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그녀가 일본으로 떠나기 전 모습.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러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제서야  《 덕혜옹주》를 만났다. 《해리포터》이후 베스트셀러 기피증은 사라진 줄 알았건만 여전히 내 등허리에 착 달라붙어 척추를 타고 손가락들이 그 책들을 잡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얀지고!   

 사실, 한참 전에 텔레비전에서 방영한 덕혜옹주의 삶을 다룬 프로그램을 본 터라 책도 비슷할 거라고, 그닥 새로울 것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게다가 표지 그림이 너무 마음에 안 들었다. 어쩌면 그렇게도 3류 싸구려 애정소설처럼 보이는지.  


 덕혜와 그녀의 몸종이었던 복순, 덕혜를 구해내려는 의지에 불타는 박무영(혹은 김장한)과 덕혜의 남편 다케유키, 그리고 딸 정혜. 이 모든 인물들이 불운했던 그 시절을 통째로 떼어내서 내게로 던졌다. 다큐에서 보던 그런 삶이 소설 속에서도 고스란히 펼쳐지고 있었다. 쓸쓸하고 적막한 적국에서의 삶. 의지와는 상관없는 결혼을 해야 했고, 어머니 상을 제대로 치르지도 못했으며, 정신병원에 갇히고 이혼을 당하고 딸 마저도 엄마를 부정하는 그런 삶을 살다가 마침내 돌아와 조국의 품에 안겼지만 망가질 대로 망가진 몸과 마음을 보는 건 슬프다. 나와는 상관 없다고 생각했던 조선 마지막 황녀 덕혜를 오래도록 기억해줘야겠다. 이런 슬픈 역사가 또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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