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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킹의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
스티븐 호킹 지음, 배지은 옮김 / 까치 / 2019년 1월
평점 :
작년 타계한 호킹 박사의 마지막 책이다. 유작으로 남긴 건 아니고 평소 여러 사안에 대해 남긴 인터뷰가 엮인 책으로 그래서인지 에세이 성격도 강하다. 중학교 2학년때 멋모르고 학급문고에 있던 시간의 역사를 본적이 있었다. 폼좀 잡아보려고 본건데 그걸 학급문고로 갔다 놓은 녀석이 그거 보고 이해가 가냐라고 비아냥 거린적이 있었다. 억지로 안다고 했는데 사실 무슨말인지 전혀 모르고 수면제로만 쓰곤 했었다. 하여튼......
책에서는 인류의 미래. 인공지능, 외계생명체, 미래예측가능성, 시간여행의 가능성 등 무겁고도 흥미로운 주제들에 대한 호킹의 생각이 담겨있다. 어려우면서도 쉬우며 재밌는데 우주이 시간과 공간에 대한 부분이 재미났다.
호킹에 의하면 우주는 물질과 에너지, 공간, 음의 에너지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물질과 에너지는 사실상 하나니 결국 우주는 3가지로 구성되는 셈이다. 음의 에너지는 좀 어려운데 호킹의 쉬운 비유에 의하면 언덕을 만들기 위해 흙을 파내면 그 흙으로 언덕이 생기고 파낸만큼 구덩이가 생기는데 이게 음에너지다. 우주가 생성되며 양의 에너지가 생겨 물질과 에너지를 이루고 같은 양만큼의 음에너지가 생겨났는데 이게 공간 전역에 퍼져 우주의 물질과 에너지가 마구잡이로 퍼지지 않고 모여 지금의 별들이나 은하를 이루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시간에 관한 설명도 재밌는데 시간과 공간은 오직 우주에서만 정의되는 개념이다. 시간이나 공간은 강한 중력장에선 왜곡되는데 블랙홀 안에서는 시간이 사실상 멈춰버리는 지점이 있기도 하다. 이런 블랙홀처럼 과거 빅뱅이 있기 직전 우주는 매우 작은 하나의 점에 불과했는데 이때의 중력이 엄청나니 시간은 멈춰있었던 격이며 빅뱅이전은 우주가 있기 이전이니 사실상 시간이 없는 셈이다. 결국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봤자 갈수 있는 곳은 빅뱅이전으로 우주의 생성 이유란걸 찾는 것도 우습지만 그걸 보긴 어려운 셈이다.
호킹은 양자역학에서 물질과 반물질이 그냥 여기저기 생겼다 없어지는 것처럼 우주의 빅뱅도 그러한 원리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으로 보는 편이다. 양자역학의 불확정성의 원리에 의해서 입자의 위치와 속도는 동시에 측정될수 없다. 때문에 입자는 파동함수에 의해서 어딘가에 있을 확률로만 위치외 속도가 계산되는데 호킹은 이게 물체의 크기와도 관련이 있다고 본다.
물체의 크기를 재려면 움직이는 물체의 끝을 알아야 하는데 끝부분의 입자역시 위치와 속도를 정확히 측정할수 없으므로 크기 역시 불확정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물체에 최고크기는 있다고 보았는데 무거운 물체일수록 최소크기가 작고 가벼운 것일수록 물체의 최소크기는 커지게 된다.
이 책은 이런 주제들을 다루고 있지만 대중적으로 인터뷰한 것이고 이 주제로 작심하고 쓴 것은 아니기에 과학적 깊이가 깊지는 않다. 하지만 흥미롭게 읽은 만한 책인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