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자 선언 -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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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현 서울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입니다. 책을 좋아해서 많이 책을 읽은 판사가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에세이 형태의 글을 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개인주의자라는 제목이 특이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최재천 교수, 김민식 PD, 이국종 교수. 이분들의 공통점은 뭘까요? 개인적으로 제가 멘토로 삼고 싶은 분들입니다. 오로지 혼자만의 바람이죠. 이분들은 모두 책을 좋아합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하셨습니다. 중요한 마지막 공통점은 세상의 부조리, 사회 문제에 대해 할 말은 하는 분들이기도 합니다. 

곤충학자, 관찰 학자 최재천 교수는 4대강 운하를 반대하는데 앞장 섰다가 지난 정권에서 탄압을 받았습니다. 김민식 PD는 MBC 사장 퇴진을 위해 노력하다가 한직으로 쫓겨났던 분입니다. 이국종 교수는 아주대 외상 센터에 근무하시면서 응급 환자를 살리기 위한 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애쓰는 분입니다. 이분들은 글도 잘 쓰셔서 이분들의 책을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여기에 한 명 더 추가하고 싶습니다. 바로 이 책의 저자인 문유석 판사입니다. 

교수, PD, 박사, 판사. 어찌 보면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입니다. 기득권 계층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먹고사는데 별로 힘들지 않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조그만 힘이라도 사회의 발전에 보태기 위해 과감하게 행동을 하고, 글을 씁니다. 폭력적인 투쟁이나 날세운 비판만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사회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고, 토론의 장에 자신의 의견을 용기 있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이 사회는 제대로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여러 가지 주제를 던지고, 본인의 생각을 공유합니다. 이런 주제들은 한 번쯤 누구나 생각해 봤을 만한 것들입니다. 가볍게 지나쳤을지도 모르겠네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을 좋아합니다. 생각을 하거나 생활에 적용해 보거나 실천해 보거나 책으로만 끝나지 않고, 책 밖으로 나와서 경험이 되어야 합니다. 


이 책의 첫 문장은 다음과 같이 시작합니다.


고백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부장판사로서 책을 쓴다는 것에 많은 부담을 가졌을 거 같습니다. 대표적인 전문가 집단, 관료적인 조직인 법조계에 몸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주의자라고 대놓고 이야기하며, 이 사회에 불합리, 부조리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는 것이 괜찮을까요? 어느 정도 비난과 질책을 감수해야 하지 않았을까요? 자신은 원래 이런 사람이라고 솔직하게 밝히면서 글을 시작하는 이유입니다.

개인주의는 이기주의가 아닙니다. 집단주의의 반대입니다. 개인주의는 근대화를 이루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안 주면서 주위를 따뜻한 시선으로 쳐다보고,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개인주의가 정의가 이렇다면,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하는 것이 개인주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인용하고 싶은 저자의 생각이 많습니다. 책을 다 읽고 보니 각양각색의 포스트잇이 책에 꽂혀 있네요.  


'남부럽지 않게' 살고 싶다는 집착 때문에 인생을 낭비하는 이들을 접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그냥 남을 안 부러워하면 안 되나. 남들로부터 자유로워지면 안 되는 건가. 배가 몇 겹씩 접혀도 남들 신경 안 쓴 채 비키니 입고 제멋으로 즐기는 문화와 충분히 날씬한데도 아주 조금의 군살이라도 남들에게 지적당할까 봐 밥을 굶고 지방 흡입을 하는 문화 사이에 어느 쪽이 더 개인의 행복에 유리할까. 우리가 더 불행한 이유는 결국 우리 스스로 자승자박하고 있기 때문 아닐까. (p.32 ~ p.33)


연말마다 임원 승진 발표를 합니다. 한 회사의 임원이 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임원이 되면 많은 것이 바뀝니다. 직원으로 퇴직하고, 임원으로 새로 계약을 맺습니다. 일종의 계약직인데, 회사 차도 주고, 비서도 생기고, 개인 냉장고와 TV가 설치됩니다. 회사 일에 좀 더 책임이 많아지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 업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임원 승진 발표 후 한동안 기분이 착잡하고, 안 좋습니다. 저 또한 자승자박하고 있다는 거겠죠. 

