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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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일본으로 떠나기 전 모습.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러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제서야  《 덕혜옹주》를 만났다. 《해리포터》이후 베스트셀러 기피증은 사라진 줄 알았건만 여전히 내 등허리에 착 달라붙어 척추를 타고 손가락들이 그 책들을 잡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얀지고!   

 사실, 한참 전에 텔레비전에서 방영한 덕혜옹주의 삶을 다룬 프로그램을 본 터라 책도 비슷할 거라고, 그닥 새로울 것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게다가 표지 그림이 너무 마음에 안 들었다. 어쩌면 그렇게도 3류 싸구려 애정소설처럼 보이는지.  


 덕혜와 그녀의 몸종이었던 복순, 덕혜를 구해내려는 의지에 불타는 박무영(혹은 김장한)과 덕혜의 남편 다케유키, 그리고 딸 정혜. 이 모든 인물들이 불운했던 그 시절을 통째로 떼어내서 내게로 던졌다. 다큐에서 보던 그런 삶이 소설 속에서도 고스란히 펼쳐지고 있었다. 쓸쓸하고 적막한 적국에서의 삶. 의지와는 상관없는 결혼을 해야 했고, 어머니 상을 제대로 치르지도 못했으며, 정신병원에 갇히고 이혼을 당하고 딸 마저도 엄마를 부정하는 그런 삶을 살다가 마침내 돌아와 조국의 품에 안겼지만 망가질 대로 망가진 몸과 마음을 보는 건 슬프다. 나와는 상관 없다고 생각했던 조선 마지막 황녀 덕혜를 오래도록 기억해줘야겠다. 이런 슬픈 역사가 또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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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아 창비아동문고 175
박기범 지음, 박경진 그림 / 창비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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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나는 나를 문제아로 보는 사람한테는 영원히 문제아로만 있게 될 거다. 아무도 그걸 모른다. 내가 왜 문제아가 되었는지, 나를 보통 아이들처럼 대해주면 나도 아주 평범한 보통 애라는 걸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가끔 그런 녀석들을 만난다. 일기를 쓸 때는 '오늘' 이나 '나는'이라는 말은 가급적 쓰지 않는 게 좋다고 해도 고집스레 기어코 첫 머리에 붙이는 녀석들. 그래놓고는 한다는 말이 걸작이다. "이걸 안 쓰면 글이 안 나와요."

오늘 일어난 일이니까 '오늘은'을 쓰는 거고, 내가 한 일이니까 '나는'이라고 쓰겠다는데 어른들은 왜 굳이 쓰지말라고 난리를 치는 건지 그애들은 이해할 수 없는 거다. '나는 나를 문제아로 보는 사람한테는 영원히 문제아로만 있게 될 거다'라고 이야기하는 주인공한테 뒤통수를 세게 한 대 맞은 기분이 들면서 퍼뜩 생각난 게 '오늘'과 '나는' 문제였다. 세련된 문장이 아니면 어떻다고, 애들 생각을 뽑아주는 '오늘'과 '나는'을 못 쓰게 막았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그래, 맘껏 쓰거라. 나도 오늘은 그리 써보련다.

 

 나는 오늘 일찍 일어난 김에 책상 위에 있는 책들을 몇 권 해치우기로 마음 먹었다. 커튼이 바람에 펄럭이면서 책상 위에 얹어둔 책들을 자꾸만 건드리다보니 옷고름 풀어지듯 헤벌레해진 겉장은 이미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있는 눈치다. 떠나기 전에 나 좀 보고 가~

 가장 먼저 손에 잡힌 건 박기범의 《문제아》. 많은 사람들이 극찬을 했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데도 이제야 만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맛있는 음식은 아껴두었다 야금야금 먹어야 더 맛있다고 혼자 중얼거리다가 입을 벌린 채 다물지 못했다.

 

 얼핏 초등학생이 쓴 것만 같은 서툴고 어눌한 말들로 우리를 가차없이 때리고 있는 이 책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먼저 읽어야 한다.

