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ㆍ고등학교 과정에서 배우지만 대부분 잊어버리게 되는 것들 중 하나에 음악 용어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물론 잘 기억하고 계신 분들도 있지만 생활 속에서 멀어지면 기억 속에서도 대부분 멀어지기 마련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아다지오(adagio)는 이탈리아어 음악 용어이다. 검색해보니 아다지오는 '천천히 걷는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안단테(Andante) 보다는 느리고, 라르고(Largo) 보다는 약간 빠른 템포라고 써있다. 물론 들어보면 바로 이거구나 싶다. 

이 용어는 발레에서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아주 우아하게 움직이는 동작이나 춤을 뜻하는 발레 용어가 아다지오인 것이다. 음악에서의 아다지오도 정말 정말 아름답고 우아하다. 한마디로 환.타.스.틱.하게 우아하고 판.타.스.틱.하게 아름답다. 아다지오는 각종 협주곡의 2악장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한다. 그래서 아다지오라고 하면 으레 협주곡 2악장이구나 생각한다. 





[[[ 라두 루푸의 연주를 링크하고 싶었지만 실황 영상이 없다. 차선으로 영상이 있는 연주로는 단연 최고요 으뜸인 엘렌 그리모(Helene Grimaud) 와 파보 예르비(Paavo Jarvi)의 협연이 있다. 아다지오다!  아... 베토벤이여!!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 것은 이 곡 때문은 아닙니다만 어찌하면 곡을 이토록 아름답게 쓸 수가 있단 말입니까....!! 들리지 않는 귀를 하고서 이렇듯 말로는 다 형용할 수 없는 곡을 어찌 써 낼수가 있단 말입니까!!

이 연주는 그저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다. 경건하며 성스럽고 성스럽다.  그리하여 사적인 생각으로는 '베토벤은 이런 연주를 원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실황을 이 두 사람이 보여주고 있다. 이 영상을 남겨준 그리모와 예르비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



얼마 전, 라두 루푸(Radu Lupu)가 연주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음반 사진을 보게되었다. 내게있어 이런 조우는 사실 깜짝 놀라운 수준이다. 반가움과 놀라움이 함께하는 순간이다.

라두 루푸 선생은 1945년에 루마니아에서 태어나 2022년 불록(不祿)하셨다. 그는 70년대 콩쿠르 헌터였다. 라두 루푸의 특성은 음악의 내면화에 있다. 그의 내밀한 성격탓인지는 모르겠다. 글렌 굴드가 자신의 연주를 만들어가는 스타일의 연주자 였다면, 라두 루푸는 곡 안으로 파고드는 스타일이었다.



다시 말해, 글렌 굴드에게 작곡가는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였다면 라두 루푸는 작곡가와 무언의 소통을 더 중시했다고 볼 수 있다. 굴드는 자신을 더 드러내고 싶어했고, 라두 루푸는 자신 보다 곡을 더 드러내고 싶어했던 것이다. 이런 라두 루푸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글렌 굴드를 사랑하지 않는 다는 뜻은 아니다. 그는 또 다른 이유로 사랑하고 있으니 말이다. 일단, 굴드 팬님들의 눈치를 아니 볼 수 없음을 고백하는 바이다. 굴드를 언급할 때는 살얼음 판 위를 걷듯 조심 해야한다. 굴드의 팬들은 거의 카르텔이고 엄중하니까) 



그리하여 라두 루푸의 연주는 음악가에게도 감명을 준다. 라두 루푸는 기교로 말하지 않는다. 화려하게 치장하지도 않는다. 대신 자신 스스로 음악 안으로 들어간다. 청중들을 끌고서 말이다. 청중들도 함께 그 음악 속으로 빠져든다. 그는 자신의 영혼을 통해 음악 본연의 영혼과 청중들의 영혼을 마주한다. 아.... 라두 루푸여....!



그러나 아쉽게도 라두 루푸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시디를 찾아낼 수가 없다. 15분씩 나누어 2회에 걸쳐서 찾아봤으나 허사였고, 눈이 아프고 두통이 와서 도중에 그만 뒀다. 대체 엇다 둔거지!!! 아놔~! 요즘은 시디로 음악을 듣는 시대가 아니다. 온라인과 이어폰의 시대인 것이다. 그러다보니 시디는 찬밥이고 막 굴러다닌다. 그 결과 각자 시디들의 주소를 잊은지 오래인 것이다. 이제 찬밥인가... 그러나 꿩대신 닭이라고 내게는 같은 곡으로 가장 매력적인 짐머만과 번스타인을 찾아냈다.



피아노 협주곡 5번의 작곡 시기는 1809년이다. 베토벤의 나이 40세였다. 20대 후반부터 청력에 이상이 왔고 40대 중반의 청력은 완전 상실되었다. 40세의 청력은 피아노의 진동으로 작곡을 해야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이런 아다지오를 창조해낸 것이다. 베토벤은 악성이다!