유명한 벽돌공 이야기에 생업, 직업, 천직을 나누는 기준이 나옵니다. 행복을 위해서 꼭 천직을 가져야만 하는 걸까요? 성공하기 위한 목적이 행복이라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꼭 천직만이 가치 있다고 생각은 안 듭니다. 


가성비 좋은 행복 전략이라는 관점으로 생각하면 직업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집착할 필요도 없다. 우선 자기 힘으로 생존하는 것이 생명체의 기본 사명이므로 냉정하게 현실적으로 자기가 선택가능한 직업 중 최선을 선택하여 생계를 유지하되, 직업은 직업일 뿐 자신의 전부를 규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취미 활동, 봉사, 사회 참여 등 다양한 행복 활동을 병행할 수 있는 것이다. 춤추는 것을 좋아한다고 반드시 백댄서가 되어 평생 춤만 춰야 하는 것이 아니다. 일하면서 동호회 활동으로 주말에 홍대 앞에 나가 춤을 춰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자기 재능과 열망의 크기에 따라 합리적으로 선택하면 그뿐이다. 이런 식으로 위험을 분산하면 행복할 기회가 늘어나고 소소한 행복의 플랜 B, 플랜 C를 계속 만들어갈 수 있다.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과학에 따라. (p.54 ~ p.55)


<오늘부터 미니멀 라이프>라는 책을 읽고, 대대적인 방 정리를 했습니다. 많은 물품을 버리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나중에 찾기 쉽도록 가지런하게 수납했습니다. 그리고, 더 넒어 지고, 숨통이 트인 방 한가운데 앉아서 따뜻한 커피와 <기사단장 죽이기>를 읽으면서 알게 된 슈베르트 현악 4중주 <로자문데> 음악을 들었습니다. 소소한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결국 취업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자기통제형 자기계발에 매진하는 이십 대는 상상을 초월하는 박탈감과 불안감 속에서 사회적 약자의 고난을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돌리며 자신은 그래도 노력하고 있기에 그들보다는 낫다고 구분짓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도 이십 대들의 고통을 이해해주지 않기 때문에 이들도 그 누구의 고통도 이해할 수 없게 된 것이기도 하다..... '더 높은 곳'에 있는 학생들이 자신을 멸시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기보다 스스로 자신보다 '더 낮은 곳'에 있는 학생들을 멸시하는 편을 선택한다. (p,136)


물론, 모든 20대가 저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각종 차별에 찬성하는 젊은이들도 많다는 사실 또한 현실입니다. 


누구나 말하기 전에 세 문을 거쳐야 한다. '그것이 참말인가?' '그것이 필요한 말인가?' '그것이 친절한 말인가?' 흔히들 첫번째 질문만 생각한다. 살집이 좀 있는 사람에게 '뚱뚱하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 아니다. 그러나 참말이기는 하지만, 굳이 입 밖에 낼 필요는 없는 말이다. 사실 필요한 말이 아니면 하지 말라는 두번째 문만 잘 지켜도 대부분의 잘못은 막을 수 있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필요 없는 말로 남에게 상처를 주며 살아가고 있는지... (p.136)


당신께만 특별히 알려주는 고급 정보라며 속삭이는 귓속말에 일개미들은 나비가 되어 비상할 것을 꿈꾸며 눈이 먼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에게 한사코 권하는 것은 그 누군가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고, 나에게 이익이 되는 일은 남들이 한사코 감추고 있는 게 세상의 비정한 이치다. 이런 세상에서 불에 홀려 다가가는 부나비들을 어리석다 비웃고만 있으면 될까. 불에 덮개를 씌워 더이상 타죽지 않게 해야 하지 않을까. (p.140)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가 서로를 부정하는 것은 비극이다. 역사의 두 측면을 있었던 그대로 직시하면서도 얼마든지 지금 현재 우리가 겪는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그림자를 강조하기 위해 빛을 애써 지울 필요도 없고, 빛을 강조하기 위해 그림자를 외면할 필요도 없다.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는 것이 사회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출발점이다. (p.201)