 함께 사이좋게 살아가던 큰아빠네 가족과 우리 가족이 정리 해고 때문에 어색해져버려 우리 가족 모두의 꿈이 생각난다. 모두 모여 함께 사는 집과 아빠들의 시끄러운 노랫소리.... 정리해고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라고 했던 <아빠와 큰아빠>,

 가난하고 힘들게 사는 아이가 수학여행을 안 간다고 하자 돈을 타서 몰래 써버린 나쁜 아이로 만들어버린 선생님 이야기. 선생님은 나중에 사정을 다 알고도 미안하단 말도 안 했다. 왜 나보고 미리 말을 안 했냐고만 하는 거다 <독후감 숙제>,

 좋은 학군을 찾아 동네에서 먼 학교로 보내버려 스스로 왕따가 되어 버렸던 아이가 다시 친구들이 있는 학교로 전학오게 되면서 우리 엄마는 아직 모르는 게 있다. 그건 쫄아드는 마음 없이 지내는 거다. 찔리는 기분이 없는 거다. 그리고 친한 사람들끼리 어울려서 쭉 같이 사는 거다. 난 그러지 못해 봐서 안다. 그게 얼마나 좋은 건지 너무 잘 안다. 외톨이가 되고 마음이 쫄아들어 있으면 아무리 좋은 걸 차지해봤자 하나도 좋지 않다 고 행복하게 말하는 <전학>,

 재개발에 밀리고 빚보증에 열심히 모은 돈을 다 날리고 노숙자가 된 끝방 아저씨를 생각하면서 무서운 사람도 아니고, 게으른 사람도 아니다. 끝방 아저씨처럼 집이 헐려나간 우리 동네 사람들처럼 보통 사람들인 거다. 그 사람들은 지금쯤 땅바닥에서 잠들려고 하나? 추울 거다. 슬플 거다. 추워서 슬프고 집이 없어서 슬프지만, 더 슬픈 건 사람들이 무시해서다. 나쁜 사람 취급해서, 못난 사람 취급해서다. <끝방 아저씨>,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산화한 박래전을 다룬 <겨울꽃>이나 송아지를 내다버릴 수 없는 농부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총이랑 탱크를 다 팔고 그걸 판 돈으로 소들을 더 살리고 거두어 실향민 할아버지들과 함께 북쪽으로 갈 수 있기를, 먹을 게 없는 북한 어린이들에게 좋을 그런 일이 생기기를 바라는 <송아지의 꿈>, 남들이 싫어하는 못난 강아지를 가족처럼 아끼는 마음이 잘 나타난 <어진이>

 

 한 작품이 끝날때마다 무거운 추가 하나씩 달리는 것같더니 결국 마지막 장을 덮고 났을 때는 움직일 수도 없게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저 나이만 먹었다고 어른 대접을 받으려는 우리들에게 볼 줄 모르고, 들을 줄 모른다고, 마음을 헤아리는 건 더 못한다고 질책을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가끔 그런 녀석들을 만난다. 일기를 쓸 때는 '오늘' 이나 '나는'이라는 말은 가급적 쓰지 않는 게 좋다고 해도 고집스레 기어코 첫 머리에 붙이는 녀석들. 그래놓고는 한다는 말이 걸작이다. "이걸 안 쓰면 글이 안 나와요."
오늘 일어난 일이니까 '오늘은'을 쓰는 거고, 내가 한 일이니까 '나는'이라고 쓰겠다는데 어른들은 왜 굳이 쓰지말라고 난리를 치는 건지 그애들은 이해할 수 없는 거다. '나는 나를 문제아로 보는 사람한테는 영원히 문제아로만 있게 될 거다'라고 이야기하는 주인공한테 뒤통수를 세게 한 대 맞은 기분이 들면서 퍼뜩 생각난 게 '오늘'과 '나는' 문제였다. 세련된 문장이 아니면 어떻다고, 애들 생각을 뽑아주는 '오늘'과 '나는'을 못 쓰게 막았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그래, 맘껏 쓰거라. 나도 오늘은 그리 써보련다.

