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은 거짓말쟁이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22
강숙인 지음, 김미정 그림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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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부인이 꽃을 사러 들어갔다가 발견한 거울에서 <백설공주> 연극을 하던 어린시절로 돌아가고,

다시 꽃집 주인의 말에 현실로 돌아오는 구조는 지극히 평범한 것이지만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은 아이의 마음과

그 아이에게 쉽게 해줄 수 있는 칭찬 대신에

조금 더 성장하기를 바라는 속 깊은 아버지의 사랑이 대비되어 나타나 마음 따뜻하게 해주는 동화다.

 

연극을 하는 친구들 중에 자신이 제일 잘 한다고 믿으며 주인공을 꼭 하고 싶어하는 희주와

백설공주가 정말 잘 어울리지만 아무 역할이든 주어진 것이면 다 괜찮다는 나래,

아무런 조언도 해주지 않는 아버지가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까지 이야기가 중심 내용인데

어른의 시각에서 보는 희주가 아니라  아이 희주의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당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잘 나고 똑똑합니다'라고 말해주는 거울을 마음속에 지니게 되면

남에게 감동을 주는 참다운  그  무엇을 만들어 낼 수가 없게 된단다.

 

책을 읽고난 뒤에도 이 말이 계속 가슴에 남아 있다.

어찌 보면 내가 잘났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자신감이 되어 무엇이든 이루게 해줄 것 같은데

작가는 이런 마음들이 자만심으로 흘러가는 걸 경계하라는 충고를 던지고 있다.

내 거울을 들여다본다.

하루 중에 얼굴을 들여다 보는 일이 그닥 많지 않은 나로서는 화장할 때가 아닌데

이렇게 거울을 본다는 일 자체가 드문 일이다.

감식하기는 딱 좋게 여기저기 묻어있는 내 지문들로 거울이 뿌옇다.

휴지를 꺼내 거울을 닦고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내 마음속에 있는 거울이 궁금해진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그거야 두 말 할 것도 없이 바로 너야. "

내 거울은 솔직하게도 이런 낯 뜨거운 말을 던지려고 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렇게 말하는 걸 나는 듣는다.

"너는 하루하루 충실하게 사는 게 예뻐."

 

내 거울도 거짓말쟁이는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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