명절 때마다 아버지와 정치 이야기를 안 하려고 하지만, 꼭 한 번씩 티격태격을 합니다. 아버지는 수구 보수주의자는 아니지만, 유독 북한 문제에 대해서 강경합니다. 어렸을 때 고생했던 기억을 가끔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일본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아버지의 아버지 세대의 일이므로, 직접 겪으신 일이 없기 때문이시겠죠. 친일파 행동을 보이는 정치인에 대해서 제가 비난을 해도 별로 대응을 안 하시지만, 북한과 비무장지대 도로 개설을 대해서 전쟁 나면 북한에게 이용 당할까 봐 반대를 하십니다. 아버지의 생각을 제가 어떻게 할 수는 없습니다. 자유 민주주의 국가이니깐요. 


인간 세상의 문제는 참으로 복잡하여 일도양단에 흑백을 가릴 수 없는 면이 많다. 인터넷을 셔핑하다보면, 우리 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다들 참 명쾌한 정답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진보, 보수, 좌파, 우파, 결국 우리편이냐 아니냐가 중요할 뿐, 문제 그 자체가 갖고 있는 다층적인 면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목소리는 오히려 귀한 것 같다. 이런 면도 있고, 저런 면도 있고 이야기하면, "간단히 말해서 누구 잘못이란 말이냐! 너 이런 소리하는 거 보니까 저쪽이지!"라고 윽박지르는 목소리가 당장 튀어 나온다. (p.228 ~ p.229)


잠시 저에 대해서 생각해 봤습니다. 아파트 한 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세금을 많이 내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내는 세금으로 보도 블록을 자꾸 파헤치지 말고, 운하 같은 거 만든다고 생쇼 하지 말고, 소방관 처우 개선에 활용되면 좋겠습니다. 당장 통일은 반대합니다. 하지만, 북한과 경제적 교역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대동강, 금강산을 구경 가고 싶습니다. 한반도의 평화가 정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교육이 줄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스카이 캐슬 같은 드라마가 현실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중국보다 미국을 좋아합니다. 일본을 제일 싫어합니다. 국민연금 혜택을 받고 싶습니다. 민노총과 진보 정당을 싫어합니다. 

저는 대체 진보인가요? 보수인가요? 혹은 좌파일까요? 우파일까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구분이 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요?  


이제 인간에 대한 폭력을 넘어 동물에 대한 잔혹 행위에 대해서도 분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혹자들은 이를 비현실적인 호들갑이라고 여기지만, 타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범위를 나, 가족, 부족, 계급, 성, 인종, 국적의 범위를 넘어 계속 넓혀온 역사가 바로 인간이 폭력적인 본성과 싸워온 과정이다. 어느 시대에나 타자의 고통에 대해 가장 예민한 이들, 가장 '호들갑스럽게' 문제제기를 하는 이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길거리에서 타살당할 염려 없이 일상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가 잠들지 않게 서로 깨워주어야 하지 않을까. (p.241)


인간은 누구나 실수하는 존재다. 어릴 때부터 잘하든 못하든 뭔가를 책임지고 하는 것 자체에 대해 아낌없이 칭찬하고 못한 부분은 감싸주고 격려하는 문화가 기꺼이 책임지는 어른을 만들어낸다. 게다가 무엇을 시도하고 실질적인 일을 만들어내는 사람보다 남의 잘잘못을 지적하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창작자보다 평론가가 많다고나 할까. 사실 비평할 논리야 얼마나 많은가. 미봉책에 불과하다, 본질적인 해결이라고 볼 수 없다, 구조적인 문제인데 현상만 일부 건드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나름 노력은 한 것 같지만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다..... 노력이라도 해보려는 남을 냉소함으로써 그것도 하지 않는 비루한 자신을 위안한다. 어차피 세상은 바뀌지 않는데 다 쇼일 뿐이라며. (p.267 ~ p.268)

집에 돌아가며 생각했다. 한 개인으로 자기 삷을 행복하게 사는 것만도 전쟁같이 힘든 세상이다. 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입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취업 관문에서 살아남기 위해, 결혼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하며 아이를 키우는 고통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 아이가 다시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도록 지키기 위해, 그런 개인들이 서로를 보듬어주고 배려해주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또 그렇기에 얼마나 귀한 일인가.

