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길고양이 - 제8회 푸른문학상 동화집 미래의 고전 21
김현욱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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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푸른문학상 동화집.

처음 보는 음식에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편협한 식습관을 가진 내가

일곱 가지 새로운 음식을 기분 좋게 시식한 느낌이 들었다.

서로 다른 맛을 지닌 일곱 개의 단편들.

특히 표제작인 <도서관 길고양이>는 아주 색달랐는데

처음에는 곰곰한 냄새가 나는 듯 하더니 마지막 장에 이르러

상큼하고 달콤한 귤 냄새로 바뀌어 못마땅해하던 내 코도 벙글거렸다.

 

푸른문학상은 딱 한 명만을 뽑아서 상을 주는 게 아니라

우수한 작품이 많을 때에는 이렇게 무더기로 7명을 뽑기도 해서 아주 마음에 든다.

 

<겨드랑이 속 날개>는 문제아로 손가락질을 받는 6학년 현욱이가

폐암에 걸린 아버지와 함께 내려가 분교에 다니게 되면서 변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매주 시 한 편씩을 읽어주시는 선생님과 편견없이 현욱이를 바라보는 아이들 덕분으로

까칠하던 현욱이도 숨겨두었던 날개가 돋아나기 시작한다는 내용인데

군데군데 등장하는 시들을 맛보는 즐거움도 아주 좋다.

 

<일곱 발, 열아홉 발>은 아파트 쓰레기 수거함 설치 문제로 어른들이 싸우니까

덩달아 싸우게 되는 지연이와 현주를 통해 자신의 이익만을 좇는 어른들의 야비함이

고스란히 드러나 씁쓸해지는 작품이다.

 

<도서관 길고양이>는 책 읽기를 싫어하는 다미가 방학동안 사서인 엄마를 따라

도서관에 일주일동안 다니게 되면서 만난 길고양이에게 마음을 빼앗겨

먹을 것과 잠자리를 주기 위해 도서관 창문을 열어놓는데

결국 매일 아침 풍기던 냄새의 주인공은 고양이가 아니었고

다미는 책을 읽을 결심을 하게 된다. 산뜻하게 바뀌는 결말이 참 좋다.

 

<대장이 되고 싶어>는 가장 심심한 이야기지만 아이들의 심리 상태가 돋보이는 단편으로

자꾸만 공주로 변신하려는 동생 지유와 함께 엄마 라는 보물을 찾으러 가는

짧은 동안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엘리베이터 괴물>. 3학년이나 되었으면서도 엘리베이터를 혼자 타지 못하는 영민이가

같이 다니고 싶은 친구 준호를 구해주면서 둘이 같이 엘리베이터 괴물을 물리치기 위해

열심히 주문을 외는 모습이 귀엽다.

갇힌 공간을 숨막혀하는 내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주문을 같이 외우기로 했다.

"마시라, 구린똥말린똥물똥된똥! 괴물아, 달아나라! 똥가루 퍼붓기전에, 얍!"

 

<슬픔을 대하는 자세>는 아빠를 잃고 생활이 변해버린 정우와 정민이.

엄마가 하시는 분식집을 홍보하려고 상자를 뒤집어쓰고 열심히 춤을 추는 정우와

화를 내며 투덜거리는 정민이를 대비시키면서도 결코 어느 쪽이 좋다고

강요하지 않는 방관자적인 작가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하늘에 세수하고 싶어>는 새 엄마를 맞이한 사춘기 소녀 민주와 새엄마가 된

미스 박 아줌마의 알콩달콩한 일상을 그렸는데 고양이와 강아지 덕분에

다시 하나로 맺어지는 상쾌한 시트콤 한 편을 본 기분이 든다.

 

단편을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한 편, 한 편 음미하면서 읽었다.

우리 곁에 있지만 쉽게 보지 못하는, 혹은 보면서도 형상화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찾아내고 다듬고 새롭게 만든 눈 맑은 일곱 명의 작가들이 내놓을 새로운 이야기들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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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은 거짓말쟁이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22
강숙인 지음, 김미정 그림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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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부인이 꽃을 사러 들어갔다가 발견한 거울에서 <백설공주> 연극을 하던 어린시절로 돌아가고,

다시 꽃집 주인의 말에 현실로 돌아오는 구조는 지극히 평범한 것이지만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은 아이의 마음과

그 아이에게 쉽게 해줄 수 있는 칭찬 대신에

조금 더 성장하기를 바라는 속 깊은 아버지의 사랑이 대비되어 나타나 마음 따뜻하게 해주는 동화다.