 
 나는 오늘 일찍 일어난 김에 책상 위에 있는 책들을 몇 권 해치우기로 마음 먹었다. 커튼이 바람에 펄럭이면서 책상 위에 얹어둔 책들을 자꾸만 건드리다보니 옷고름 풀어지듯 헤벌레해진 겉장은 이미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있는 눈치다. 떠나기 전에 나 좀 보고 가~
 가장 먼저 손에 잡힌 건 박기범의 《문제아》. 많은 사람들이 극찬을 했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데도 이제야 만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맛있는 음식은 아껴두었다 야금야금 먹어야 더 맛있다고 혼자 중얼거리다가 입을 벌린 채 다물지 못했다.

 
 얼핏 초등학생이 쓴 것만 같은 서툴고 어눌한 말들로 우리를 가차없이 때리고 있는 이 책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먼저 읽어야 한다. 
 함께 사이좋게 살아가던 큰아빠네 가족과 우리 가족이 정리 해고 때문에 어색해져버려 우리 가족 모두의 꿈이 생각난다. 모두 모여 함께 사는 집과 아빠들의 시끄러운 노랫소리.... 정리해고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라고 했던 <아빠와 큰아빠>,

 가난하고 힘들게 사는 아이가 수학여행을 안 간다고 하자 돈을 타서 몰래 써버린 나쁜 아이로 만들어버린 선생님 이야기. 선생님은 나중에 사정을 다 알고도 미안하단 말도 안 했다. 왜 나보고 미리 말을 안 했냐고만 하는 거다 <독후감 숙제>,

 좋은 학군을 찾아 동네에서 먼 학교로 보내버려 스스로 왕따가 되어 버렸던 아이가 다시 친구들이 있는 학교로 전학오게 되면서 우리 엄마는 아직 모르는 게 있다. 그건 쫄아드는 마음 없이 지내는 거다. 찔리는 기분이 없는 거다. 그리고 친한 사람들끼리 어울려서 쭉 같이 사는 거다. 난 그러지 못해 봐서 안다. 그게 얼마나 좋은 건지 너무 잘 안다. 외톨이가 되고 마음이 쫄아들어 있으면 아무리 좋은 걸 차지해봤자 하나도 좋지 않다 고 행복하게 말하는 <전학>,

 재개발에 밀리고 빚보증에 열심히 모은 돈을 다 날리고 노숙자가 된 끝방 아저씨를 생각하면서 무서운 사람도 아니고, 게으른 사람도 아니다. 끝방 아저씨처럼 집이 헐려나간 우리 동네 사람들처럼 보통 사람들인 거다. 그 사람들은 지금쯤 땅바닥에서 잠들려고 하나? 추울 거다. 슬플 거다. 추워서 슬프고 집이 없어서 슬프지만, 더 슬픈 건 사람들이 무시해서다. 나쁜 사람 취급해서, 못난 사람 취급해서다. <끝방 아저씨>,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산화한 박래전을 다룬 <겨울꽃>이나 송아지를 내다버릴 수 없는 농부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총이랑 탱크를 다 팔고 그걸 판 돈으로 소들을 더 살리고 거두어 실향민 할아버지들과 함께 북쪽으로 갈 수 있기를, 먹을 게 없는 북한 어린이들에게 좋을 그런 일이 생기기를 바라는 <송아지의 꿈>, 남들이 싫어하는 못난 강아지를 가족처럼 아끼는 마음이 잘 나타난 <어진이>

 