우리 하나하나는 이 험한 세상에서 자기 아이를 지킬 수 있을만큼 강하지 못하다. 우리는 서로의 아이를 지켜주어야 한다.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p.279)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같은 주제라도 논리적이면서 이해하기에 쉬운 글을 쓰는 분들이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이렇게 쓰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문득 글쓰기 이전에 생각은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현실을 똑바로 쳐다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관찰하고, 생각하고, 글 쓰고. 일상의 습관이 되기를 바라 봅니다.   


2019.3.2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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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왕은 안녕하시다 1~2 - 전2권 - 성석제 장편소설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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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은 왕은 안녕하시다 입니다. 제가 지은 부제는 백성은 죽어갑니다 입니다.


초반부에 익숙하지 않은 용어와 문체가 많이 등장해서 읽기가 쉽지 않았지만, 조선 시대의 생활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반부터 점차 한심한 작태들이 펼쳐지면서 열불이 났습니다.


처음에는 서인과 남인으로 당파를 나누어 한심한 싸움을 하는 신하들이 짜증 났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숙종의 한심한 작태에 더 화가 났습니다. 

조정의 신하들은 백성들을 위한 정치는 하나도 안 하고, 오로지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싸웁니다. 백성이 굶어 죽어 나가도 제사를 3년 지낼 것인가 1년 지낼 것인가로 싸웁니다. 왕의 권위에 도전했으니 역모라고 서로 몰아세웁니다. 역모는 거의 대부분 조작입니다. 진실을 밝히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그냥 쫓아내거나 죽이기 위해 고문만 합니다. 원하는 답을 얻을 때까지 무조건 고문을 합니다. 맞으면서 죽느냐, 덜 맞고 거짓말하고 죽느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숙종은 자신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남인을 중용했다가 다 죽이거나 내쫓은 후에 서인을 중용했다가 다시 서인을 다 죽이거나 내쫓고, 다시 남인을 중용하고, 내쫓고, 다시 서인을 중용합니다. 자신의 입지와 개인적 원한을 풀기 위해 파벌을 이용하고, 신하들끼리 서로 모함을 하면서 죽이는 것을 관망합니다. 자신의 화를 어찌 하지를 못하고, 말싸움을 하며 한 명의 신하를 죽일 때까지 고문합니다. 한 명의 여인에게 빠져서 수많은 신하를 죽이다가 나중에 그 여인을 내팽개칩니다. 어렸을 때 백성을 위하는 정치를 한다고 다짐을 했지만, 결국 나이가 들면서 추하게 망가지는 임금이 됩니다. 


당파 싸움만 하는 신하들도 한심하지만, 그걸 이용해 먹으려는 임금 또한 한심합니다.


생각해 보니 대한민국 국회가 당파 싸움만 하는 조선의 조정과 비슷해 보입니다. 정당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말이나 행동 꼬투리 하나 잡고 물고 늘어집니다. 국민들을 위한 정책이나 법률은 관심도 없고, 쓰레기통에 버린지 오래입니다. 단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역사를 왜곡합니다. 세금은 꼬박꼬박 받아먹으면서 국회에 나와서 일을 하지 않습니다. 문제를 풀 생각은 없고, 문제의 원인만 상대방에게 전가하느라 바쁩니다. 해결하려는 마음도 없고, 할 의욕도 없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다가 누군가 뭔가를 하면, 문제라고 지적만 합니다. 


안타깝지만, 지금은 강제적이나 물리적으로 어떻게 할 방법이 없고, 투표만이 해결책입니다. 누가 국민들을 대신해서 올바른 법을 만들려고 노력했는지를 명확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누가 국민의 세금을 헛되게 날려 먹었는지 명확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의 아들, 딸에게 그나마 나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함입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 의도를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부족해서 조선 시대 정치의 한심한 모습만 생각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사이기 때문에 더 화가 났는지 모르겠습니다. 


