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99
로스 맥도날드 지음, 강영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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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뒷면에 소개된 짧은 문장들이 사람들의 말초신경을 건드리는 게 참 마음에 안 들었다.

게다가 굳어버린 남자 미라를 닮은 조각상이 놓여진 가운데 배경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사람들 형체와

피를 연상시키는 짙은 붉은 색과 검고 푸른 색들 또한 표지로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다 읽기 전까지는.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소름이 돋는다는 표현 그대로 머리카락까지 쭈볏 서버렸다.

추리소설에 푹 빠진 사람들이 원하는 게 바로 이런 거다.

범인이 누구인지를 끝까지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흥미를 느끼게 하는 작품!

콘스탄스와 딜로니, 헬렌의 죽음과 연관된 한 사람의 욕망은 집착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그런 광기를 어줍잖게 갖고 있는 듯한 내 모습에도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정말 사랑이라는 건 그렇게 집착을 동반하는 걸까?

그런 집착이 결혼에서 오는 거라면 그런 제도야말로 사라져야하는 게 아닐까?

사랑은 인간의 감정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고, 가장 어려운 시기에 남다른 빛이 되어 살아갈 힘이 되어준다지만

그 사랑이 새로운 가족을 구성하는 결혼이라는 제도에 묶였을 때는 이런 소름끼치는 일도 벌어지는 것이다.

으..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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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나침반 - 전3권 세트
필립 풀먼 지음, 이창식 옮김 / 김영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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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읽을 때만 해도 뒷이야기가 이렇게 풀려나갈 줄은 짐작도 하지 못했다.

사실, 영화를 먼저 봐서 그런지 매 장면마다 영화의 장면이 오버랩되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는데

문장을 읽으면서 상상을 하는 즐거움을 영화가 망쳐버렸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원작을 먼저 보기를 권한다.

아이들이 읽는다고 책상 위에 쌓아 놓더니 금세 1권도 못 읽고 던져두길래 너무 두꺼워서 그런가?

(1권이 400쪽, 2권이 502쪽, 3권이 632쪽이니 모두 모두 1534쪽이나 된다!!)

하였지만 다 읽고보니 이건 아이들이 소화할 내용이 아니다.

<반지의 제왕>에서처럼 인간과 모든 생명체들의 선과 악에 대해 다루고 있고

<반지의 제왕> 주인공 프로도가 모르도르의 깊은 불길 속으로 절대반지를 버리러 가는 힘든 여정을 겪듯이

리라도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선택된 자로 그녀만의 힘든 길을 걷는다.

물론 닮은 점은 또하나 있다.

프로도 곁에서 많은 친구들이 도와주는 것처럼 리라 옆에도 많은 친구들이 든든한 후원군이 되어준다.

영화에서 익숙한 흰곰왕 이오레크, 기구조종사 리 스코즈비, 잠자리를 타고 다니는 작은 스파이들인  갈리베스피인들,

집시들, 하늘을 날아다니는 마녀 세라피나 페칼라, 만단검을 가진 윌과 리라가 목숨처럼 사랑하는 데몬 판탈라이몬.

그밖에 등등..무수히 많은 사람들과 동물들과 알 수 없는 생명체들은 리라에게 기꺼이 도움을 주었다.

 

첫 편부터 등장하는 '더스트'의 존재는 끝이 날 때까지 끊임없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다른 세계에 살던 메리박사가 지칭하는 '섀도'나 또 다른 세계에 살던 뮬레파들이 지칭하는 '스라프'나

모두 동일하게 사용되는데 모든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근원물질이기도 하고, 살아가게 하는 힘인데

그 생명체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인해 확장되기도 한다.

한 가지 더 마음에 드는 생각은 다른 세계로 드나들 수 있는 창을 만드는 만단검은 무엇이든 벨 수 있고

심지어는 유일신마저 벨 수 있다는 것이다. '신은 없다'라고 외치는 작가의 목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

사실, 신은 없다 보다는 모든 사물에 정령이 깃들여 있으니 그런 자연 세계를 지키라는 말이 더 큰 공명이 되어 울리지만.

 

'데몬'의 존재 역시 내게 즐거움을 주었는데, 리라가 사는 세계에서는 사람들 마다 자신의 영혼을 닮은 데몬을

하나씩 데리고 다니는데 그 데몬들과 멀리 떨어지거나 데몬이 죽으면 사람도 죽게 된다.

다른 세계에 살던 윌에게는 보이는 데몬은 없지만 그도 나중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자신도 리라와 같은 데몬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결국, 데몬이란 생명체에 결합되어 있는 정신이나 영혼을 가리키는 말인 것이다.

내 데몬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너무 두꺼워서 들고다니면서 읽기도 힘들었고 새벽까지 읽느라 힘들었지만 요 근래 읽은 판타지 소설 중 최고다.

어린 친구들은 어려울 테고 적어도 중학교 이후부터 읽는 게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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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 - 2단계 ㅣ 문지아이들 8
수지 모건스턴 지음, 김예령 옮김, 미레유 달랑세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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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깨지 않고 자고 싶을 때 쓰는 조커' 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며칠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머리로도 다시 읽어나가는 동안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의 경이로움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책에 등장하는  멋진 선생님들 - <퀴즈 왕들의 비밀>의 올린스키 선생님, <달걀은 달걀로 갚으렴> 의 문 선생님,

<헨쇼 선생님께> 의 헨쇼 선생님, <프린들 주세요> 의  그레인저 선생님, <너는 닥스 선생님이 싫으냐>의 닥스 선생님.

