터스콜레다. 덴마크는 우리의 초중학교에 해당하는 8년의 학업후 학생들이 기술학교나 인문계 학교인 김나지움등으로 진학하기에 앞서 애프터스콜레로 진학할수 있다. 이 학교는 기숙학교로 학생들이 일이년간 공부하며 함께 생활하며 사립임에도 정부지원이 50%에 달한다. 덴마크 공립학교 학생들이 애프터스콜레로 진학하는 비율은 무려 40%에 달하며 이 마저도 점차늘고 있다. 학생들은 애프터스콜레에서 다른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요리와 운동, 예능등 다양한 특기적성교육을 받으며 자신의 진로와 자기자신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입장에서 보면 고교 진학전에 일이년을 쉬어가는 셈인데, 한시도 쉴수 없는 말처럼 질주하는 우리의 시각에선 매우 독특한 과정이다. 한국에도 이와 비슷한 자유학기제와 자유학년제가 중학교에 도입되어 시행중이다. 아직 과정의 깊이나 일반 시민들의 반응수준이 낮지만 좋은 변화라 생각된다.

 다음은 폴케호이스콜레다. 평민학교인데 그룬트비는 이를 중시해 평민대학이라 이름 붙였다. 학업을 마친후 대학진학전이나 취업전 학생들이 많이 진학하며 주로 시골에 위치하여 지역사회에 밀착해있다. 연간 4만명이 진학하는데 이들의 인구가 600만이 조금 못미치는걸 감안하면 큰 숫자다. 단순히 적용해 한국으로 따지면 40만정도가 진학하는 셈이니 말이다. 이 학교 진학은 간단하다. 의지만 있으면 된다. 나이조건만이 있을 뿐이다. 여기엔 학위도 시험도 없으며 졸업장도 없다. 사회 여러계층이 모여 각 분야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는데 놀랍게도 국가정책에도 강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오일쇼크시기 원전도입 문제에서 반대 의견이 제시되었고 덴마크가 지금처럼 재생에너지 강국이 된 배경이 되기도 하였다. 성인세계에 입문하기전 다시 한번 자신의 진로와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와 고민을 하는 계기가 되는 학교이기도 하다.

 마지만은 프리스콜레다. 한국의 대안학교와 비슷한데 훨씬 진보적이다. 프리스콜레는 교육과정수립에 있어 국가 교육과정이나 다른 지역교육과정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일반시민들이 모여 자신들의 가치와 신념에 따라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할 수 있는 것이다. 국가는 이를 제약하기는 커녕 지원하는데 운영 설립 첫해 학생수가 12명만 넘으며 학교운영비의 무려 75%를 지원한다고 한다. 이는 매우 활성화되어 있어 학령기 학생의 무려 15-20%가 이학교를 다닌다고 하니 그져 놀라울 뿐이다. 한국의 대안학교는 대개 학력인정이 안되고 되는 학교의 경우 국가의 교육과정 구성을 많이 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다르다.

 덴마크가 행복한데는 이와 같은 교육조건 이외에도 사회의 여러조건이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큰 실업급여를 받아 사회안정성이 높고 때문에 다양한 도전과 이직이 가능하다. 또한 남편의 육아참여와 육아휴가 기간이 길다. 아이들에게는 많은 놀이시간이 주어지며 수업은 대개 프로젝트 학습으로 매우 학생주도적이다. 교육의 양과 수준 또한 적정하여 깊이 있는 학습과 생활과 관련한 학습이 가능하다. 담임교사가 3년 연속으로 학생을 지도하게 되어 있어 매우 깊은 신뢰관계와 학생이해가 이루어진다. 학생들은 자신의 성인이 되기 까지 충분히 고민할 시간과 기회가 주어지는데 이는 국가의 강한 재정지원으로 가능하다. 거의 모든 학비가 무료이며 준비기간에도 경제적 지원이 이루어진다.

 이런 사회적 요건이 받춰주니 이런 교육적 변화도 가능한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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