2019.2.28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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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미니멀라이프 - 무인양품으로 심플하게 살기
미쉘 지음, 김수정 옮김 / 즐거운상상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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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입니다. 책 내용은 별거 없습니다. 

저자는 외국에서 생활하다가 일본으로 돌아온 후 미국에서 보낸 짐이 한 달 넘게 오는 바람에 최소한의 물품만으로 생활했다고 합니다. 최소한의 물품만으로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하고, 마음의 여유를 느꼈다고 하네요. 한 달 지나 도착한 짐은 대부분 버렸다고 합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고, 무지 상품을 워낙 좋아해서 무지 상품을 활용한 팁 정도가 책 내용의 전부입니다. 쪽수가 128 정도이므로, 마음먹으면 한 번에 다 읽을 수 있습니다. 친절하게 사진도 많습니다. 


어느 책이나 받아들이는 마음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굳이 구매해서 읽고, 소장할 정도의 책은 아니지만, 저는 이 책을 읽고, 몇 가지 도움을 받았습니다. 

옷과 신발을 정리하고, 수납 용도의 무지 제품 몇 가지를 사서 방 정리를 했습니다. 이사를 온 후에 7년 동안 한 번도 안 꺼내본 것들을 모두 버렸습니다. CD, 사진 등도 정리하고, 책장이나 장식장에 빈 공간을 많이 두었습니다. 무조건 공간을 채우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빈 곳을 보는 느낌이 나쁘지 않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함께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한다면 좋을 거 같지만,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가족에게 강요하다 보면 싸울 수도 있죠. 저는 제 방 하나만이라도 미니멀라이프는 아니더라도 미들 라이프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제 방을 제외하고, 물건이 쌓이는 것에 대해서 아무 말도 안하지만, 제 방에 한해서 미들 라이프, 정리 정돈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물론, 미들 라이프를 전체 집에 적용하려고 시도합니다. 한두 번 정도 해보고, 안되면 더 이상 논쟁을 안 합니다. 

제 방에서 필요 없다고 판단되면, 버리기 위해 내놓지만, 어느새 거실이나 안방에 다시 보이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죠.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강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방에 들어올 때마다 버릴 것이 없나 찾아봅니다. 버리고 나서 또 사면 마찬가지이므로, 신중한 구매를 하려고 합니다. 


아직 실천을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DVD를 아직 정리를 못했습니다. DVD만 빼놓고, 케이스는 다 버릴까도 생각 중입니다. DVD를 보관하기 위한 무지 제품을 이용하면 엄청난 공간 활용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민 중이지만, 결국 케이스는 모두 버릴 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미니멀라이프는 DVD 모두 버리는 것이고, 제가 생각하는 미들 라이프는 최대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오늘도 버릴 것이 없나 찾아봅니다.


2019.2.27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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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릿 GRIT -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
앤절라 더크워스 지음, 김미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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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드디어 읽었습니다. 2년 전에 사놓고, 표지만 구경하다가 이번에 읽었네요. TED 강의에서 저자인 앤절라 더크워스를 처음 보았습니다.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한 분들은 TED 강연을 보셔도 좋겠습니다. 물론, 책 읽은 것을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이 책의 목차를 나름대로 정해 보았습니다.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그릿의 정의

2. 그릿이 왜 중요한가

3. 그릿을 측정해 보자

4. 그릿을 기르는 네 가지 방법


1. 그릿의 정의


Cambridge English Dictionary에서 찾아보면, 아래와 같은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 to put small stones on a road or path that is covered in ice, in order to make it safer

- courage and determination despite difficulty


눈이 왔을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바닥에 까는 돌이 그릿 인 줄은 몰랐네요. 이 책에서는 두 번째 뜻과 관계가 있습니다. 저자는 열정과 집념이 있는 끈기를 그릿이라고 말합니다. 재능, 천재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Wikipedia에서 정의한 내용도 찾아보았습니다.


a positive, non-cognitive trait based on an individual's perseverance of effort combined with the passion for a particular long-term goal or end state(a powerful motivation to achieve an objective).


