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1~2 세트 - 전2권 사계절 만화가 열전
이창현 지음, 유희 그림 / 사계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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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화를 읽었다. 음 만화를 봤다가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다.
제목이 도서 중독자이니 왠지 무거운 주제를 가진 만화책으로 생각했고, 글의 전개도 무거울 거 같았다. 만화이니 책 마니아들이 등장할 것이고, 이들을 유별나게 표현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뿔테안경, 덥수룩한 머리, 올드 한 패션 등. 이런! 나도 책을 좋아하지만, 선입견을 이렇게 가지고 있다니.
책이나 독서에 관한 내용이면 만화라도 좋다. 나는 책을 좋아하고, 책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이 책에 매긴 리뷰 점수도 책을 주제로 선정한 것에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밝힌다.


이 책은 등장인물부터 괴상하고, 코믹스러운 전개와 유치한 배경이 병맛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겼다. 그런데, 등장인물들의 대사나 서로 책에 대해 다투는 내용은 수준 높은 글을 인용했다. 뭔가 전반적으로 불일치한 이 분위기는 당혹스러움을 자아냈다. 마치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데, 뭔가 빠져있는 느낌, 하지만 계속 먹게 되는 끌림이 있는 음식 같다. 


독서 모임에 가입하고 싶은 등장인물이 자기 계발서를 주로 읽는다고 하니 바로 쫓아내 버리는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웃었다. 독서 편향은 모든 장르의 책에 해당할 수 있지만, 그게 자기 계발서라니. 이건 좀 아닌 거 같다.


독서하는 방법, 책을 다루는 태도, 책을 진열하는 방식, 도서 추천 등 독서를 주제로 하는 책이 포함할 수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입문자에게 나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이 책에 언급된 도서 리스트도 있으니 참고해도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책에 나오는 문구를 기억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그런데, 책을 읽어도 문구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책 문구에 스티커를 붙여 놓아도 의도적으로 외우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외워서 기억을 한다고 해도 듣는 사람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질지 모른다. 
그러나, 더 어려운 것은 이런 문구를 기억해도 마음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이 없다는 사실이다. 작가와 책 제목도 모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독서 모임이 대안이 되겠지만,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 뭔가 자연스럽지 않고, 불편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주로 평일이 진행되니 따로 시간이 내기도 어렵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그저 책을 읽고, 그저 이렇게 글을 쓸 뿐이다.


2023.10.30. Ex. LIbris. HJK


이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 절대 다수가 책을 읽지 않는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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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EBS 자본주의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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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좋은 책이다. 자본주의에 대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이 간단하고, 예제도 좋고, 도식화도 좋다.  자본주의에 대한 역사도 간략하게 알 수 있고, 우리가 조심해야 할 자본주의 실체에 대한 접근도 좋았다.
물론, 자본 주의 경제 입문서라서 전반적인 수준이 낮을 수도 있지만 입문서가 가지는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시발점으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 등의 책을 읽으면서 견문을 넓힐 수 있다.


청소년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현재 가계부채가 3500조라고 한다. 금리 인상, 경기 침체, 부동산 경기 하락, PF 대출 상환 문제, 금융 기관 부실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이다. 많은 전문가들의 주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의 정부는 막연하게 좋아질 거라는 예측만 하고 아무 행동도 안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50년 만기 대출이나 만들어 내고 있으니 한심하다.


개인들도 경제 주체의 하나임을 인식하고, 자본 주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경제 활동을 어떻게 영위할지 고민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 참여를 제대로 하고, 제대로 된 정치인을 선택해야 한다. 이제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경제가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손'은 절대 중산층의 편을 들지 않는다.


과거에 소비라는 것은 그저 필요를 만족시켜 주는 것이었다. 배가 고프면 쌀을 사고, 옷이 해어져 입을 수 없게 되면 옷을 샀다.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차고 넘치는 자본주의의 생산품들이 다 소비될 수가 없다. 잉여생산물들이 많아지고, 그것이 회전이 되지 않으면 자본주의에는 시스템적인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소비를 권장하는 것, 또는 강요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무엇보다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첨단 기술과 첨단 과학, 고도의 심리 기술, 그리고 유명인을 내세운 광고가 필요하다. 결국 소비자들은 '필요한 것을 구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은 것까지도 소비해 자본주의의 잉여생산물을 떠맡는 사람'이 되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전자책이라 페이지 생략>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아파트를 짓고, 비싼 분양가로 소비자에게 팔아서 이익을 취하는 자본주의가 돌아가기 위해서 누군가는 비싼 돈으로 아파트를 끊임없이 사야 한다. 인구수는 줄어들어도 아파트가 항상 부족하다는 인식을 가지도록 세뇌시키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런 것에 속아서 소비자 스스로 계속 아파트 가격을 높인다. 아파트 가격이 높아지는 것이 정부 정책만의 문제일까?