모두들 참 근사하고 존경받을 만한 분들이지만 으뜸을  뽑자면 바로 이 책 속 주인공인 노엘 선생님이다.

수업이 너무 재미있어서 '수업을 받기 싫을 때 쓰는 조커' 도 안 쓰게 만들고, 학교 가는 일이 너무 즐거워서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조커'도 쓸 필요가 없게 만드신데다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아이들이 정말 배워야 할 것들에 대해 관심을 쏟아부으셨던 진정한 선생님.

우리 곁에 이런 선생님들이 많이 생겨나길 바라면서 나도 조커 몇 개를 만들었다.

선생님 말씀대로 사람은 태어나면서 자동적으로 조커를 갖게 된다니까.

'나를 위로하고 싶을 때 쓰는 조커'

'화가 날 때 누그러지게 만들 수 있는 조커'

'슬픈 생각이 사라지게 하는 조커'

'일을 하기 싫을 때 쓰는 조커'

그리고 또 하나.

어제 아이들과 함께 '고흐전'을 감상하러 갔는데 방학 중이라 아이들이 워낙 많아서 뒤에서 미는 대로,

진행요원들이 이끄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데다 애써 빌린 오디오북과 연결시켜

천천히 그림을 감상할 여유가 없어서 안타까웠다.

그때 앵카르나시옹 교장 선생님 못지 않게 딱딱한 자세를 유지하던 진행 요원들에게

'즐겁게 그림을 감상하고 싶을 때 쓰는 조커' 하나를 줄 수 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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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엔젤 - 스탈린의 비밀노트,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2 ㅣ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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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스트'라는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을 비롯해서 정상적으로 보이던 몇몇 사람들이 자신의 선택으로 인하여

결과적으로는 비참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을 보고  어떤 문제에 부딪쳤을 때 올바른 사고를 하고 올바른 선택을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돌이켜보면 그 당시 그 상황에서 '내가 만약 이런 선택을 했었다면 지금 내 삶이 많이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를

한 번도 안 하고 산 사람은 없을 테고 나 역시 그런 후회들이 뭉쳐져 끈적끈적한 삶이 되었지만

그런 선택 덕분에 겪게 된 시간들을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는 '만약에' 놀이는 충분한 위안거리가 되기도 한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이 책은 '만약에 스탈린이 죽을 때 감춰진 그의 비밀 노트가 있다면' 이라는 가정 아래 시작된다.

역사소설을 읽을 때면 늘 그렇듯이 '만약에 내가 러시아 역사를 공부했더라면' 이라는 생각 속에

또다른 만약에 놀이를 하였지만 그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를 모르는게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역사를 모른다고 해서 이 책이 지루한 것은 결코 아니며 반대로 아주 흥미진진한데, 두껍고 큰 책이라는 부담감을 느낄

새도 없다. 우리의 주인공 스탈린 연구자인 역사학자 켈소 박사의 족적을 따라 다니다보면 숨가쁘게 걸어야 하고,

먼지 냄새를 맡아야 하며, 지독한 담배 냄새와 술에 절어있어야 하는데 역자가 말한 것처럼 인디아나 존스의 모험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켈소 박사가 '산산이 부서져 발밑으로 떨어져 내리는 하늘' 이라고 표현했던 눈 속을 휘젓고 다닐 때만 해도

뒤이어 나타날 사건 때문에 놀란 것을 생각하면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가질 '놀람의 기쁨'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책 내용을 간단하게라도 소개하는 것을 참는다.

 

내 느낌을 정리하기 전에 역자 후기를 본 건 크게 후회할 짓이었지만

역자후기를 읽으면서 그가 운운한 광기의 역사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러시아 국민들 중 1/6이 스탈린을 영웅으로 칭송하고 있다면, 나처럼 그들도 '만약에 그를 다시 볼 수 있다면'

이라는 가정을 속으로 감추면서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로버트 해리스. 그 사람이 쓴 다른 책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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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엄마 헬리콥터 엄마 - 교사들을 위한 까다로운 학부모 대처법
수잔 C. 팅글리 지음, 유상민 옮김 / 쌤앤파커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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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일에 도움이 될 거라며 친구가 건네준 선물이다.

활자도 큰 데다가 삽화가 많고 거의 대화체로 되어 있어서 속도감 있게 잘 읽힌다.

게다가 학부모를 상대하는 모든 교사들을 위한 책이라니 솔깃하기도 했다.

가끔씩 감당 안 되는 부모님들도 있기 마련이니까.

그렇지만 끝까지 읽어내려가는 동안, 이건 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는 학교에서 일하는 교사가 아니라서 100% 확신을 갖고 얘기하지 못하겠으나

미국과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이 다르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이런저런 반응이

솔직하게 다가오질 않았다. 가끔씩 그래, 이런 방법도 좋겠다는 구석도 몇몇 발견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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