끈기, 노력, 열정이라는 단어가 나오네요. 장기 목표와 동기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릿을 쉽게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은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옵니다. 


그릿 이란 한 번에 한 걸음씩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흥미롭고 목적이 뚜렷한 목표를 굳건히 지키는 것이다. 매일, 몇 주씩, 몇 해씩 도전적으로 연습하는 것이다. 일곱 번 넘어지면, 여덟 번 일어나는 것이다. 


사람들은 열정과 끈기, 노력, 장기 목표, 동기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모두 동의합니다. 성공을 위해서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릿 말고, 다른 것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천재적인 재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못한다고 합니다.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못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요? 니체의 말을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완전한 것에 대해 우리는 그것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묻지 않는다. 우리는 마치 그것이 마법에 의해 땅에서 솟아난 것처럼 현재의 사실만을 즐긴다. ... 우리의 허영심과 자기애가 천재 숭배를 조장한다. 왜냐하면 천재를 마법적인 존재로 생각한다면 우리 자신과 비교하고, 우리의 부족함을 느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 누군가를 '신적인 존재'로 부르면 '우리는 그와 경쟁할 필요가 없어진다.'


니체가 마치 저의 마음속을 꿰뚫어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2. 그릿이 왜 중요한가


사람들은 재능만 있으면 모든 것이 잘 될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발레리나 강수진 님이 쓴 <한 걸음을 걸어도 나답게>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천재 발레리나로 알고 있지만, 기숙사에서 남들이 잠을 자고 있는 새벽에 일어나서 연습실에서 혼자 연습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래의 공식을 보시면, 강수진 님이 왜 성공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재능 X 노력 = 기술

기술 X 노력 = 성취


강수진 님은 발레리나에 적합한 가느다란 몸매와 감성적인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재능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재능만으로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노력을 통해 기술을 익히고, 다시 노력을 통해 세계 최고의 발레리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한 워런 매켄지, 존 어빙, 윌 스미스, 우디 앨런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3. 그릿을 측정해 보자.


그릿을 측정할 수 있는 시트가 있습니다. 솔직하게 적어야 정확한 현재 상태를 알 수 있겠죠. 저도 해 보았습니다. 그릿이 가장 높으면, 열정, 끈기가 개별적으로 최대 5점이 나올 수 있습니다. 창피하지만, 저는 열정 2.2점, 끈기 3.4점 이 나왔습니다. 저자는 열정 4.2점, 끈기 5.0점 나왔다고 합니다. 저자가 살아온 길과 경력을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릿 척도를 쉽게 판단할 4가지 지표도 있습니다. 


- (하루하루 겨우 살아가는 삶과 대조되는) 멀리 목표를 두고 일하고, 이후의 삶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며 확고한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정도

- 단순한 변덕으로 과제를 포기하지 않음. 새로움 때문에 다른 일을 시작하지 않으며 변화를 모색하지 않는 성향

- 의지력과 인내심의 정도. 한 번 결정한 사항을 조용히 밀고 나가는 결단력

- 장애물 앞에서 과업을 포기하지 않는 성향, 끈기, 집요함, 완강함


현재 자신의 그릿을 어느 정도 파악했다면, 그리고, 그릿이 중요하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이제 그릿을 어떻게 하면 키울 수 있는지 알아보죠.


4. 그릿을 기르는 네 가지 방법


어떤 일을 포기할 때 각양각색의 이유가 있겠지만, 아래의 네 가지 생각 중 어느 하나가 스쳐 지나갔을 것이라고 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결국 그릿을 키우는 방법일 것입니다. 


- 지루해 : 관심이 있고, 재미가 있다면.

- 노력할 가치가 없어 : 무슨 일이 있어도 지금보다 나아질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 이것은 내게 중요한 일이 아니야 : 자신의 일이 중요하다는 확신이 있다면.

- 나는 못 하겠으니 포기하는 게 좋겠어 : 위기를 대처하게 해주는 희망이 있다면.


즉, 관심이 있으면서 어제보다 나아지기 위해 연습을 하며, 자신의 일이 중요한 목적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며 잘 될 거라는 희망을 품고 나아갈 때 그릿이 높아집니다. 


