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하나의 정치적 소원이 있다. 바로 죽기전에 딱 한번이라도 보수정당에 투표해보는 것이다. 과거엔 투표연령이 지금보다 높았기에 만 20세가 넘어 투표를 시작한 이후로 대선이든, 총선이든, 지방선거든 단 한번도 보수정당에 투표해본일이 없다. 기껏 저지른 일탈은 늘 승리를 위해 투표하던 야당이외에 비례대표정도로는 진보정당을 찍는 것이 고작이었다.

 내가 보수정당에 투표하는 경우는 딱 두가지일 것이다. 아마도 하나는 정말로 보수정당이 일본우경화세력과 협력하여 북한을 적대시하여 공존해나가는 망국의 길에서 탈피하여 정치적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그리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진정한 자본주의 질서를 확립해나가며, 국익이란걸 진정으로 우선시하는 그야말로 진정성 있는 보수로 환골탈태를 하는 경우다. 지금의 그들은 사익이 우선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아마도 나의 재산이 정말로 많아져서 나의 이득이 우리나라 보수정당의 그것과 상당히 일치하게 되는 경우다.(물론 나의 하는 짓과 직업으로 봤을때 매우 희박한 가능성이다.) 나에게 다가오는 심각한 재산상의 손실을 각오하면서도 정의를 택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단순히 재산이 많아진다고 해서 모두가 보수적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기에 이 역시도 두고 볼 일이다. 그냥 상상속에 기대하는 재밌는 희망사항일 뿐이다.

 어쨌든 지금의 민주사회는 크게 진보와 보수로 구분되며 이는 미국도 우리나라도, 일본도, 유럽의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새가 좌우로 난다지만 불운하게도 좌우가 균형적이거나 합리적인 경우는 드물다.  그리고 이는 많은 국가에 불행을 몰고온다.

 최근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었다. 유시민 작가의 책을 여러권 보았지만 이 책은 유시민작가가 정치권에서 쓰라린 패배와 실패를 겪고, 다시 사람 유시민으로 돌아와 낸 첫 책이다. 그래서인지 그 어떤 책보다도 작가 유시민이 잘 드러난다. 책은 유시민의 다른 책들 보다 월등히 읽기 쉬운 편인데 아무래도 지식보다는 삶에 대한 유시민의 깨달음이 책의 주내용이기 때문이다.

 인상적인 부분은 앞서 말한 진보와 보수의 구분이었다. 대개 우리는 진보와 보수를 문과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는데 유시민은 의외로 양자의 구분을 과학적으로 한다. 유시민 작가 책을 보면 그가 생각보다 꽤 과학적 소양이 있음을 알게 된다.

  유시민은 우선 진보주의는 보수주의와 마찬가지로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철학이나 세계관이라고 볼 수 있으며, 진보주의는 어떤 이론의 집합이라기보다는 타인과 세상을 대하는 감정 또는 정신적 태도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이런 주의는 감정이나 정신적 태도이기 때문에 당연히 절대적이 아닌 상대적인 것이며 이를 타인에게 강제하는 것이 옳지 못한 일이 된다. 여러 보수논객과의 토론에서 당연히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당신이 그렇게 생각할 수 도 있다고 말하는 작가의 언행은 이런 생각에서 비롯된 것 같다.

 유시민은 이어서 보수정당을 싫어한다고 솔직히 고백하는데 그 이유는 보수정당이 인간의 여러 본성 중 진화적으로 익숙하고 생물학적으로 자연스러운 부분을 대변하고 부추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물질에 대한 탐욕과 이기심, 독점욕, 증오, 두려움, 강자의 오만, 약자에 대한 괴롭힘 등인데 이런 태도는 보다 원초적인 것인 것이고 인간의 욕망과 본능에 가장 가깝게 자리한다.  유시민은 이런 것에 보수가 기반하기에 상대적으로 인기도 높고 결집이라는 것이 보다 잘 된다고 다른 책에서도 밝히고 있다.

 반면 그가 지지하는 진보정당은 인간 본성 가운데 진화상 새롭고 생물학적으로 덜 자연스러운 자유, 정의, 나눔, 평화에 의존하며 이런 것은 비교적 늦게 진화한 인간의 이타심에 기반하는 것들이다. 유시민은 이런 이타적 본성과 공감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연대라고 칭하며 이 연대가 일 놀이 사랑과 더불어 삶을 가장 의미있고 품격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진보와 보수를 과학적으로 구분한 책은 하나가 더 있다. 똑똑한 바보들이다.

 이 책은 미국에서 나온 책으로 보수와 진보주의자가 서로 다른 뇌를 가졌다는 생각에 기반한다. 인간에게는 경험에 대한 개방성과 성실성, 신경증성, 외향성, 친화성이 있는데 진보와 보수주의자는 개방성과 성실성에서 차이를 나타낸다. 진보주의자들은 개방성이 있어 강정을 보이는 반면 보수주의자는 성실성에서 강점을 보인다.

 실제 양자의 생활공간을 비교하면 진보주의자는 여러 경험을 나타내는 물건과 새로운 것 물건이 비교적 어지럽게 널린 반면 보수주의자들은 성조기나 국가의 상징물, 달력, 스캐줄 관리, 청소도구등이 가지런히 정렬해있다.

 또한 보수주의는 애매모호한 것에 대한 인내력이 부족하고 독단적이고, 죽음을 두려워하며 사고과정이 덜 통합적이고, 종결에 대한 욕구가 크다. 그리고 진보주의자는 이외 정 반대다. 양자는 뇌에서 차이가 나타나는데 보수주의자는 편도체가 발달하고 진보주의자는 회백질이 발달한 편이다. 편도체는 공포와 관련한 본능이 깊이 관련하 부분이며 회백질은 비교적 최근에 발달한 이성과 사고의 부분이다.

 하지만 비교적 현대사회에 유리해 보이는 진보주의자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대개 재산의 형성이사회적 성공부분에서 진보주의자보다는 보수주의자가 더 유리한 것으로 드러난다. 또한 정치적 싸움에서도 집결력이 강한 보수가 진보를 이기는 경우가 더 많다. (우리역사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이처럼 두 책은 진보와 보수가 상당히 선천적인 성향을 갖고 형성됨을 말한다. 물론 유시민이 책에서 말한 것처럼 생리적 변화로 사람은 나이가 들어가면 보수화되는 경향을 띈다. 실제로 진보가 보수화 되는 경우는 상당히 많지만 보수가 진보가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때문에 양자를 서로로 변화시킨 다는 것은 오른손잡이가 왼손잡이가 되고 왼손잡이가 오른손잡이가 되는 것 보다 더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양자가 서로 받아들이기 이해하는게 어렵다면(특히 성향상 보수가)서로가 힘을 가졌을때 상대방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부수는걸 막는 것 정도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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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3 20: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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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3 22: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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