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미래 - 화성 개척, 성간여행, 불멸, 지구를 넘어선 인간에 대하여
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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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기술의 발전을 두고서 갑론을박이 있다. 환경파괴와 우리 자신의 파괴 위험성, 자본주의의 폐해와 인간성 상실등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에 신중을 기하거나 그만둬야 한다는 입장이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인류의 지속적 발전을 통한 행복의 실현과 오히려 환경적 위협이나 언젠가 있을지 모를 외부의 위협으로부터의 보호를 위해 더욱 발전해야한다는 입장도 있다. 미치오 카쿠는 충분히 전자를 고려하겠지만 확실히 후자의 입장에 서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 책도 그런 입장에서 나온것이다.

 인간은 오래전 아프리카를 나와서 지구 전역으로 퍼져갔다. 그로인해 언어와 문화가 달라졌고 서로가 본래 같은 존재란걸 이해하기 힘들정도로 변해갔다. 하지만 결국 아직 완전히는 아니지만 서로가 같은 존재란걸 개념적으론 확실히 알게되었고, 서로 다른 종으로 분화할지도 모를만한 시점에 다시 연결되어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지구도 어느정도 확실히 장악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구엔 아직도 위험한 요소가 많이 남아있다. 스스로 초래한 온난화 환경파괴 그리고 핵무기와 화학무기 및 바이오무기는 인류전체를 절멸시킬만큼 충분하다. 거기에 정치적 미통합과 종교적 인종적 민족적 강등은 좀체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외부요소만이 아니다. 인간이 스스로 정신을 차릴지라도 현재 간빙기인 지금, 영화 투모루어처럼 갑작스레 빙하기가 시작된다면 감당할 방법이 없다. 살아남을지라도 대부분의 문명은 파괴되고 인구는 급감할 것이다. 거기에 화산과 지진으로부터도 안전하지 못하다. 공원전체가 분화구일 만큼 거대한 화산인 미국의 옐로우 스톤 공원은 주기상 분화시점이 멀지 않았다. 이게 분화하면 영화 2012처럼 그야말로 끝장이다. 우주도 문제다. 목성의 중력과 지구의 대기권이 상당히 보호를 해주지만 언젠간 반드시 떨어질 소행성을 인간은 막을 방법이 없다. 즉, 인간이 지구라는 행성에 머무른다면 어떤 요소로든지 적잖은 위기와 그로인한 멸종을 막을 방법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미치오 카쿠는 오래전 아프리카를 벗어난 것처럼 인간은 결국 지구를 벗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카쿠는 일전에도 미래의 물리학에서 행성의 문명을 3단계로 구분하였는데 1단계는 행성자체에 쏟아지는 항성의 에너지를 완전히 활용이 가능한 문명이며 2단계는 다이슨 스피어등을 활용해 자신의 속한 행성의 계의 모항성의 에너지를 완전히 활용할 수 있는 단계다. 그리고 마지만 3단계는 자신의 은하 전체의 에너지를활용하는 문명으로 은하 중심의 블랙홀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단계다. 카쿠에 의하면 지구는 0.7단계정도이며 앞으로 백수십년정도안에 1단계 문명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2단계 문명정도가 되어야 비로서 외부자연에 의한 멸망에 대응이 가능해진다. 2단계 문명에 도달하면 운석이나 소행성은 강력하게 발달한 로켓공학으로 해결이 가능하며 온실효과 역시 이미 수소에 기초한 에너지 운용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행성자체가 위협에 노출되어도 대규모 우주함대를 통한 이주나 최근 개봉한 중국영화처럼 행성자체의 위치를 옮기는 것도 가능해진다. 50억년후 적성거성으로 변한 태양을 피해 좀더 먼 자리로 피할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여튼 이는 먼미래이고 현시점에서 지구를 벗어날 가장 현실적인 장소는 달과 화성이다. 달에는 쓸만한 3가지 자원이 있는데 바로 얼음과 희토류, 헬륨이다. 달의 하루는 지구의 한달 기간인데 이로 인해 2주에 걸쳐 낮과 밤이 반복된다. 하지만 달의 극지방으로 가면 영구음지와 영구양지가 존재하며 영구음지에 수m두께의 얼음과 지하자원이 존재한다. 이를 개발할 만한 경제적 동기는 충분하며 달에대한 접근은 여기서부터 시작할 것으로 카쿠는 보고 있다.