 

연극을 하는 친구들 중에 자신이 제일 잘 한다고 믿으며 주인공을 꼭 하고 싶어하는 희주와

백설공주가 정말 잘 어울리지만 아무 역할이든 주어진 것이면 다 괜찮다는 나래,

아무런 조언도 해주지 않는 아버지가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까지 이야기가 중심 내용인데

어른의 시각에서 보는 희주가 아니라  아이 희주의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당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잘 나고 똑똑합니다'라고 말해주는 거울을 마음속에 지니게 되면

남에게 감동을 주는 참다운  그  무엇을 만들어 낼 수가 없게 된단다.

 

책을 읽고난 뒤에도 이 말이 계속 가슴에 남아 있다.

어찌 보면 내가 잘났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자신감이 되어 무엇이든 이루게 해줄 것 같은데

작가는 이런 마음들이 자만심으로 흘러가는 걸 경계하라는 충고를 던지고 있다.

내 거울을 들여다본다.

하루 중에 얼굴을 들여다 보는 일이 그닥 많지 않은 나로서는 화장할 때가 아닌데

이렇게 거울을 본다는 일 자체가 드문 일이다.

감식하기는 딱 좋게 여기저기 묻어있는 내 지문들로 거울이 뿌옇다.

휴지를 꺼내 거울을 닦고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내 마음속에 있는 거울이 궁금해진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그거야 두 말 할 것도 없이 바로 너야. "

내 거울은 솔직하게도 이런 낯 뜨거운 말을 던지려고 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렇게 말하는 걸 나는 듣는다.

"너는 하루하루 충실하게 사는 게 예뻐."

 

내 거울도 거짓말쟁이는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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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괴물은 정말 싫어! 작은도서관 31
문선이 글.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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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는 유치원에서부터 대학교까지,

길게는 입사시험에 승진시험까지 합하면 인생의 절반 가량을 시험 보는 일에 얽매여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이런 것들을 모두 겪은 어른들이 시험에 더 진저리를 치지 않을까 하겠지만

아기들이 모든 사물을 입에 넣어보면서 알아가듯,

세상에 대한 재미난 것들을 몸으로 부딪혀 알아가고 싶은 아이들이

그걸 가로막는 시험에 대해 유난히 싫은 표정을 하는 것도 당연한 게 아닐까?

어른들은 정말 시간경찰관이 미래로 아이들을 데려가 이 세상에서 모두 사라져야

공부나 시험 따위는 정말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될 지도 모른다.

준석이 엄마처럼 어릴 때 다 겪어봤으면지만 대리만족으로, 혹은 대리경쟁으로

아이들을 혹독하게 몰아부치면서도 '다 너희들을 위해서야'라는 말로 위장하면서

스스로도 그게 진실이라고 최면을 걸면서 사는 어른들도 불쌍하기는 마찬가지다.

 

공부만 하면 행복해진다는 억지 발상은 누구 머리로부터 나온 걸까?

어릴 때 읽었던 <재주많은 다섯 형제> 이야기를 보자.

힘이 세거나 콧김이 세거나, 오줌을 많이 누어 바다를 만든다거나 하는 재주를 가지고도

훌륭하게 세상을 살아가지 않던가!

곧이곧대로 풀이하자는 말이 아니라, 그만큼 자기 재주는 다 다르게 가지고 태어난다는 말이다.

작가도 저마다 타고난 재주가 다르니 친구들이 잘하고 재미있어 하기도 하는

그런 일을 찾아 즐겁게 살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나도 소망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금지된 것을!

언제부터인가 하면 안 된다고 했던 모든 것들을 다 즐기면서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신나게 뛰어놀기가 가장 첫 번째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준석이와 친구들이 공부에 대한 해결책으로 스스로 알아서 하는 공부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환경을 만들어준 다음에야 아이들에게 그런 걸 바랄 마음도

생기는 것이니.

 

준석이나 준석이 엄마가 시험 답안에 썼던 것들을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 거북선을 만든 사람은? (죽었다)

* 엄마를 도와드리면 엄마가 뭐라고 하실까요? (난 네가 들어가 노는 게 도와주는 거야)

* 개미를 삼등분하면? (죽는다)

 

물론 정답과는 거리가 먼 답들이지만 이런 순수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아이다워서 너무 좋다. 정형화된 틀에 갇혀 똑같은 모양이 되어가는 아이들이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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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꿈을 갖고 인생의 롤모델을 정해서 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요새 아이들은 꿈도 없다.

고작 한다는 얘기가 '돈 많이 벌고 싶어요.' 정도?