자본 주의는 완벽한 경제 시스템이 아니다.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다른 대안이 없다. 그래서, 문제점이 밝혀질 때마다 다른 시도를 하면서 방법을 찾고, 지금까지 발전되어 왔다. 하지만, 현재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상승이 동시에 오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완벽한 대비는 없다. 금융 주체들이 방법을 찾아야 하지만, 가장 심각한 것은 우리 같은 가계를 담당하는 개인들이 아닐까 싶다. 한바탕 위기가 찾아오면 빈부 격차는 더 심해지고, 중산층이 빈민층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더 높아진다고 한다.


한국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했고, 이제 영화, 음악, 드라마 등 문화 경쟁력도 높아졌다. 한국의 위상이 향상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함과 자긍심을 느낀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OECD 국가 대상으로 한국의 순위를 읽고, 침울해진다. 10년 전의 데이터이지만, 지금은 나아졌을지 모르겠다.

  • 빈곤율 28위
  • 사회복지 지출 비중 33위
  • 연평균 근로시간 1위(2011년 기준)
  • 인구 10만 명당 자살 사망률 1위
  • 청소년 사망원인 1위 자살
  •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 지수 3년 연속 최하위


인도 아무나 공원의 마하트마 간디의 추모 공원에는 간디가 말한 7가지 악덕이 있다.


  • 철학 없는 정치
  • 도덕 없는 경제
  • 노동 없는 부
  • 인격 없는 교육
  • 인간성 없는 과학
  • 윤리 없는 쾌락
  • 헌신 없는 종교

위 리스트 중에 2023년 한국에 해당되는 내용이 없을까?
가장 무능한 정부, 빈부의 차이, 영끌해서 사는 아파트/주식, 학교 교육의 쇠퇴, 이익집단으로 변모한 교회 등 많은 문제점이 보인다. 자본 주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정치에 대한 올바른 선택을 하지 않으면 결국 모든 화살은 개인들에게 돌아올 것이다. 2024년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할까?

2023.10.28 Ex. Libris. HJK


우리를 가장 우울하게 하는 소식 중의 하나가 ‘물가가 올랐다‘는 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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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안보윤 외 지음 / 북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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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이효석 문학상을 받은 단편 소설을 모아 놓은 책이다. 매년 이효석 문학상을 시상하는데, 2023년 영광은 안보윤의 '애도의 방식'으로 갔다.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읽은 것은 학생일 때 읽은 '일그러진 영웅' 제목의 단편 소설이 포함되어 있는 책이었다. 오랜 시간이 흘렀다. 단편 소설을 잘 읽지 않는데, 특별한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이번에 읽어보니 나에게 안 맞는 거 같다. 분량의 제약이 있기 때문인지 내용과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너무 함축적이라고 할까? 나의 이해력, 독서력이 부족한 것도 이유일 수 있다. 암튼, 별로 감회가 없다.

학교폭력, 동성애, 부당한 해고 등 사회 문제를 주제로 삼은 단편 소설들을 읽었지만, 색다른 접근과 전개가 새롭기는 했지만, 결말이 모호하고,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잘 이해할 수 없었다.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여러 가닥으로 꼬아서 독자가 숙고할 수 있기를 바랐는지 모른다. 그저 나의 수준이 못 미쳤을지도 모르겠다.

2023.10.28 Ex. Libris HJK. 


소란하다. 나는 소란한 것을 좋아하고, 소란해지는 것을 싫어한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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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어요 - 이 불안하고 소란한 세상에서
이윤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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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책을 읽는 것과 다르다.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글 쓰는 것은 쉽지 않다. 물론, 책을 많이 읽으면 글 쓰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글을 잘 쓰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글을 쓰는 행위, 그 행위를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일기는 나만 읽는 글이다. 일기를 쓰면서 남에게 보여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기는 자신만의 내면을 그대로 투영해서 남긴 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잘 쓸 필요가 있나? 어차피 남에게 보여주는 것도 아닌데, 일기를 잘 쓸 수 없어서 일기를 못 쓰는 것이 아니다. 잘 쓰는가 아닌가와 상관없이 일기를 쓰는 행위, 그 자체를 하기가 어렵다. 어렸을 때 방학 때 매일 일기를 쓰는 것이 정말 싫었는데, 지금 나이 들어도 일주일을 넘기기 어렵다.