 화성은 하루의 길이가 지구와 거의 유사하고 자전축의 기울기도 비슷하다. 거기에 대규모 물이 얼음형태로 존재하는데 이를 모두 녹이면 화성전체를 5-10미터 높이로 덮을 정도다. 이처럼 물과 지하자원은 풍부한데 비해 기체는 매우 부족하다. 중력이 지구의 40%에 불과하고, 이로 인해 기압도 낮다. 그래서 영화 마스와는 다르게 화성에서는 웬만한 폭풍우가 불어도 그 피해가 지구의 10%정도라고 한다. 사실 대기와 기온은 화성이나 달에서 큰 문제가 아니다. 심각한 것을 대기와 자기장의 미존재로 인해 태양풍과 플레어에 무방비고, 작은 미세 운석입자에도 치명적 손상을 입는 다는 것이다. 거기에 기압이 없거나 낮아 우주복이라도 벗을시 즉시 피가 끓게된다. 생각만해도 끔직한 현상인 것이다.

 이처럼 1단계 문명에서 우주로의 진출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2단계 문명부턴 점차 해볼만해진다. 우주로 진출하면서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현재의 로켓수준으론 다른 항성계로 진출할만한 속도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과 인간자체가 그 기나긴시간동안 생존하지 못하고 지구에서 진화한지라 우주환경에 도무지 견딜수가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2단계 문명에서 인간은 유전공학의 발달이나 로봇공학, 혹은 컴퓨터 기술의 발달로 거의 영생에 가까운 존재가 된다. 수명이 길어진다면 기나긴 우주여행도 정신적으로 버티는 것이 성공적이라면 가능해지는 것이다. 로켓의 수준도 지금과는 달라진다. 핵융합이나 반물질, 라이트세일형태의 이동으로 속도는 광속엔 아직 어림없지만 무척이나 빨라진다.

 어쩌면 굳이 인간이 가게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작은 라이트 세일을 운용해 광속의 20%가까운 속도를 얻고 그곳에 자기 복제가 가능한 로봇을 탑승시킨다. 그 로봇은 정착이 성공적이면서 자기복제가 가능한 환경과 자원을 가진 행성에 착륙해 문명을 건설하고 다시 라이트 세일을 구축해 새로운 자기 복제로못을 다른 행성으로 보내는 식으로 우주를 이동해나가는 것이다.

 인간이 가지 않아도 되는 방법은 또 있다. 다음 세기나 이번세기 말에 인간의 뇌를 완벽히 뉴런수준까지 복제하여 전송하는 휴먼커넥톰 지도가 완성될 예정이다. 이 기술은 인간이 육체라는 벽에서 정신이 자유로워지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데 광속인 레이저를 발사하여 다른 행성으로 이동하는 식이다. 물론 레이저를 수신할 기지국이 마땅히 필요하므로 사전에 광속엔 못미치지만 라이트세일로 로봇을 미리 보내 기지국을 건설하는게 전제다. 레이저로 다른 행성으로 광속으로전송된 인간은 그곳에서 유전공학으로 자신의 복제육체에 들어가든, 아니면 로봇아바타를 조종하든 어떤 형태로든 육체를 얻어 새로운 행성을 경험할 수 있다. 카쿠는 이게 관광처럼 될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기발한 생각이 어이없으면서도 놀랍다.

 3단계 문명은 영화 인터스텔라에 나오는 문명처럼 웜홀을 열거나 블랙홀의 이용마저 가능한 문명이다. 어차피 광속보다 빨라질 순 없으므로 이들은 시공간자체를 조종하는 방법을 택한다. 우리은하만 해도 지름이 무려 10만광년이다. 광속이더라도 은하 전체를 정복하는데는 10만광년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광속에 머무른다면  은하전체를 주무르는 3문명엔 도달할 수 없다. 이들은 웜홀을 열거나 목적지까지로의 공간자체를 구부리는 기술을 이용해 빠른 이동을 할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중력파로 통신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레이저는 전달 도중 다른 물질에 흡수되거나 산란되어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카쿠는 한 강연에서 3단계의 문명을 이야기하다 4-5단계의 문명도 있을 거란 꼬마의 발언에 코웃음을 쳤다고 한다. 그럴리는 없을 거라고. 그런데 집에와서 생각해보니 꼬마의 말이 맞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자신의 상상력이 부족했다나. 은하하나에 만족하지 않고 여러 은하를 거느리는 문명도 탄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카쿠의 이번 책은 매우 읽기 쉬운 편이고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우주항해를 떠나는 인간의 모험을 서술한 과학소설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 제러드 다이아몬드와 더불어 워낙 고령이라 걱정하는 저자중 하나다. 이번에도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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