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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성의 외침 ㅣ 에버그린북스 20
잭 런던 지음, 임종기 옮김 / 문예출판사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본능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과 동물에 특유한 생득적 행동능력(生得的行動能力).
본능은 경험으로 습득할 수 없는 능력으로서 학습과 대립하여 논의되지만
실제 행동에서 본능과 학습을 구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동물의 발전단계가 고등화됨에 따라서 성숙(成熟)에서 오는 본능행동과
학습에서 오는 행동은 구별하기 어렵다.
교육으로 잠재워진 본능. 내 이면에 잠자고 있는 본능은?
사회의 무리 속에 끼지 못하는 경우,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경우.
내 본능은 혼자이기를 원하지만 잘 살아가기 위해, 낙오자로 남지 않기 위해,
고독한 상태로 남는 것이 두려워서 다른 사람을 향해 미소 짓고 이야기를 건네고 친절을 베푼다.
피곤하다는 생각이 나지만 그만둘 상황은 아니다.
외로운 걸 참아내기 어렵다.
여기서 그만두면 왕따라는 울타리에 갇혀 고독한 존재가 된다.
석가가 그랬지. 왕궁을 버리고 고행의 길을 간 사람.
안락함을 버린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책은 처음에는 밀러판사 집에서 부족한 것 없이 지내다가 타인에 의해 썰매 개로 살게 되고
그 이후 손톤에게 구해져 자유로워졌을 때조차 먹이와 잠자리가 제공되는 안락한 삶을 거부했다.
자유의지를 높이 산 셈이다. 직접 먹이를 구하고 행동을 결정하며 마음대로 사는 삶.
피속에 들끓던 야심을 되찾은 것이다.
‘ 벅은 신문을 읽지 않았다’라니! 잭 런던은 참으로 유쾌하다.
그렇다고 주인공이 개인 것을 오래 숨기는 법도 없으니 그 태연함이 참으로 마음에 든다.
다양한 삶을 살았던 잭 런던의 경험이 알래스카에서 있었던 경험이 그대로 보이는 책이다.
당당한 벅. 인간에게도 늑대에게도 당당한 벅의 모습은 영웅 같다. 자신을 넘어선 벅.
여기에는 기록 단축을 위해 자신과 경쟁하는 많은 운동선수의 모습도 있고
높은 지성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책을 읽는 이들의 모습도 있다.
정말로 ‘위버멘쉬’를 그려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