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라야의 지하 비밀 도서관 - 시리아 내전에서 총 대신 책을 들었던 젊은 저항자들의 감동 실화
델핀 미누이 지음, 임영신 옮김 / 더숲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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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게도 시리아내전에 대해 잘 모른다.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한 이승우가 2015년에 16세이하 아시아 대회에서 대파한 팀이란 기억, 그리고 내전중임에도 2018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플레이오프까지 갔다는게 다다. 그러고 보니 모두 축구다. 하여튼.

 그래서 이 책을 보고 시리아내전을 찾아봤다. 시리아는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로 이슬람은 주지하다시피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뉜다. 다른 국가들처럼 시리아도 수니파를 믿는 국민이 다수지만 집권세력인 아사드 집안은 시아파다. 이들은 2대에 걸쳐 독재를 행하고 있는데 이런 독재에 대한 반발과 종교탄압은 시리아국민들의 마음속에 점차 자유에 대한 갈망을 키운다.

 2001년경 리비아와 이집트에서 독재자가 쫓겨난 아랍의 봄이 이 갈망에 불을 지펴 시리아에서도 자유반군이 생겨난다. 겁이난 아사드 정권은 폭압으로 이를 진압해 왔고, 시리아와 군사동맹을 맺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도 따랐다. 이에 유엔은 시리아 사태에 개입하고 싶었으나 안보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 그리고 시리아 자유반군속에 독버섯처럼 싹튼 다에시(IS)로 인해 실행이 어려웠다. 이 사태는 거의 10여년 이상 현재진행형이며 시리아 국민들은 난민으로 수백만이 인접국가로 흩어져 있는 상태다.

 이런 지옥 같은 상황에서 시리아의 한 도시 다라야에서 사람들은 책을 읽기 시작한다. 매일 같이 헬기로 드럼통 폭탄이 떨어지고 도시는 고립되어 모든 물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였다. 다라야는 원래 집이 많은 도시라는 뜻인데 아사드 정권의 탄압이후 고립되고 폭격을 맞으면서 25만에 달하던 인구는 불과 2만 5천정도로 줄어든다.

 이들이 책을 읽게 된건 좀 우연이다. 책을 많이 보관하고 있던 다라야지역의 한 교장의 집이 폭격당하면서 폐허속에서 책을 발견하게 된것이다. 평소 책을 읽지도 관심도 크게 없던 이들이었지만 책은 그들에게 구원으로 다가온다. 폐허속에서 책을 모으기 시작했고, 어느 덧 비교적 안전한 건물에 도서관이 설립된다.

 사람들은 위험을 무릎쓰고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하여 돌려 읽고 토론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가난하고 파괴된 그들의 영혼에 하나의 구원이자 저항의 수단으로 다가온다. 아사드 정권은 자신에게 반대하는 교양을 가진 식자층을 싫어했고, 그들을 잠재적 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책을 통한 교양의 형성과 자신들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인식은 그들의 저항의식을 강하게 하였고, 몸은 구속되었을 지언정 영혼을 자유롭게 만들어나갔다.

 2015년정도에 접어들며 국제사회의 중재로 자유반군과 독재정권사이에 평화협정이 이루어진다. 다라야 사람들은 많은 지원을 기대했으나 서로 눈치를 보는 국제사회의 지원은 비교적 냉담했고, 그들은 결국 자신들을 구원할 것은 스스로임을 깨닫는다. 하지만 아사드 정권은 평화협정기간에도 폭격과 도시의 포위를 지속하였고, 악화되는 상황속에서 결국 다라야 사람들은 독재정권과의 협상을 통해 강제철수에 합의한다.

 이렇게 그들은 다라야에서 빠져나오게 되며 자신들과 여러 앱과 인터넷, 휴대전화로 간신히 연락을 주고 받았던 책의 저자와 만나게 된다. 이 책은 그들와 수년간 연락했던 저자의 기록물이다. 과연 이런 상황속에서 나는 책을 읽으며 더 저항하는 나를 온전히 만들수 있을까 고민해보았고 예전에 말기암임에도 끝까지 독서를 중지하지 않고 생을 붙잡아나가다 죽은 지인이 생각났다. 그리고 감옥속에서 오히려 많은 책을 읽고 생각을 만들어나갔다던 신영복과 신해철도 생각났다. 이런걸 보면 책은 한 사람의 영혼을 잡아주고 생을 완성시켜나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사람의 주위에는 항상 책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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