책을 읽고, 소감을 남기는 과정은 어느 정도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귀찮다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한 권의 책을 읽고, 그 책이 마음에 든다면 더욱 소감을 남기고 싶다. 책을 통해서 내 생각을 공유하고 싶다. 하지만, 나 자신의 이야기는 굳이 글로 써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내가 살아온 과정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여곡절이 있는데, 남이 쓴 책은 읽고, 쓰면서 왜 나에 대한 글은 못 쓰는 것일까? 항상 의문을 가져왔다. 대체 왜 글을 쓰는 걸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글쓰기에 대한 적지 않은 책도 읽었다.


이 책의 저자에 대해서 잘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의 전반부에 나오는 좋은 글들이 내가 가져왔던 의문을 어느 정도 해소해 주었다. 개인적으로 고마운 책이다. 비록 후반부로 갈수록 전반부의 인상이 이어지지 못해서 아쉽기는 했지만, 책의 일부분이라도 나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것만이라도 책의 역할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품고 있던 화두인 왜 글을 써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의 베스트셀러가 나의 베스트셀러가 아닌 것처럼 내 의문의 답도 누군가에게 답이 아닐 수 있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이를테면 밥벌이의 현장에서 부당한 시스템에 부딪혔을 때, 그리고 그것에 이의를 제기할 능력이 없을 때, 그래서 그 무능이 모멸로 돌아왔을 때, 나는 '이따 집에 가서 글을 쓰면 돼'라고 생각했다. 이미 세계에 공고하지만 납득하기는 어려운 권위들이 내게 순종을 요구할 때, 그를 따르지 않으면 내가 감내해야 할 고통이 더 많아질 때, 넙죽 고통을 받아 들지 못하는 비겁함이 또 다시 모멸로 돌아왔을 때도 '이따 집에 가서 글을 쓰면 돼'라고 생각했다. 글을 쓴다고 실제로 달라지는 건 물론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겪은 일을 언어로 재현할 수 있다는 믿음은 희한하게도 나를 일으켜 세웠다. 그것이 구체적인 세계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지 못해도 '쓸 수 있다'라는 사실 자체는 내게 구체적인 힘을 되었다. 내 힘을 내가 안다는 것이 중요했다. 나는 이따 집에 가서 글을 쓰면 되니까. <P.33>


더 나은 글을 쓴다는 것도 결국 더 정확한 글을 쓴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글쓰기는 나를 둘러싼 거대한 미지를 구획하여 하나하나 이름을 붙여주는 작업, 내가 처한 상황과 거기서 느끼는 감정을 구체적으로 마주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글을 쓰는 사람들의 단어는 언제나 모자랄 수밖에 없다. 작가는 누군가에게는 같아 보일 수 있는 '그 상황'과 '이 상황'이 왜 다른지 알고, 어떻게 다른지 표현해야 한다. 누군가에게는 짜증의 덩어리일 뿐인 감정이 귀퉁이마다 얼마나 다양한 맥락을 갖고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P.38>


모든 인간이 한평생을 지지고 볶아도 결국 제 인생 하나 살다 간다는 사실이 한심하게 느껴질 때가 많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내가 아니면 안 될 일들이 있다. 태양 아래 새로운 것 없다는 말도 맞지만 태양 아래 '나'는 나 하나라는 것도 맞다. 모든 글은 쓴 사람의 몸(마음)이라는 프리즘을 통과한 태양빛이다. 편집자로서 책을 만들 때 내가 저자들에게 보내는 응원은 그래서 전부 진심이다. 많이 팔릴 책, 세상에 균열을 낼 책, 비평적 찬사를 받을 책의 저자는 따로 있을지 몰라도, '단 한 사람'을 통과한 원고는 언제나 내 앞에 있다. <P.112>


저자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명언이라고 소개한 한 문장이 있다. 대단하지 않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일이라면 먼저 기죽지 말고, 적극적으로 마주하고, 노력은 필요하다. 겸손하게 물러서는 것은 옳지 않다. 만약에 원하는 대로 안 되면 그냥 대단하지 않은 내가 이 정도까지 했으면 잘했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인생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길이 아닐까?

- 겸손해지려 하지 마. 넌 그만큼 대단하지 않아.


2023.10.21 Ex. Libris. HJK


‘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어요‘라는 제목은 이 책을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 가제로 붙여둔 것이었다. -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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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2 0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타유 2023-10-30 21:03   좋아요 0 | URL
앞으로 마음에 두고 싶은 말입니다. ㅎㅎ
 
위험한 일본책 - 서울대 박훈 교수의 전환 시대의 일본론
박훈 지음 / 어크로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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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서점의 험한 코너나 가보고 이런 책을 쓰기를 바란다. 이 책을 반일 이면 무죄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욕할 거라고 가정하는 정신 승리부터 놀라울 뿐이다. 무료로 이스라엘 주재 일본인을 탈출시켜 주고, 대마도를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는 교과서가 없는 한국에게 할 소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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