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머리가 복잡할 때면 누구나 여행을 꿈꾼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조용히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어오는 게 여행이다.

마흔여덟의 중년 교수 아슈케나시 또한 삶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하나 들고

섬으로 여행을 간다.

섬이라는 게 빙 둘러봐야 바다밖에 없는 구조이고 보면

물에 대한 경건함에서 시작해 외로움이나 고독감을 가질 수도 있고

반대로 내가 아는 이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해방감에서

안 해 본일에 도전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슈케나시도 다르지 않은 여행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끊임없이 안에서 제기되는 물음 '왜 사는가'를 곱씹으며 이리저리 헤매다니지만

그가 찾는 답은 보이지 않는다.

도발적인 행동과 그에 따라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삶

끈적거리는 땀이 자꾸만 살갗에 달라붙는 느낌으로 끝나버리는 아슈케나시의 여행은

과연 삶의 의미를 꼭 찾아만 하는 것인가 하는 회의를 갖게 했다.

왜 사냐건 웃지요..라고 대답했던 어느 시인처럼 우리는 왜 사냐는 물음에

어느 누구도 시원스런 답을 할 수 없다.

다만, 지금 살고 있는 삶이 최선인 것처럼 자신을 속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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