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1 펭귄클래식 46
브램 스토커 지음, 박종윤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고전이 이렇게 재미있다니.. 수백편의 영화, 뮤지컬, 연극으로 재탄생했던 바로 그 작품을 만나 보았습니다.


'드라큘라'는 영국인 브램 스토커(본명은 에이브러햄 스토커)가 1897년에 출간한 불후의 명작입니다. 약 110년 전에 쓰여진 이 소설이 지금의 저에게 이리 재미를 줄지는 미처 몰랐습니다.  

'혼자 책 읽는 시간'이라는 책을 혹시 아시나요? 이 책의 저자 니나 상코비치가 1년동안 365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남긴다는 결심하고, 읽을 때 첫 권으로 선택한 책이 바로 드라큘라 였습니다. 바람 부는 언덕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드라큘라를 읽었다는 저자의 글을 읽었을 때 언젠가는 읽어 보아야 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팽귄 클래식 시리즈로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일전에 영화로 본 기억이 아직 생생해서 크게 기대는 안했습니다. 이미 스토리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역시 원작은 다릅니다. 주변 인물들의 자세한 심리 묘사나 연관된 사건들의 자세한 전개 등은 영화에서 따라오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책장을 넘길 수록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와 흥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2~3시간 영화로는 모두 표현할 수 없지 않을까 합니다.  


이 책은 앙드레 지드의 '좁은문' 처럼 일기와 편지 형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형식이 스토리 파악을 하기에 더 힘들 수도 있지만, 등장 인물들의 마음과 정신 상태 등을 묘사할 때는 탁월한 구성 방식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일기, 신문, 공고, 편지 등을 통해 스토리를 연계시켜 나가면 마치 탐정이 사건을 추적하면서 플롯을 맞춰 가는 듯한 재미를 줍니다. 


1권에서는 엄청난 악의 화신에 맞서 다수의 등장 인물들이 서로 연결되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조너선 하커가 트란실바니아에 있는 드라큘라 백작의 성에서 보내면서 쓴 일기는 폐쇄적인 공포로 독자를 초대합니다. 드라큘라 백작의 정체를 알게 되어도 별다른 저항을 할 수 없는 조너선 하커의 절망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드라큘라가 런던으로 오기 위해 운반되던 배에서의 선박 일지는 미스테리한 공포와 도망칠 수 없는 선박에서 공포와 마주쳤을 때 인간의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하게끔 해줍니다.

드라큘라로부터 아름다운 여인 루시를 지키기 위한 반 헬싱 박사, 존 수어드의 고군 분투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반 헬싱 박사를 마치 액션 히어로처럼 묘사하는 영화도 있지만, 원작에서는 명철한 두뇌를 지니고, 절대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논리적으로 사건에 접근하는 학자입니다.

소설에서 인상적인 부분이 반 헬싱 박사가 사람들을 모아 놓고, 드라큘라가 있다, 처치해야 한다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고, 드라큘라가 있다는 말에 혼란을 느끼며 부정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단계적으로 접근하면서 명백한 증거를 확보한 후 충격을 최소화 시키는 과정입니다. 어찌 보면 답답한 전개이지만, 실제 이런 이야기를 접하면, 누가 바로 인정할 수 있겠느냐를 생각해 보면 현명한 접근 방식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남에 대한 배려와 따뜻한 마음을 소유한 반 헬싱 박사와 그의 충실한 지지자 존 수어드, 그리고, 이제 공포와 혼란을 극복한 조너선 하커, 그의 충실한 동반자이면서 매력적인 미나 하커, 루시의 약혼자로 복수를 꿈꿀 거 같은 아서 홈우드, 그의 절친 퀸시 모리스.. 이들이 여러가지 사건을 통해 드라큘라의 존재를 깨닫고, 그로부터 이 세상을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는 어서 2권을 책장에서 꺼내야 하겠습니다.


2015.05.23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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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 2015-05-23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역시 옛날 책에 이렇게 매혹적으로 빠져들 수 있나 했던 기억이 나요.
이렇게 무섭고 멋진 세계를 만들어내다니-!

아타락시아 2015-05-23 23:57   좋아요 0 | URL
갱지님도 읽으셨군요. 고전의 재미가 이런거 같아요. 100년이 지나도 재미있는 책.. 맞는 말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