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기후변화 에세이 - 남성현 교수와 함께 읽는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기 위한 안내서
남성현 지음 / 해냄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재 이상기후에 대한 에세이, 이상기후 원인과 현상, 그리고 해결책까지. 중고등필독도서추천, 진로도서나 교과연계도서로도 최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소년을 위한 기후변화 에세이 - 남성현 교수와 함께 읽는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기 위한 안내서
남성현 지음 / 해냄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갑작스럽게 일어난 지구의 기후변화

몇 년 사이에 지구의 기후변화가 급격히 일어나고 있다는 뉴스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추워야하는 곳이 따뜻해지고 따뜻한 곳이 추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폭염, 폭우, 갑작스러운 우박과 잦아진 태풍, 여러 곳의 자연 환경 변화 등 좋지 않은 소식이 연달이 들린다. 약 백 년 사이에 지구 여러 곳의 기후가 크게 변화하고 있으며 수심과 해안선의 변화도 심상치 않다. 우리나라도 거기에서 예외가 아니라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연이은 폭염을 기록하고 있다. 언제부터 지구는 이렇게 더워지기 시작한 걸까? 앞으로 인류는 이런 기후 변화 속에서 잘 살아갈 수 있는 걸까? 기후 변화로 인해 남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온갖 바이러스도 함께 노출되고 있다는데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바이러스가 출현하지는 않을까? 미래 세대를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남성현 교수가 쓴 <청소년을 위한 기후변화 에세이>는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기 위한 안내서이다. 왜 현재의 기후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이러한 급격한 변화가 어째서 비정상적인지, 기후 변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기후재난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인간은 어떻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 알아보는 책이다. 무엇보다 환경문제로 인한 기후변화에 대해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구 환경의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청소년을 위한 기후변화 에세이>는 거기서부터 출발한다.

<청소년을 위한 기후변화 에세이>에서는 기후변화가 무엇인지 알아보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기후변화가 무엇인지 알아야 현재 일어나는 현상이 이상기후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장에서는 현재 지구에서 어떤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2장에서는 기후위기 현상, 3장에서는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청소년 필독도서 : 과학 진로도서로 추천하는 책

<청소년을 위한 기후변화 에세이>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으로 누구나 책을 읽고 기후 변화와 이상기후,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하고 있다. 또한 여기서 설명하는 내용의 바탕이 되는 지식은 대부분 중고등학교 과학, 또는 지구과학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내용이라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리라 생각한다. 진로도서로 읽어도 좋고 교양과학 서적이나 환경보호를 위해 읽어도 좋은 책이다.


책의 초반부에서는 기후 기본용어를 설명한다. 지구 그림, 세계 지도와 함께 고위도, 중위도, 저위도 등과 열대 기후, 건조기후 등 기초적인 용어를 쉽게 풀이하고 있다. 또한 뉴스에서 지구 온도가 100년동안 1℃ 올랐다고 하는데 이것이 왜 심각한 일인지 도표와 함께 설명한다. 연도 별 지구 평균기온을 표시한 도표가 함께 나와 있는데 이는 우리가 교과서에서 자주 보는 그림이다. 1880년부터 2023년까지 전 지구의 평균 온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알 수 있는 이 그림은, 극심한 기온 변동성을 잘 나타낸다.


지구의 온도가 이제껏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를 태양과 지구의 복사에너지로 설명하고, 북극해의 찬 공기가 어떤 역할을 하며 이 제트 기류가 약해지면 어떻게 움직이는지 등에 대해서도 그림과 함께 상세히 알려준다. 기후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선행하는 이 대부분의 내용이 고등학교 과학, 또는 지구과학에서 필수적으로 배우는 내용이므로 중학생들에겐 자연스러운 선행+심화 학습이, 고등학생들에게는 배운 내용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는지 알게 되는 기회가 되리라 본다. 


지구의 온도가 급격히 변하면서 곧곧에서 일어나는 기후변화들, 기후변화와 기후위기의 정확한 정의, 기후와 관련하여 생겨나고 있는 신조어, 지구온난화라는데 왜 지구 곳곳이 더 추워지고 폭설이 쏟아지는지에 대한 설명, 태풍이 잦아지고 점점 위력적으로 변하고 있는 이유, 이러한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변화, 점점 커지는 감염병 위험 등 여러 위기에 대해 차근차근 알아본다.