관심사를 알아볼 때 인내심을 가지라는 말이 마음속에 와닿습니다. 관심이 발전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 대답들이 다시 질문으로 이어지게 해서 관심사를 파헤쳐라 한다고 합니다. 


연습에 대해 두 가지 서로 다른 견해가 이 책에서 나옵니다. 이 부분이 재미있었습니다. 1만 시간을 연습한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고, 의식적인 연습을 해야지 성공한다고 주장하는 안데르스 에릭슨과 완전한 집중으로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듯한 느낌에 이르는 몰입을 경험해야 한다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서로 토론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서로 상반된 관점을 피력하고, 상대방의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 끝났다고 합니다. 좀 더 치열한 토론을 기대했던 저자는 실망했다고 하네요. 안데르스 에릭슨의 저서, <1만 시간의 재발견>,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저서, <몰입>을 읽어보면 그들의 생각을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연습에 대한 저자의 관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힘들지만 의식적인 연습을 하게 만드는 주요 동기는 자신의 기술을 향상시키겠다는 의지다. 의식적인 연습에서는 100 퍼센트 집중하며 현재 기술 수준을 넘어서는 난이도의 과제를 의도적으로 설정한다. 연습을 시작하면서 설정한 이상적인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문제 해결'의 자세로 실행해야 할 모든 요소들을 분석한다. 그리고 피드백을 받는데, 잘못 수행한 부분을 지적한 다수의 피드백을 활용해 수정하고 다시 시도한다.


생업, 직업, 천직의 차이를 이해하시나요? 벽돌공에 대한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세 벽돌공에게 물었다.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첫 번째 벽돌공이 대답했다. "벽돌을 쌓고 있습니다." (생업, 내 직장은 숨을 쉬거나 잠을 자는 것처럼 인생에서 불가피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벽돌공이 대답했다. "교회를 짓고 있습니다." (직업, 지금 직장은 기본적으로 다른 직장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라고 봅니다.)

세 번째 벽돌공이 대답했다. "하느님의 성전을 짓고 있습니다." (천직, 내 일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것 중 하나입니다.)


자신의 일을 천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투지가 훨씬 강하다고 합니다. 

목적의식을 기르기 위해 지금 하는 일이 사회에 어떤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현재의 일에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주어 자신의 핵심 가치와의 연관성을 증대시킬 방법을 생각하고, 목적이 확실한 롤모델을 찾으라고 합니다. 

이국종 님의 <골든 아워>을 읽어보기 위해 구매했습니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관찰학자 최재천 님과 마찬가지로 이국종 님도 목적이 확실한 롤모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개인마다 롤모델은 다를 것입니다. 


그릿을 기르는 마지막 방법으로 스스로에게 어떻게 희망을 가르칠 수 있을까요? 

먼저, 지능 또는 다른 재능이 향상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근육을 사용할수록 강해지는 것처럼 사람들이 새로운 도전 과제를 완전히 익히려고 애쓰는 동안 뇌 자체에도 변화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낙관적인 자기대화를 연습하라고 합니다. 부정적 자기 대화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학습할 수 있다는 거죠. 


한 권의 책을 읽고, 나름대로 정리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포스트 잇과 메모, 밑줄로 뒤덮인 책을 다시 뒤적거리면서 앞뒤 내용을 조합해 봅니다. 이렇게 정리한 글을 누가 읽을지도 모르고, 대단한 글도 아니지만, 뿌듯함을 느낍니다.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한 권의 책을 마무리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악기를 연주하는 딸아이가 있어서 그릿을 키워주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어제보다 나은 연주를 꾸준히 하루하루 발전시킬 수 있다면, 인생에 있어서 무엇을 하든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19.2.23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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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증인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Mickey Haller series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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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인 마이클 코넬리의 책 한 권을 읽었습니다. 예전에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를 읽었는데, 참 재미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 또한 재미있습니다. 이 작가의 문장 스타일이 마음에 듭니다. 간결하고,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몰입감도 있습니다. 

