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황 프로젝트 - 제1회 대한민국 뉴웨이브 문학상 수상작
유광수 지음 / 김영사 / 2008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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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못 됐다.

고료가 1억원이라는 소릴 듣고는 '그래? 얼마나 잘 썼는지 한 번 보자'

나참..나더러 1억원을 내라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른다.

아무튼 그렇게 잡게 된 책이었고 20여 장을 읽어나가기 시작했을 때부터 손에서 놓기가 어려웠다.

일본과 한국, 중국을 정신없이 오가면서 진행되는 '진시황 프로젝트'

어디가 끝일까? 어디까지 영역을 넓혀놓았을까? 누가 범인이고 누가 배후일까?

끝까지 고민하면서 나름대로 추측도 해보았건만, 보기 좋게 물 먹었다.

그래서 행복한 책 읽기였다. 뒷장에 뭐가 나오는지 뻔한 이야기야 널리고 널렸으니까.

작가의 야심대로 오랜만에 탄탄한 역사추리소설을 만나서 참 좋다.

무진장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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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정호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 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니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

멍한 일요일

한쪽 나사가 자꾸만 풀려 삐걱이는 안락의자에 앉아

(여기 앉아 있으면 안락사 할 수 있을까?)

그것도 두 무릎을 한껏 끌어들여

 다리를 바닥에 주지 않은 자세로

그렇게 힘겹게 쭈그리고 앉아 리모컨과 놀았다

2번에서부터 36번까지

우리 집 채널은 그게 끝이다.

내 시선은 자꾸만 26번 영화 채널에 머문다.

거의 다 본 것들을 재탕하는 OCN

'달마야 놀자‘ 이것도 벌서 몇 번째 보는 영화인지.

지루해서 여기저기 돌리다가 다시 맘 잡고 봤는데

노스님을 따라다니면서 왜 자기들을 받아줬느냐고

 따지듯 묻는 장면부터였다.

“넌 왜 밑 빠진 독을 강물에 던졌냐?”

“그야 그냥 던졌습니다”

“나도 그냥 밑 빠진 네놈 들을 내 맘에 던졌다”

늘 껄렁껄렁하고 성격파탄자 같은 김인문 아저씨가

맘에 드는 찰라다.




절의 풍경이 참 좋다.

어딘지는 모르겠다.

대웅전 앞도 널찍하고 깔끔한 게 마음에 든다.

선암사도 못 가보고, 개심사도 못 가봤다.

지금은 대부분의 절들이 수리를 해서 화장실도

깨끗하게 수세식으로 바뀌었다.




좋긴 하지만 가끔

밑이 까마득해서 보이지도 않는 그런 해우소에 앉아

볼 일은 안 보고 다리 아플 때까지 생각만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아니, 여기서처럼 실컷 우는 것도 좋은 생각이리라

눈물이 너무 흔해서 그저 생각만으로도 줄줄 흐르는 나는

요즘 어떤 생각에 골몰해 눈물이 더 흔해졌다.

남들 눈치 보느라 잘 울지도 못 하는데

선암사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실컷 울다 왔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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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생

-속도에 대한 명상 12                       반칠환

 

요앞, 시궁창에서 오전에 부화한 하루살이는, 점심 때 사춘

기를 지나고, 오후에 짝을 만나, 저녁에 결혼했으며, 자정에

새끼를 쳤고, 새벽이 오자 천천히 해진 날개를 접으며 외쳤

다. 춤추며 왔다가 춤추며 가노라.

 

미류나무 밑에서 날개를 얻어 칠일을 산 늙은 매미가 말했

다. 득음도 있었고 지음이 있었다. 꼬박 이레 동안 노래를 불

렀으나 한 번도 나뭇잎들이 박수를 아낀 적은 없었다

 

칠십을 산 노인이 중얼거렸다. 춤출 일 있으면 내일로 미뤄

두고, 노래할 일 있으면 모레로 미뤄두고, 모든 좋은 일은 좋

은 날 오면 하마고 미뤘더니 가쁜 숨만 남았구나.

 

그 즈음 어느 바닷가에선 천 년을 산 거북이가 느릿느릿 천

년 때 걸어가고 있었다.

 

모두 한 평생이다.

 

***

요즘은 그런 생각에 빠져 산다.

내게 남은 시간은 얼마나 있을까?

 

평균 나이로 따지면 아직은 30년 정도는 더 남았을 테고

가계의 유전적인 요인을 따져보면 약 20년이 남았을 테고,

술 마시고 몸을 혹사시키는 버릇이 있으니 10년으로 줄어들 지도

모르지.