 한 작품이 끝날때마다 무거운 추가 하나씩 달리는 것같더니 결국 마지막 장을 덮고 났을 때는 움직일 수도 없게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저 나이만 먹었다고 어른 대접을 받으려는 우리들에게 볼 줄 모르고, 들을 줄 모른다고, 마음을 헤아리는 건 더 못한다고 질책을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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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보는 한국사/두 바퀴로 대한민국 한 바퀴/먹지 않고는 못 참아>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전쟁으로 보는 한국사 - MBC 한국전쟁 60주년 특별기획드라마 로드 넘버원 추천도서
승정연 지음, 윤재홍 그림, 김영미 감수 / 북로그컴퍼니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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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6월 25일. 생일을 맞은 수연이와 장우는 같은 꿈을 꾸다가 깨어난다. 전쟁기념관에 체험학습을 하러 갔다가 우연히 타임머신을 개발한 오박사를 만나 타임머신Q와 함께 '살수대첩, 귀주대첩, 대몽항쟁, 한산도대첩, 행주대첩, 병자호란,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청산리 대첩, 6.25까지 전쟁을 통한 역사체험하고 돌아온 뒤  친구들에게 전쟁이 얼마나 비참하고 무서운 일인지를 알려주고 그래서 제대로 된 역사를 배우고 평화를 지키자고 다짐을 한다는 게 전체적인 줄거리이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역사를 쉽게 설명해주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는데 우선

  

전쟁이 일어나게 된 계기나 배경 설명, 전쟁의 승패와 주요인물들의 활약상은 이렇게 만화로 처리해서 흥미를 끌고 있으며,

  

 

<아하, 그렇구나>와 <꼼꼼 역사탐구>에서는 전쟁에서 사용된 무기나, 활약한 백성들, 전쟁의 배경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기 등이 쉽게 설명되어 있어 이해를 돕는다.

 고구려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서 치러졌던 전쟁을 통해 한국사를 들여다본다는 의의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일단 만화로 되어 있어 아이들이 접근하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아하, 그렇구나>와 <꼼꼼 역사탐구> 부분을 넣어 부족한 설명을 채워주고 있지만 만화로 된 많은 역사책들이 그렇듯 실제로 아이들이 여기까지 제대로 읽을 지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어떤 책이든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책 한 권으로 역사를 다 알려는 욕심을 버리고 차분히 이 책을 읽어간다면, 이 책이 역사에 대한 관심을 키울 수 있는 또다른 도화선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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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보는 한국사/두 바퀴로 대한민국 한 바퀴/먹지 않고는 못 참아>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두바퀴로 대한민국 한바퀴 - 좌충우돌 전국 자전거 여행기
방승조 지음 / 청년정신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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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에 대한 이야기를 할라치면 괜히 화가 난다. 남들은 다들 오빠나 아버지한테 자전거를 배워서 탈 줄 아는데 나는 어릴 때 자전거를 배우지 못했다. 아버지가 네 명이나 되는 딸들에게 가르쳐주신 건 자전거가 아니라 스케이트였다. 고만고만한 네 명의 딸들을 자전거에 태우고 뒤꽁무니를 붙잡아주는 일보다는 몇 번 엉덩방아를 찧으면 금방금방 잘 타게 되는 스케이트가 훨씬 편하셨으리라. 우리도 그때는 썰매 대신 스케이트를 탄다는 특권의식(?)으로 우쭐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겨울에만 잘난 척하고 탈 수 있는 스케이트보다는 아이들도 태워주고 물건도 싣고, 무엇보다 사계절 내내 끌고 다닐 수 있는 자전거를 배웠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겁이 많아진 지금은 새삼스레 뭘 배운다는 게 어려워서 엄두도 못 내고 두 발로 잘 걸어다니는 것에 만족하며 잘 살고 있었건만 이 책이 깊은 곳에서 잠자고 있던 자전거에 대한 동경을 일깨우게 만들었다. 자전거를 타고 대한민국 한 바퀴를 돌았다니!

 

 '좌충우돌 전국 자전거 여행기'라는 부제답게 여행안내서라기보다 두 사람만의 여행기록이다.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만 하고 자라서 자기 스스로 결정을 내릴 줄 모르는 열정이 없는 젊은 친구들이 한 번쯤 이런 식의 여행을 한다면 뭔가 하나를 이뤘다는 자부심만으로도 인생을 씩씩하게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둘이서 겪은 걸 한 장면 만화로도 보여주고 사진 자료도 심심치 않게 끼워넣었지만 얼굴에 덧씌운 몽씨 가면은 거슬렸다. 그럴 거면 아예 풍경사진만 넣으면 될 일이다. 뭔가 보면 안 되는 것을 비밀스럽게 들여다본 것 같은 불쾌감이 지나갔다. 그것만 아니라면 매일매일이 비슷한 여행기록이지만 따분하지 않고 유쾌했으며, 이런 식의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자전거 여행에 가장 좋은 시기는? 안전한 도로 주행법? 이정표의 기준은? 따위의 알찬 부록까지 유용한 정보들이 가득하다.