경상도로 출장을 가기 위해 기차를 탔는데, 기차를 타면서 정신없이 읽었습니다. IPX 새마을 기차를 처음 탔는데, 좋았습니다. 좌석도 넓고, 편안하고, 깨끗합니다. 


이 책은 변호사 미키 할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시리즈 중에서 하나입니다. 미키 할러는 돈을 밝히고, 법정에서 이기기 위해 치사한 짓을 일삼는 변호사입니다. 돈을 안 받고 일을 안하고, 이길 수 있는 변호를 합니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읽으면, 미워할 수 없는 주인공입니다. 츤데레 같은 모습이 있다고 할까요?


법이라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재판 과정을 다룬 책을 읽다 보면, 약자를 위해, 사회 정의를 위한 법이라는 것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재판은 검사와 변호사의 치열한 게임 또는 싸움입니다. 일단, 변호를 맡으면, 피고가 무죄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재판에서 이기는 것만 생각합니다. 피고의 진실을 알수록 재판에 집중할 수 없습니다. 검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증거를 수집하고, 범인이 맞는다고 생각하면, 오로지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무죄일 것이라는 생각을 절대 안 합니다. 심지어 시간 절약을 위해 합의를 종용합니다. 2급 살인으로 인정하면, 7년 감형해 주겠다는 식인 거죠. 


재판 진행 중 어느 한순간에 진실은 사라지고, 모든 것이 오로지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바뀌고, 질주를 시작합니다. 피고의 유죄 또는 무죄. 단 하나의 결정을 향해 말이죠. 물론, 진실을 밝히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미키 할러 변호사 시리즈를 한 번 읽어 보시라고 추천드립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때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말이죠. 보석금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소설에서 피고인에게 100만 달러 보석금이 책정됩니다. 보석금 보증인이 있는데, 20만 달러로 보증인을 구할 수 있습니다. 보증인은 20만 달러를 받고, 100만 달러 보석금을 대신 내주고, 나중에 돌려받습니다. 하지만, 20만 달러는 피고인에게 주지 않습니다. 

돈이 있어야지 구속이 안되고, 사회생활을 계속 할수 있습니다. 돈 주고, 법 집행을 미루는 제도이죠. 돈이 없으면, 그냥 형무소에 가만히 있고, 돈이 있으면, 사회에 나가서 재판을 받을 때까지 지낼 수 있습니다. 법이 자본에 따라 움직이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경찰은 용의자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판단합니다. 

구속을 합니다.

법정 출두 후 첫 심리를 통해 협의를 공식적으로 공표하고, 재판 과정의 시작을 알립니다.

변호사는 보석허가청구서를 제출합니다.

예심을 통해 판사는 배심원 재판으로 끌고 갈 만큼 충분한 증거가 있는지 판단합니다.

공판을 시작합니다.

검사와 변호사는 유죄 인정 합의를 거래합니다.

배심원단 선정을 합니다.

검사와 변호사는 각자 모두진술을 합니다.

검사 측 증인, 그리고, 변호사 측 증인이 배심원단 앞에 출두하고, 검사와 변호사는 증인 심문 및 반대심문을 합니다.

공판 내내 치열한 검사와 변호사 간의 수 싸움이 진행됩니다.

검사와 변호사는 배심원단 앞에서 최종변론을 합니다. 

배심원단이 평결을 합니다. 


각 과정에서 검사와 변호사는 배심원단의 판결을 자기 쪽으로 유리하도록 끌고 오기 위해 게임을 합니다. 증인심문과 반대심문을 통해 점수를 얻거나 잃습니다. 정의로운 과정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치열한 점수 쌓기 게임이 흥미진진합니다. 공들어서 쌓은 점수가 한 방에 무너집니다. 배심원단에게 유리한 기억을 남기기 위해 적이 반대심문 하기 전에 증인이 묵비권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기술을 선보입니다. 


미키 할러가 재판에서 이겼을까요? 피고인은 정말 살인을 저질렀을까요? 아니면, 누명을 썼을까요? 마지막 부분에 치명적인 반전이 있습니다. 


2019.2.15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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