그럴 때마다 이런 책을  읽히고 싶어진다.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강인함도 배우고,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열정을 불태우는 것도 좀 배우고,

네가 순탄하게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이렇게 힘들게 사는 이들도 있으니

감사하는 마음도 좀 배웠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태어나게 해주었으니 내 할 일은 마쳤다는 안도감에

나머지는 학교에서 다 가르쳐주겠거니 우리도 너무 바빠..하는 어른들에게

지금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무슨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 한 번쯤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만드는 이런 책들을 읽히고 싶다.

성장소설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책들은 많지만 그 중에서 별 점 다섯 개를

아깝게 않게 주었던 다섯 권을 추려보았다.

 

 

* 베스트 1 <너도 하늘말나리야>

 





너도 하늘말나리야


작가
이금이
출판
푸른책들
발매
200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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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와 소희, 바우.

각자 지닌 아픔을 이겨내고 아름다운 꽃, 하늘을 향해 피는 꽃,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꽃인 하늘말나리가 되는 아이들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잔잔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고

아이들 마음 속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서 나의 내면까지도 들여다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선물한다. 


 * 베스트 2: <유진과 유진>



유진과 유진


작가
이금이
출판
푸른책들
발매
200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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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유진과 작은 유진이 번갈아가며 자신의 입장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 책은

예전에 고교시절 읽었던 <내 이름은 마야>류의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그때 어른들은 몰라 주던 아이들의 감정을 충분히 꺼내주었던,

가볍지만 아이들의 시선으로 따라갔던 책이어서 책을 싫어하던 아이들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는데

이 책은 유연한 문장으로 자신이 저지른 일이 아닌 것으로

힘들어 하는 아이들의 상처를 보듬으려고 많이 노력한다.

감추려고, 덮어 두려고만 들지 말고 함께 상처를 치료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상처에 바람도 쐬어주고 햇볕도 쪼여 주었으면 외할머니가 말한

나무의 옹이처럼 단단하게 아물었을 텐데.

작은 유진의 말처럼 작은 상처 하나라도 다 같이 보듬어 안고 쓰다듬어 줄 수 있어야 하는데..

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방치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책이자, 


우리도 이렇게 힘든 시기를 지나왔다는 것을 잊지 않게 해주어 

내 아이들에게 눈을 돌릴 수 있게 해준다.


* 베스트 3: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작가
정유정
출판
비룡소
발매
2007.07.01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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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여섯 살 무렵 나는, 내 생이 끝나고 난 뒤 뭐가 남을까? 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죽음 이후 아무 것도 없다면 그 긴 시간 동안 난 어떤 형태로 있는 것인가? 어떤 느낌일까?

그 공허감을 어떻게 참을까? 나는 도대체 왜 사는 것일까?

그런 의문에 괴로워했던 기억만 난다.

어른들이 보듯이 마냥 즐겁고 행복한 시절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요즘 아이들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도 않을 것 같다. 


학교 생활에, 친구와의 관계에, 소원한 부모와의 간극에, 불투명한 미래에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생활하는 시기가 바로 요때쯤이다.

내처 걷기만 하면서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고생에 몸은 죽을 지경이지만

기괴한 일행 사이에 팽팽했던 긴장은 조금씩 풀려가고 서로가 가진

말 못할 고민들을 이해해주게 된다. 


아빠가 어느 날 갑자기 엄마와 싸운 후 그대로 나가버리는 바람에 가슴이 비었던 준호나

되풀이되는 가혹한 매질에 가슴까지 멍들었던 정아나,

엄마의 극심한 보호 아래 미칠 것 같은 왕따의 삶을 살던 승주나,

딸이 광주 사태때 갑작스레 죽어버린 걸 자기 탓으로 여기는 할아버지나 모두

이 여행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을 배운다.

앞으로 나아가면 인생이 각자의 몫으로 마련해 준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베스트 4 : <당나귀 귀>, <난 죽지 않을 테야>, <이별처럼>



당나귀 귀


작가
쎄르쥬 뻬레즈
출판
문원
발매
2000.07.01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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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문득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제제가 생각이 났다.

식구들 모두에게 이해와 사랑을 받지 못한 제제. 레이몽과 제제는 그렇게 닮아 있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에서도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심한 핍박을 받으며 살았으니 오죽하면 부모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바랄까.

우리는 인생에 있어서 공부가 그렇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아이들을 다그치기 일쑤다.

공부를 해야 나중에 훌륭한 사람이 된단다. 열심히 공부해라..

가끔씩 방송매체에서 병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을 볼 때만 생각난듯

“그래, 튼튼한 게 제일이지.” 그리고는 또다시 공부 열병으로 돌아온다 .