 

 몽씨와 여친 꼬맹이가 함께 하는 자전거 일주 여행에 이끌려 돌아다니면서 깨달은 것 하나는 사람은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것, 아무 데서나 잘 수 없다는 것, 의외로 관람료가 많이 든다는 것이다. 살기 위해서 먹느냐, 먹기 위해서 사느냐고 농담삼아 말하기도 하지만 나는 먹는 재미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멋진 풍광도 보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맛있는 음식도 먹어봐야 여행을 하는 맛이 나는 법!

 나이가 든 탓인지 몽씨와 꼬맹이가 한 여행처럼 한 뎃 잠을 자고 거친 음식을 먹고 힘들게 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다. 타임머신을 타고 십년 쯤 전으로 돌아간다면야 도전해볼 만 하겠지만. 머지 않아 이런 여행을 하게 될 아들에게나 읽어보라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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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보는 한국사/두 바퀴로 대한민국 한 바퀴/먹지 않고는 못 참아>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먹지 않고는 못 참아?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6
팻 플린 지음, 김호정 옮김, 톰 젤렛트 그림 / 책속물고기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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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따라 아름다움을 보는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예전에는 풍만한 몸매를 가진 사람들이 풍요로움의 상징이자 동시에 풍족한 삶을 사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높았지만, 지금은 자기 관리도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일쑤다. 게다가 먹고 살만해지면서부터 건강에 대한 관심도 비례해서 뚱뚱하면 온갖 성인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경고를 받으니 뚱뚱한 사람들은 미와 건강, 두 가지 면에서 공격을 함께 받는 셈이다.


아이들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반에 한둘은 비만아동들이 있기 마련이고 그 아이들은 또 예외 없이 왕따를 당하곤 한다. 아무리 외모를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된다고 타일러봐야 소용없는 짓이다. 우리 사회 자체가 이미 외모를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있으니 자신은 옆으로 걸으면서 자식들에게는 똑바로 걸으라고 하는 어미 게와 다를 바 없다.


《먹지 않고는 못 참아?》도 학교에서 제일 뚱뚱한 매튜가 주인공이다. 한정된 돈에서 재빨리 가장 좋은 메뉴를 골라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 점심시간에만 반짝 인기를 누릴 뿐, 뚱뚱해서 따돌림을 받는 전형적인 케이스다. 숱한 해피앤딩의 영화들처럼 매튜가 갑자기 날씬하게 변한다거나 하는 이변은 없었다.

물론 조금씩 운동을 하고 음식도 건강식으로 먹으려고 노력한다지만 여전히 뚱뚱한 아이로 남은 것이다. 이게 현실이다. 살을 뺀다는 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예쁜 케일라와 마침내 친구가 된다는 설정까지는 좋았는데 매튜의 내면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장치가 부족한 듯 싶다.


사람을 어떤 조건 때문에 좋아할 수는 없지만 모든 아이들이 싫어하는 친구를 좋아하려면 그만이 가진 매력을 감지한 때문이 아닐까? 케일라가 매튜를 이용하는 것처럼 보이다가 반전처럼 진실을 알게 한다는 시도는 좋았지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적은 건 아쉬웠다.

그저 뚱뚱한 것, 그대로도 충분히 사랑받을 만하단다. 자신감을 가지렴! 외모를 너무 가꾼다거나 외모에만 신경 쓰지 말고 내면을 들여다보라는 이야기? 그것도 설득력이 별로 없다. 취지는 좋지만 매튜의 내면이 특별히 다를 게 없으니 그게 난감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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