 

갂씩 차로, 베란다로 뛰어들고 싶은 유혹을 견디기 어려우니

하루가 내 남은 생의 전부일 지도 모른다.

 

그래서 해보고 싶은 일의 목록을 만들었다.

1. 혼자 여행가기, 이번에는 기필코!

-> 별로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실천 가능!

 

2. 비오는 날 우산도 없이 걸어보기

-> 이것도 술 마신 다음이면 가능할 듯. .

    내 머리카락은 좀 불쌍하지만.

 

3. 최대음량으로 볼륨을 높이고 편안한 의자에 앉아 음악 듣기

 -> 지금 상태로는 안 된다. 스피커 상태도 별로이고,

     그랬다간 이 동네에서 쫓겨난다.

 

4. 길가던 사람 중에 호감 가는 사람 불러세워 이야기해보기

 -> 길가다 보면 잠깐만이요..하고 나를 불러세우는 도 닦는

   사람들 때문에 질렸던 기억이 나는군..이건 좀 고려해봐야지

 

5. 하늘하늘한 원피스 입고 차 마시러 가기

 -> 남들은 이런 게 나랑 안 어울린다고 하지만 뭐.

    내가 군살 좀 빼면 멋지게 어울릴 것 같다.

   그나저나, 살은 언제 빼지?

 

6. 4륜 구동 자동차몰고 장마철에 미시령 올라가기

  -> 운전은 할 줄 알지만 차가 없고나..로또가 빨리 맞아야.

 

7. 눈 쌓인 산 야간 등반하기

 -> 산에 오느는 걸 좋아하니 몇 번의 연습만 거치면 가능할 듯

 

8. 온 몸에 근육과 핏줄이 다 동요하도록 드럼 쳐보기

  -> 음감이 제로여서 될 지 모르지만 드럼은 정말 해보고 싶은

      아기. 언젠가는 반드시!!

 

이 정도는 다 해봐야 하는데..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수첩에 좀 적어둬야겠다.

건망증 덕분에 생각했던 것도 다 잊어버리는 중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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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전철을 타는 일은 고역이다.

특히 인천행 지하철을 탈 때는 어느 정도 사람들에게 밀릴 각오도 하고,

지금 같은 계절엔 더울 것도 예상을 해서 머플러도 풀고 겉옷도 적당히 얇아야

그나마 집까지 오는 길이 무사할 수 있다.

운전을 할 때 나만 열심히 교통법규 지킨다고 사고가 안 나는 게 아니라 방어운전이라는 걸 해야 하듯,

이렇게 기본적인 사양이 갖추어졌다고 해도 불쾌한 귀가길을 만드는 요인은 한두 가지씩 복병처럼 튀어나온다.

유난히 진한 향수를 쓴 여자 옆에 서는 것도 무척 짜증나는 일이지만 그것보다 더 화를 부추기는 것은

옆사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텔레비전을 보는 사람들이다.

이어폰이라는 좋은 발명품도 있거늘 자신의 핸드폰이 좋다는 걸 그렇게도 자랑하고 싶은지

볼륨을 있는 대로 키워서 드라마 속 인물들이 괴성을 내지르거나 까르륵 거리고 웃는다거나,

효과음까지 적나라하게 들려주는 판이니 책을 읽다가 방해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조용히 생각을 하면서 가고 싶어도 도저히 그럴 분위기가 안 난다.

한두 번은 '저러다 말겠지' 했다가도 계속 들려오는 소리 때문에 읽던 곳을 두번이나 반복적으로 쫓고 있는

내 시선을 의식하자 울화통이 치밀어올라 쳐다보니, 깍두기 머리에 빨간 점퍼를 입은 우락부락하게 생긴 아저씨다.

뭐라 한 마디 할 성격도 못 되는 소심함을 탓하며 그저 힐끔거리며 시위할 수밖에.

다른 사람들도 나랑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쳐다봤다가 얼른 고개를 돌리고야 만다.

일본에서는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작은 음악소리도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 (메이와쿠)이라 하여

매년 시민단체들이 발표하는 '지하철 이용 꼴불견' 순위에 들어갈 정도라는데

이건 작은 음악소리 정도가 아니라 전철 한 칸에 있는 사람들이 몽땅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소리를 내며

혼자 낄낄거리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오늘 뉴스를 보니 그놈의 진단고사 성적 때문에 중학생들도 아침 저녁으로 자율학습을 받느라

더 고생하게 생긴 이야기가 들리던데, 그런 거 말고 제발 예의라는 것도 좀 가르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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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시 좋은 책을 많이 권해주셨다.

이 책을 몽땅 다 읽으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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