공부를 잘 하는 아이나 공부에 취미가 없는 아이나 할 것 없이,

그 아이가 뭘 잘 하는지는 전혀 상관없이 그저 공부에 매달리기를 원하고

공부를 못하는 아이는 낙오자 같은 취급을 하기 일쑤다.

누구 하나 이해해주지 않는 세상에서 오직 한 사람 빵집 아저씨만이

그를 이해해주고 사랑해주지만 그도 뽀르뚜까 아저씨처럼 가버리고 만다..

레이몽은 어두운 터널을 그렇게 걸어가고 있다. 

아픈 현실도 외면하지 않고 똑바로 직시해야 하듯 어렵고 힘든 성장도 지켜봐줘야한다.

<당나귀 귀>, <죽지 않을 테야>, <이별처럼>은 3부작이라 함께 읽을 것을 권한다. 

 

 

* 베스트 5: <걱정의 반대말>



걱정의 반대말


작가
벤니 린데라우프
출판
창비
발매
2009.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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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제대로 된 일이라고는 해 본 적이 없이 매번 하는 일을 바꾸는 아빠와 부엉이 눈을 가진 할머니,

네 명의 오빠, 두 여동생과 함께 사는 핑.

지나치게 비극적인 상황을 꾸미기 좋아하는 쾌활한 뮐케, 척추가 안 좋아서 항상

보호대를 차고 있는 게 불만인 예스를 중심으로 맏딸인 핑이 이야기꾼이 되어

공동묘지 옆에 있는 집으로 이사 온 후 벌어지는 일들을 실감나게 그려준다.

잦은 이사 끝에 이번에 정착한 집은 길 쪽에서는 절대로 보이지 않는 현관문을 가진 집이며

무릎 높이의 문턱을 넘어가야 되고 바람이 불면 음산한 신음을 토해냈으며 가벼운 발걸음에도

온통 삐그덕거리는 소리로 화답하고 내리는 비에 지붕이 새고 지하실은 잠기는 엉망인 집이었다.

어떻게든 재기해보려고 노력하는 아빠는 새롭게 엽궐련 사업을 시작했지만 더 이상 내려갈 수 없게

집안 사정은 바닥으로 내려가기만 한다.

액자소설의 형태라 이야기가 이야기 속에 숨어 있는데 이 짧은 이야기가 전체 이야기를 관통하고 있어

묘한 전율을 느끼게 만든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는 작가는 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상상유전자' 덕분인지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대단하거니와, 으스스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동시에 전해줄 줄 아는

독특한 매력을 아낌없이 책 속에 부어놓고 있다.






소희의 방


작가
이금이
출판
푸른책들
발매
2010.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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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30여 곳의 단체와 기관으로부터 ‘좋은 책’으로 선정된
국내 최고의 성장소설 『너도 하늘말나리야』의 후속작 『소희의 방』 출간 예정!


‘이 시대 가장 진솔한 이야기꾼’, ‘한국을 대표하는 아동청소년문학 작가’ 등 이금이 작가를 수식하는 닉네임은 여러 가지이다. 이금이 작가의 대표작을 꼽으라면 단연 장편동화 『너도 하늘말나리야』일 것이다. 사춘기에 접어든 세 친구 미르, 소희, 바우가 많은 아픔을 겪으면서도 꿋꿋이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중앙일보, 어린이도서연구회, 한국출판인회의 등 무려 30여 곳의 단체와 기관으로부터 ‘좋은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50만 명이 넘는 독자들을 감동시킨 스테디셀러이다.
한국 아동청소년문학계에서 이렇게 수많은 기록을 가지고 있는 『너도 하늘말나리야』의 후속작 『소희의 방』이 푸른책들에서 곧 출간될 예정이다. 『너도 하늘말나리야』가 출간된 지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많은 독자들은 이 작품의 뒷이야기를 궁금해해왔다. 이금이 작가는 독자들의 간절한 바람과 더불어 달밭마을의 세 아이 중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는 아이, 소희의 성장과정을 『소희의 방』에서 그려낼 예정이다.

너무 빨리 커버린 열다섯 살 소녀의 욕망과 아픔을 그린 성장소설

『소희의 방』은 달밭마을을 떠나 열다섯 살이 된 ‘소희’가 친엄마와 재회하여 새로운 가정에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된다. 부모 없이 할머니와 단둘이 살면서도 누구보다 반듯하고 자존감이 강했던 소희, 어디서든 하늘을 향해 보고 핀 하늘말나리처럼 꿋꿋하게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결핍과 상처로 조숙해진 아이들의 결정체인 소희의 억눌렸던 욕망이 표출되는 과정에 함께 공감하며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이면과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과 예스24에서는 사전 예약 판매를 실시한다. 이번 사전 예약 판매를 신청하는 독자들에게는 '소희의 일기장'이 선물로 증정되고, 온라인 적립금도 함께 받을 수 있다.