<청소년을 위한 기후변화 에세이>는 교과서 속의 과학을 이상기후 변화와 연계시켜 설명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후변화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등에 대해 상세하고 쉽게 이야기한다. 책 곳곳에 나오는 도식과 일러스트 등을 보면서 누구든 이해할 수 있으며, 기후 변화는 현대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 중 하나이기 때문에 과학과 사회교육 및 논술토론을 위해서도 읽어두면 좋은 책이다.


-해냄 출판사 서포터즈로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말해야 하는 비밀 - 성폭력 예방 그림책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25
카롤리네 링크 지음, 자비네 뷔히너 그림, 고영아 옮김 / 한솔수북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솔수북의 신간 <말해야 하는 비밀>의 표지는 얼핏 보면 정말 사랑스럽다. 풀빛 배경으로 아기자기한 식물들이 그려져 있고 귀여운 주황빛 여우고 밝게 웃으면서 망치를 들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시커면 그림자가 보인다. 어여쁜 여우를 뒤덮으려는 저 까만 그림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성폭력 예방 그림책 <말해야 하는 비밀>


<말해야 하는 비밀>은 흔하지 않은 그림책이다. 바로 어린 여우의 특별한 경험을 담은 책으로, 아이들에게 성폭력 예방 교육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이들에게 성과 성폭력 등에 대해 교육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을 함께 읽으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독후 활동을 하면, 아이들이 이런 피해를 당했을 때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꼬마 여우 피니는 숲 가장자리의 집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살면서 숲속 유치원에 다니는, 평범한 집의 평범한 어린이다. 부모님과 함께 신나게 킥보드를 타고 등원하는 모습이 우리나라의 여느 유치원생과 비슷하다. 피니가 유치원에 가면 부엉이 선생님과 친구들이 그를 맞이한다. 낮잠 자기 전에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다른 귀여운 동물 친구들과 함께 잠이 든다. 토끼, 멧돼지, 고슴도치, 참새, 너구리, 오소리 등 귀여운 아기동물들이 한데 모여 낮잠 자는 모습이 참 사랑스럽다.

어느 날 피니의 엄마 아빠와 친한 친구가 피니네 집 근처로 이사를 왔다. 그 아저씨의 이름은 볼프강, 볼프강 삼촌은 망치와 톱을 아주 능숙하게 다뤄서 피니에게 멋진 나무 집을 만들어주기로 한다. 피니는 너무 신이 났고, 부모님도 멋진 생각이라고 찬성하셨다. 다음 날부터 매일 피니네 집에 들러 나무집을 만들기 시작한 볼프강 삼촌, 때때로 피니도 일을 거든다. 피니는 삼촌의 지도에 따라 못을 박아보기도 하면서 어쩐지 으쓱해진다.


어느 날 집을 비우는 부모님 대신 볼프강 삼촌과 단 둘이 함께 있게 된 피니, 그런데 갑자기 삼촌이 피니에게 부적절한 애정표현을 한다. 손으로 여기저기를 어루만지고 싫다고 거부하는 피니의 입에 뽀뽀까지 한 삼촌. 그리고 나서는 표정을 굳히며 이렇게 말한다.


"지금 이건 우리 둘만의 비밀이야."


아마 수많은 피해자들이 들었을 말,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이건 우리 둘만의 비밀이야." 지금도 누군가 어디에서 듣고 있을 지독한 말이다. 피니는 삼촌과 만든 이 비밀이 반드시 말해야 한다는 것을 언제 깨닫게 되는 걸까? 안타까움을 안고 끝까지 읽게 되는 그림책이다.


지금은 우리나라도 아동 성폭력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아동은 사회적으로 '약자'에 속한다. 자신이 당한 성폭력을 쉽게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가해자가 겁을 주는 내용을 그대로 믿고 두려워한다. 지속적으로 가해자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면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그게 사실이라고 쉽게 믿는다. 


