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력의 태동 라플라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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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소설을 읽었습니다. 

다 읽고 나니 <라플라스의 탄생>이라는 전작이 있다고 하네요. 꼭 먼저 읽을 필요는 없지만, 뭔가 꺼림칙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라면에 계란을 넣지 않거나 떡볶이에 어묵이 없는 듯한 기분입니다. 적당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초반부에 저는 침구사 나유타가 주인공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오에 교수가 나오는 장을 읽고, 헷갈렸습니다. 신비한 소녀인 마도카와 아오에 교수와의 관계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역시 <라플라스의 탄생>을 읽지 않았으니 나오는 결과이겠네요.


침구사 나유타와 소녀 마도카가 나오는 장에서는 일관된 줄거리 패턴을 보여줍니다. 곤경에 처하거나 상실감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과학적인 해석을 통해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 나유타의 과거 시절이 나오는 장에서 밝혀지는 비밀은 다소 충격적이었습니다. 이전 장에서 복선이 깔려 있었는데, 미처 파악하지 못했네요. 어찌 보면, 힘든 일을 대할 때 모두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데, 이 마음먹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막상 그 사건을 직접 겪어본 사람 앞에서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죠. 


아오에 교수가 나오는 장에서는 발생한 사고의 추리가 주된 내용입니다. 몇 가지 단서를 가지고, 사고 발생 정황을 추리합니다. 우연이 겹쳐서 발생한 사고입니다. 만약, 그것만 안 했으면 사고를 피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겠죠. 그래도 나쁜 오해를 풀었다는 점에서 역시 따뜻한 엔딩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대학교 때 공대를 나왔다는데, 어떻게 이런 스토리텔링을 만들 수 있는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는지 신기합니다. 저도 공대를 나왔지만, 한 편의 서평을 쓰기에도 벅차거든요. 이런 스토리를 구성할 수 있어야 작가라고 불릴 수 있겠죠. <용의자 X의 헌신>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아직 이 작가의 최고의 책은 <용의자 X의 헌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도 재미있는 책이죠.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소설은 공통점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읽은 책들은 항상 따뜻한 결말입니다.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진다고 할까요? 물론, 안타까움도 묻어 있지만,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시간을 어느 정도 흐른 후에 다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찾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019.04.24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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