**

<너도 하늘말나리야>의 후속편 격인 <소희의 방>이 나왔다.

물론 아직 읽기 전이지만, 전작에서 주인공인 미르에 밀려 가려진 듯한 소희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벌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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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객의 맛있는 인생>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맛객의 맛있는 인생 - 소소한 맛을 따라 세상을 유랑하는
김용철 글 사진 / 청림출판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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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세상 사람들을 목숨 걸고 맛있는 것을 찾아다니는 사람과 아무 거나 먹을 거리만 되면 먹는 사람, 적당히 맛을 지니고 있어야 먹는 사람으로 대분류를 한다면 나는 세 번째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차가 없어 기동성이 떨어지는 탓도 있겠지만 그런 걸 찾아다닐 시간에 내가 좋아하는 일들 - 예를 들어 책을 읽거나 공상에 빠지거나 음악을 듣는 등-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생각하기도 하거니와, 적당히 먹을 만한 음식이면 만족할 줄 아는 덜 떨어진 미각을 가진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텔레비전에서 맛집을 다루는 프로그램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을 보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불원천리 맛있는 집을 찾아다니는 중이라는 방증이라고나 할까? 아니면 그저 기획회의에서 마땅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은 탓일까? 아무튼 그렇다고 해도 관심 없는 이야기에는 가차없이 등을 돌리는 차가운 시청자들임을 감안할 때 역시 음식을 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몇 년 전 늦가을 해돋이를 본답시고 밤기차를 타고 정동진에 갔을 때 일이다. 밤새 잔뜩 오그리고 불편한 좌석에서 잠을 잔 탓에 해돋이는 뒷전이고 삐걱거리는 몸을 데우려고 밥집을 찾아 다녔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발견한 순두부집. 입구에는 '000 방송국 소개 맛집''00신문 소개 맛집'이라는 간판이 요란했다. 웬만하니까 소개도 하고 그러지 않았겠어?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그닥 까다롭지 않은 내 식성에도 짜증이 솟구칠만한 음식이 나왔다. 밥통에 오래 둔 탓에 군둥내가 나는 밥과 멀겋기만 한 순두부, 젓가락이 갈 만한 마땅한 반찬이 없던 밥상이지만 소리지르는 위장을 위하여 꾸역꾸역 밀어넣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악몽같은 순간은 '맛집'이라는 단어와 결부되어 그 뒤부터 맛집이라 쓰인 곳은 일부러 피해다니곤 했기 때문에 사실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도 시큰둥한 마음이 들었다. 저자도 지적했듯 요즘 많은 블로거들이 음식사진을 올리고 간단한 설명이나 느낌을 곁들이는 것이 유행인지라 뭐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많이 달랐다. 사진만 덩그러니 올려놓은 사진전이 아니라 시화전에 가깝다. 사진이 먼저가 아니라 글이 우선이라는 말이다. 맛집에 대한 내 고정관념을 여지없이 깨주었는데 맛집을 찾아가는 여정도 그렇거니와 음식에 대한 애착이 상당한 작가인 지라 꾸미지 않은 그대로를 보여주는 사진과 오감이 제대로 묻어나는 설명, 개인적인 호불호가 확실하게 드러나는 글, 전화번호와 주소까지 명시되어 있어 다음에 그곳에 들를 일이 있다면 꼭 가봐야지 하고 수첩에 적어놓은 곳만 해도 무려 10군데나 된다. 맛집 기피증이 있는 나로서는 대단한 발전이라고 하겠다.

 

 우선 가까운 차이나타운에 가서 자장면에다 만두를 먹어 보고, 삼성역 남가스시에서 스시를 한두 개쯤 먹어보고, 구룡포 철규 분식에 가서 찐빵을 , 지난 여름에 가려다 실패한 울진에 가서 대게를,  곡성 능이버섯도 맛봐야지. 간장게장이나 회, 젓갈류들은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먹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그래도 그곳에 가게 된다면 친절한 작가의 조언을 따라 먹어볼 생각이다. 여태까지 풍경만 즐기는 여행을 했는데 이젠 맛까지 탐하는 여행이 될 것 같다.

 

  작가가 그랬듯 나도 소원해본다. 부디 사람들이 많이 찾아가서 맛이 달라지는 그런 슬픈 일은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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