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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어, 목을 비트는 아이 ㅣ 메타포 3
제리 스피넬리 지음, 최지현 옮김 / 메타포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투명인간으로 돌아가는 게 너무나 무서웠어."
어느 영화에선가 또래 집단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할까봐 자신이 좋아하지도 않는 그룹의 아이들에게
내키지 않은 일들을 해주던 등장인물이 주인공에게 털어놓는 이야기다.
그 세계가 전부인 아이들이 오직 하나만 존재하는 그 세계에서 따돌림을 당한다는 게 얼마나 비극적인 일인가는
겪어보지 않아도 매일 신문에서, 방송에서 떠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러기에, 나와 성향이 같지 않아도, 내 맘에 들지 않아도, 그저 그 그룹들이 학교를 대표하는 경우
거길 들어가고자 안간힘을 쓰는 아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아홉살인 파머도 그런 아이였다.
먹다 남은 사과와 오래 된 담배꽁초, 썩은 내가 풀풀 풍기는 양말을 생일선물로 받아도,
지독하게 아픈 생일빵을 파커에게 받아야만 나이 한 살을 먹은 것으로 쳐주는
빈즈와 머토, 헨리의 그룹에 들어가 행복해진 아이.
매년 열리는 '비둘기의 날'에 사람들은 참가비를 내고 비둘기에 총질을 해대고
열 살이 되면 남자아이들이 자동적으로 자격을 부여받는 '링어'는
죽은 새를 거두거나 죽지 않은 새들의 목을 비틀어 죽이는 걸 할 수 있지만
파머는 링어가 되고 싶지 않을 뿐더러, 비둘기 날이 다가오는 걸 두려운 마음을 지켜본다.
어느 날 파머에게 다가온 비둘기 '니퍼'와 우정을 쌓으면서 링어가 되고 싶지 않노라고 선언을 하게 되고,
아이들의 비난을 감수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비밀을 지키느라 안간힘을 쓴다.
드디어 다가온 '비둘기의 날'에 날려보냈던 니퍼가 잡혀 온 걸 보고는
사격수의 손에서 니퍼를 구해낸다.
또래 집단에서 배척당하는 걸 감수하면서 지켜낸 '니퍼'는 파머가 군중 가운데서
당당하게 제 목소리를 내는 데 필요했던 결정적인 원인제공자다.
부모님이 알려준 길대로 똑바로 가는 것은 부모님에게는 효자 노릇을 하는 것이겠지만
내 인생에 있어서는 어쩌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나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것이 인생을 허비하지 않는 한 가지 방법이다.
만약 파머가 아이들의 놀림을 받기 싫어서 관례대로 '링어'가 되었다면
일 년에 한 번 다가오는 '비둘기의 날' 뿐만 아니라 매일매일을 비둘기 목을 비틀어 죽이는 악몽에 시달렸을지도 모른다.
무조건 우기는 건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논리적으로 올바른 판단을 하게 되면
용기를 내어 내 목소리를 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