[[ 시디는 스크래치에 너무나 민감하다. 시디에 때가 뭍어도 함부로 닦아 낼 수가 없다. ]]]



아래는 동호회 'go 클래식'으로, 16만명이 모여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고전음악 동호회이다. 연주 정보는 물론 음반, 음악가에 관한 거의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다. 연주에 대한 평가를 알고 싶다면 단연 이곳이다. 고전음악의 입문자부터 최고수까지 죄다 모여있는 유일한 곳이 아닐까 싶다. 혹여 고전 음악에 관심이 있는 분이 계시다면 이곳에서 정보를 찾아 참고할 수가 있다. 입문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모두 가지고 있는 유일한 곳이다.

물론 음반을 판매하는 곳은 아니다. 음반 구매는 알라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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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6-03-10 22: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클래식은 문외한이지만 음악 빠르기의 클래식 용어를 노래에 맞춰 불러 외우던 기억은 나네요.
라르고 아다지오 안단테 모데라토......산토끼 노래에 맞춰서 말이죠.

차트랑 2026-03-11 07:54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잉크냄새님,
저의 서재를 찾아주시어 정말 고맙습니다.

생각해보니,
잉크냄새님께서는 훌륭하신 음악선생님을 만나셨군요.
여전히 잊지 않고 기억을 하시는걸 보니 말입니다.

저의 음악선생님은 파마머리를 한 남자셨는데
회상해보니 무서웠던 기억을 남겨주셨네요.
회초리를 쓰셨거든요.
음악 시간이 무서웠어요 ㅠ

음악 시간이 기다려지고 가슴설레는 시간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음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많이 아쉬워지네요^^

좋은 하루 되십시요 잉크냄새님~



니르바나 2026-03-12 1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차트랑님,
처음으로 차트랑님 서재에 댓글로 인사드립니다.^^

라두 루푸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연주를 좋아하시는군요.
요즘 세상이 음원, 스트리밍의 시대라 씨디를 푸대접을 하지만 이 분야 전문가의 이야기로는
씨디를 직접 헤드폰으로 들어보면 음질이 훨씬 낫다고 하더군요.

저도 학창시절에는 비싼 오디오와 LP음반 가격 때문에 제대로 된 클래식 음악을 듣지 못하고 지냈습니다.
클래식 입문은 지금부터 24년 전에 알라딘 온라인 서점과 거래를 트고 알게 된
알라딘 서재에서 활동하던 매너리스트 등 여러분의 클래식매니아들 덕분입니다.
이 분들이 소개해주는 음반과 더불어 알라딘에서도 적극적으로 클래식 명반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결정적으로 고가의 LP대신 저렴한 CD가 진입장벽을 낮춰 주웠구요.
여러모로 저의 클래식 입문을 도와주신 알라딘 서재지기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그때 알게 된 대한민국 최대의 클래식 동호 커뮤니티 Go! 클래식, 일명 고클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고클이 음반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지만 저의 경우 수적으로는 최대로 많이 구매한 곳도 고클이었습니다.
고클 신품 장터가 그곳입니다.
지금은 판매자들이 몇분 없지만 그 시절에는 메이저 판매자(?)가 몇분 계셔서 많은 전집 음반들을 판매하셨지요.
알라딘에서 구할 수 없는 음반들도 그렇게 해서 여럿 만났습니다.

차트랑님이 적어주신 대로 짐작해보면
대한민국에서 클래식 음악을 애호하는 인구는 20만명 쯤 되지 않을까 추산해봅니다.
물론 저의 좁은 소견입니다. ㅎㅎ

차트랑 2026-03-12 17:25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니르바나님,
저의 서재를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고전 음악을 접하신지 24년이면 어마어마한 공력을 가지신 분이시로군요!!
그리고 고클래식동호회 회원을 여기서 뵙다니, 더욱 반갑습니다.
사실은 니르바나님의 서재에서 풍월당과 당주의 이름
그리고 국내 말러 전문가의 이름등을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해외 유명 연주단체의 단원들도 들렀다 가는 곳이 풍월당인데
위 사실들 만으로도 니르바나님은 고전음악에 관한한 평범한 분은 아니시지요~

음반구매는 주로 풍월당을 이용했고
(알라딘, 미안~)
고클에서는 해외 공구를 많이 이용했습니다.
정말 좋은 다수의 음반들(특히 전집)을 고클 해외 공구를 통해 얻은듯 합니다.
(알라딘에는 알리고 싶지않은 사실입니다만 ^^)

대한민국 고전음악 애호 인구가 20만명 정도로 추산이 되는군요.
계산기를 써보니 0.5 % 미만의 비율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너무 적은듯요 ㅠ
교육환경의 영향일까요...

그나저나 고전음악의 대 선배님을 이곳에서 뵙게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니르바나님!!!

대단치는 않겠습니다만 음악관련 포스팅 있을때
또 와주세요~~~^^

편안한 오후 되십시요 니르바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