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액션배우다.

길을 걷다가 차에 치이기도 하고, 남에게 몰매를 맞기도 하고,

이층에서 떨어지는 것도 예사로 해야 하고, 강물에 뛰어들기도 해야 하고,

말에 매달려 질질 끌려가기도 해야 하고, 공중을 붕붕 날아다니기도 해야 하고,

진짜 배우(?)의 주먹질에 머리가 깨져도 안 아픈 척 얼른 일어나 다음 씬을 연기해야 하는,

멋진 연기를 펼쳐보여도 주연 배우의 얼굴로 둔갑되어야 하는,이름하여 스턴트 맨!

폼나는 액션 배우가 되기 위해 모인 2004년 서울 액션스쿨 8기 동기생들이 만든 영화.

이들 중 액션배우로 남은 이는 오직 한 명 뿐이지만 모두들 자신의 길을 열심히 걸어가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다.

사람냄새가 물씬나는 다큐 한 편을 보고 나오니 세상이 달라보인다.

이렇게 음지에서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양지에 있는 이들이 더욱 빛을 받는 법이다.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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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이면 (보급판 문고본)
이승우 지음 / 문이당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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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기도 했지만 이 나른함의 정체는 책에서 오는 게 분명했다.

요즘 들어 딱히 마음에 드는 작가도 없었고, 비슷비슷한 주제를 다룬 동화,

가벼움이 하늘을 찌르는 책들 사이에서 난 잠시 길을 잃고 방황을 하고 있었다.

이해하기도 어려운 책을 들고 고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그마저도 더위라는 강력한 무기 앞에 주저앉고 말았기에

8월 읽은 책 목록에 올라간 건 딱 세 권.

한 달에 평균 12권 이상은 읽으리라 결심했고 그럭저럭 지켜왔는데

완전히 목표를 이탈하고 비상등에 불이 켜졌다.

 

그러다가 아직 못 읽은 책들 사이에서 내 손에 잡힌 게 바로 이 책 <생의 이면>이다.

제1회 대산문학상의 타이틀이 붙은 작은 문고판.

작가인 '내'가 그럭저럭 유명세가 붙은 박부길이라는 작가의 이력을 들춰내어

그의 생을 문학과 연결시켜야 하는 곤혹스러운 일을 맡게 되는데

그의 작품을 들여다볼수록 과거의 그가 너무도 선명하게 보여

작품속의 주인공들은 그대로 과거 박부길의 삶을 드러낸다.

책을 읽어갈수록 온통 고통뿐인 과거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박부길의 시간들을

내가 훔쳐보는 것만 같아 관음증 환자가 된 기분을 느끼게 되었다.

남들이 보기엔 정말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조차 내면으로 들어가보면

남들에게 꺼내 보일 수 없는 고통이 한 가지씩 자리하고 있는 것처럼

아버지에 대한 죄의식을 안고 살아야 했던 박부길도 그러하다.

액자소설은 아니지만 소설 안에 작가 박부길의 소설들이 즐비해서

색다른 맛을 느끼게도 하고 그의 내면을 너무나 세밀하게 밝혀나가면서도

결코 지루하지 않아서 오랜만에 행복하게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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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 채집가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5
로이스 로리 지음, 김옥수 옮김 / 비룡소 / 2008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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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시간들은 우리들의 몫이 아니라 아이들의 것임을 안다.

지금 뭔가 잘못된 일들이 있더라도 미래에는 그것이 바뀌기를 바라며,

그걸 바꾸는 주체가 아이들이 될 것이므로 아주 쉽게 그들의 어깨에 짐을 부리기도 한다.

<파랑 채집가>는 처음엔 <쪽빛을 찾아서>처럼 구하기 힘든 진짜 파랑색을 위해

다리가 불편한 주인공인 키라의 삶이 온통 그쪽으로 흘러갈 것처럼 보였으나

일년에 한 번씩 있는 예식을 위해 창조적인 능력을 가진 '진짜 예술가'들인 조각가 토마와

수예가 키라, 가수가 될 조가 자신들의 삶을 강제로 억압당한다는 것을 알아낸다는 것이

기본적인 줄거리이다.

남에게 짐이 되는 다친 사람들과 아픈 사람들은 버려지는 마을,

있지도 않은 야수를 만들어내고 진실을 묻어버리는 것은 어쩌면 우리들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소름끼친다.

그러면서도 작가는 희망의 끈을 놓치 않는데 창조적인 행위 속에 미래를 예견하는 능력을 가진 키라가

버려지고 아픈 사람들이 서로 돌보며 사는 먼 곳에 사는 사람들의 마을을 이상향으로 그리면서

파랑색 염료가 되는 대청이 싹을 피우길 기다리듯 두 마을이 언젠가는 왕래할 수 있으리라는 한 줄기  빛을 심어놓는다.

가려지는 진실들을 제대로 볼 줄 아는 눈이 없다는 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꼭꼭 묻어 놓은 위로 아무리 두껍게 콘크리트를 발라놓아도 진실은 언젠가는 드러나기 마련이란 걸,

누군가는 수맥을 짚어내는 막대기처럼 진실을 찾아내는 능력을 갖고 있으리라는 걸 진리처럼 안고 살아가고 싶다.

하지만, 도배되는 거짓들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그런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자라나길 기다리기만 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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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를 참으로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만났다.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배우라서 그럴까?

회색빛이 감도는 머리카락도 은빛 자켓도 지나치게 어깨에 힘이 들어간 듯한 연기도

모두가 어설프게만 보였다.

나의 이런 생각에 대해 같이 본 친구는,

아주 빛나는 연기였다고. 한석규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상반된 생각을 말해주었지만.


그에 비해 차승원은 매력있는 악역이었다.

미워할 수 없는 악역들이 영화에 종종 등장하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악역을 자처하지만

그렇다고 인간적인 면을 버리지 않은 그가 마음에 들었다.

워낙 차승원의 카리스마가 넘치는 바람에 한석규가 조금 빛이 바랜다는 느낌도 있었고.

한석규가 심하게 오버한다는 생각도 들었으나

첩혈쌍웅의 냄새도 나고, 오션스 11의 분위기도 가진 이 영화는 재미 있기는 하다.

끝이 뻔하게 보여 약간 흥미가 떨어진다는 오점을 빼면 그럭저럭 3.5 점 정도는 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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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놈놈을 보고 난 후

내 머릿속에 꽂힌 놈은 좋은 놈도, 이상한 놈도 아닌

바로 이 나쁜 놈 박창이다.

순전히 이 눈빛 하나 때문이다.

나쁜 놈이지만 저 눈빛이 말하고 있다.

날 좀 죽여 줘. 왜 다들 나를 못 죽이는 거지?

이 비참한 삶에서 날 좀 꺼내달란 말이다.

영화 스토리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지만

내겐 그냥 그렇게 읽혔다.

이병헌을 좋아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눈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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