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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문해력 -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 일체화와 과정중심평가 KEY
유영식 지음 / 테크빌교육 / 2018년 11월
평점 :
이 책은 교육과정 문해력에 관한 책이다. 문해력이란 글자그대로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하지만 그 글이 교육과정이라면 다소 복잡해진다. 책에 의하면 교육과정 문해력이란 국가에서 주는 교육과정 문서를 이해하고 이를 교사가 자신의 전문성과 학교 및 지역사회의 사정을 고려하여 재구성하여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이 일체활 될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능력이 되는 것이다. 이것의 달성을 위해 책에 등장하는 교육과정의 체계를 정리해보았다.
1. 교육과정
우리나라는 교육과정을 미군정하의 교수요목기부터 시작해 이후 1차교육과정이라는 이름을 따기 시작해 7차교육과정까지 거의 헌법개정과 비슷한 순으로 개정해왔다. 백년지대계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교육이 전면적으로 정권마다 바뀌자 7차 이후로는 수시개정이란 말로 전면개정을 뜻하는 몇차식의 용어는 버렸다. 하지만 그후로도 정권에 맞게 전면에 가까운 개정이 여러차례 이루어졌고, 2015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되던 2015개정교육과정이 올해부턴 전학년에 적용되게 되었다.
2. 역량중심교육과정
2015개정교육과정은 역량중심교육과정이다. 교육계에선 장학사든 각 학교에 교육과정담당자든 교장이든 교감이든 누구나 역량을 많이 말하지만 정작 역량이 무엇인지 속시원하게 말해주는 사람은 드물다. 역량은 쉽게 말해 뭔가를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 우리 교육이 걷는 방법에 대한 지식을 암기시키고 선다형으로 옳게 걷는 방법을 고르게 했다면 역량교육과정하에선 실제 맥락에서 걷는게 중요시된다. 때문에 2015개정교육과정에선 학생이 학습한 것을 맥락에 맞게 실생활에서 할수 있는 것이 중요하며 교육의 총력은 여기에 집중된다.
하지만 교육목표인 역량의 배양은 결국 학생이 자라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기에 미래와 관련되며 당연히 4차산업혁명과 연결된다. 그래서 미래사회에 필요한 6가지역량이 선정되었고, 이들은 자기관리역량, 지식정보처리역량, 의사소통역량, 창의적사고역량, 공동체역량, 심미적 감성역량들이다. 이것들은 교육과정의 전체를 다룬 총론에 해당하는 내용이며 모두 알다시피 총론 및에는 각 교과인 각론들이 자리한다.
3. 성취기준
때문에 각 교과들은 이 6가지 역량의 배양에 해당하는 각 교과의 지식, 기능, 태도의 정수들을 모아냈으며 이것들이 각 교과에서 학습자가 꼭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되는데 이 녀석들의 이름은 바로 '성취기준'이다. 성취기준은 [3국어01-03]이런 식으로 표기되는데 앞의 3은 학년이며 과목이름 다음의 01은 각 교과의 영역, 그리고 마지막 03은 그 영역에서 세번째 성취기준이라는 의미이다.(암호같다.) 즉, 이에 따르면[3국어01-03]은 3학년 국어교과의 첫번째 영역인 듣기말하기의 세번째 성취기준이란 뜻이된다. 정부가 조만간 도입하려는 절대평가 형태의 성취기준평가제는 지금까지의 상대평가를 버리고 모든 학생이 이 성취기준에 도달하게 하는 형태로 평가제를 전면 바꾸려는 시도라고 볼수 있다.
하여튼 이 역량과 그 역량의 달성을 위한 각 교과의 성취기준까지는 교사가 손댈수 있는게 전혀없다. 위에서 무조건적으로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교사가 성취기준 두세개를 엮에서 재구조화하는건을 허락한다. 하지만 하나하나성취기준 자체를 완전히 바꾸거나 첨가하는건 불가능하기에 각 교과의 교육목표로서의 성취기준은 개개인의 교사가 받아들여야하는 부분이 되고 만다.
4. 교육과정의 재구성
우리가 사용하는 각 교과별 교과서는 바로 이 성취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단원을 만들고 그 안에 소단원들을 채워넣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과서는 그냥 성취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누군가 만들어 놓은 하나의 교수학습자료에 불과하게 된다.
그리고 다행히도 이 성취기준의 수는 생각보다 그리 많진 않다. 게다가 교과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폭넓게 서술된 경우가 많아 구체적인 실현방법에서 교육전문가인 교사의 손길이 침투할 여지가 많아진다. 즉, 재구성이 상당히 가능해지는 것이다.
만약 우리반에 다문화 아이들이 많다면 국어를 비롯한 다른 교과를 엮어 '다문화'를 주제로 여러 성취기준을 모아 다문화 이해도를 높이는 형태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다. 국어시간에 다문화 관련 책을 함께 읽고, 사회시간에 지역의 다문화 센터를 견학하여 사례를 조사발표하고, 국어시간에 그 사례들에 대해 토의 토론하고, 각 토론결과의 학습의 결과물들을 미술시간이나 실과시간을 활용해 ucc나 자료로 제작해 발표회를 갖는 형태로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런 형태의 재구성을 통해 교사는 교과서를 벗어날 수 있게 되며 학습자의 실생활과 지역사회의 현실과 무관한 교육과정과 수업을 학습자의 실생활에 매우 밀접하게 구성할 수 있게 된다.
5. 수업
교육과정이 재구성되면 수업역시 변화한다. 교과서만으로 주어진대로 수업한다면 아무래도 전국표준적이고 일제식 스타일의 강의식 수업이 발생하기 쉽다. 하지만 위처럼 주제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한다면 온책읽기 활동이 생겨나고, 토의토론식 수업이 발생하며, 프로젝트 학습이 진행된다. 학습자 중심의 수업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지식중심의 수업에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이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행동하면서부터 배우는 것도 있겠지만 당연히 지식의 학습이 필요하며 일제식 수업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지식을 얻는 수업도 학생중심의 배움중심수업으로 구성해 나갈수 있으며 과감히 '거꾸로 수업'등의 형태로 강의식으로 미리 제공할 수 도 있다.
6. 평가
2015개정교육과정에서는 과정중심평가를 강조한다. 즉, 평가를 수업과 별도로 행하지 말고, 수업과 평가가 자연히 어우러져 이루어지도록 하라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다문화를 주제로 실컷 토의토론을 하게 하고, 온책 읽기를 하게하고, 직접조사발표까지 시키는 등의 수준 높은 수업을 하고도 정작 평가는 시험지에서 선다형으로 행할 수 있다. 이는 수업과 평가가 분리된 것으로 좋지 못한 평가가 되며 역량을 측정하는데도 실패한 타당도가 떨어진 평가가 된다. 수업을 위처럼 구성하였다면 학생이 토의 토론 하는 모습을 관찰하고 평가하며 조사발표한 것을 수업과 동시에 평가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과정중심평가는 이루어지며 수업 및 교육과정과도 일체화되게 된다.
또한 과정중심 평가는 일회성 평가도 지양한다. 학생에게 여러 번의 도전기회를 주어 중간중간 피드백을 통해 성장하여 궁극적으로는 모든 학생이 성취기준에 도달하게 하여야 하는 것이다.
학생이 다문화 센터의 실정과 정책에 대해 조사발표를 한다면 중간 점검을 통해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마지막 결과물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올 수 있게 하는게 그런 방법이다. 여기서 피드백은 반드시 성취기준에 미도달하는 현재점을 보이는 학생뿐 아니라 잘하는 학생도 해당한다. 잘하는 만큼 더 난도 높은 과제를 추가로 부여하거나 난이도를 높여 그 학생 역시 더욱 성장하게 도와주는 것이다.
7. 기록
매우 바쁘지만 교사는 이런 재구성을 통해 이루어지는 수업현장과 과정중심평가속에서 학생들의 상황과 발달과정을 기록해야한다. 그리고 이런 기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나이스나 학교별 성적표에 수록해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기록이 온전히 마무리 되었을때 교육과정 문해력을 가진 교사에 의한 올바른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가 일어나게 된다.
8. 백워드형 교육과정 설계
이 책에서 교육과정 재구성의 방안 중 백워드형 설계가 인상에 남았다. 기존 교육과정 재구성은 교사가 주제를 정하고 성취기준을 파악하여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수업을 진행하며, 평가문항을 개발하는 형태였는데,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백워드형은 반대로 일이 진행된다. 교사가 주제를 정하고 필요한 성취기준을 모으는 것 까진 같지만 이후 바로 평가를 구성한다. 즉, 다문화라는 주제로 토의토론에 관한 성취기준을 사용하기로 했다면 '다문화를 주제로 토의토론을 하는 수행평가 문항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수업은 바로 이 수행평가 문항을 학생들이 해결할수 있도록 진행된다.
비슷한 것 같지만 이 방식이 훨씬더 손쉬우며 저자가 연수한 많은 교사들이 이 방법으로 성공적으로 교수평일체화를 이루어냈다고 한다.
이 책은 복잡하고 잘 다가오지 않는 2015 개정교육과정에 대한 매우 상세하고 강력한 가이드였다. 많은 교사들이 개정교육과정에 대해 부담을 갖고 어려움을 느끼는데 이 책을 읽는다면 많은 도움이 될거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