한솔 수북 <말해야 하는 비밀>은 우리가 말하기 껄끄러워하는 내용에 대해 이야기한다. 바로 아동 성폭력, 우리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반드시 교육시켜야하는 내용이지만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는 양육자들이 많다. 그러나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아이와 함께 <말해야 하는 비밀>그림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한다면 쉽게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다. <말해야 하는 비밀>의 뒤에는 이 책을 읽고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해주는 것이 좋은지 당부의 말이 있다. 아이와 함께 독후 활동을 하면서 피니와 같은 상황에 놓이면 어떻게 행동하고 대처해야하는지 이야기할 수 있으며, 이같은 피해 사실이 일어났을 때 어른들은 어떻게 도움을 줘야하는지 상세한 가이드가 나와 있다. 전형적인 성폭력 가해자의 행동패턴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어떻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그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하므로 어떻게 유아 성교육을 시켜야할지 고민하는 양육자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도사의 두건 캐드펠 수사 시리즈 3
엘리스 피터스 지음, 현준만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화로웠던 슈루즈베리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 2권에서 모드 황후의 지지자들과 스티븐 왕 사이의 내전으로 커다란 상처를 입었다. 캐드펠 수사가 머무는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캐드펠 수사의 현명한 대처로 적당한 선에서 사건이 마무리되었다. 3권에서 캐드펠 수사는 평온한 마음으로 수도회 평의회에 참석하고, 슈루즈베리는 내란의 상처를 회복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해리버트 수도원장은 가을을 맞아 어딘가 불안하고 슬픈 표정이었지만 로버트 페넌트 부수도원장은 열망해 마지않는 고위 성직자의 자리를 염두에 두고 거기에 알맞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썼다. 젊은 수사 한 명이 회랑에서 기도를 필사하며 저속한 의미를 담은 노래를 부른 것이 문제되어 회의에 안건으로 올랐다. 사라센인들에게 붙잡힌 그리스도교 순례자가 연인이 헤어지면서 건네준 속옷을 가슴에 부여안고 스스로를 달래는 곡으로, 평생을 수도원에서 살아온 수사들은 경악할 내용이긴 했다.

교황은 스티븐 왕의 왕권을 인정하고 왕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추기경이 교회 개혁을 위해 종교회의를 런던에서 개최하기로 한다. 수도원장 또한 회의에 참석하라는 부름을 받았고, 2권에서 스티븐 왕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못했던 수도원장은 교황사절 회의에서 재임명을 결정하기 전까지 수도원장직이 정지되었다고 말한다. 수도원장의 표정이 좋지 않았던 이유였으며 수도원에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수도원장이 처리해야 하는 결정을 모두 보류해야 하는 상황에서 매슈 수사는 보넬 부부가 장원을 양도하고 그 대가로 수도원 내에 거주지를 마련해주기로 했던 일을 언급한다. 보넬 부부가 하루 빨리 수도원으로 이사를 오고 싶어했던 것이다.

수도원장의 정직 사건으로 로버트 부수도원장이 수도원의 일을 총괄하게 되었고, 수도원에도 실용성의 바람이 조금씩 불게 되었다. 여러 모로 수도원은 뒤숭숭한 분위기가 되었다. 캐드펠 수사는 이런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이 맡은 허브밭과 농작물을 성실하게 돌본다. 캐드펠을 돕는 조수는 열여덟 살이 채 안 된 수련사 마크로, 고아가 되어 고약한 백부 밑에서 자라다가 수도원으로 쫓기듯 보내진 소년이었다.


어느 날 에드먼드 수사가 찾아와 리스 형제가 어깨와 허리 통증으로 몹시 고생한다고 말한다. 저번에 캐드펠 수사가 준 기름이 효과가 있었다고 말한다. 캐드펠은 엄청 조심스러운 손길로 유리병에 끈적한 기름을 따른 후, 외상에는 잘 듣지만 체내에 흡입되면 치명적일 수 있다고 신신당부한다. 그 액체는 바로 "수도사의 두건"이라고도 불리는 투구꽃의 덩이뿌리를 겨자기름과 아마기름에 섞은 것이었다. 독성이 강해 조금만 삼켜도 목숨이 위태롭지만, 관절염에는 아주 효과가 좋은 약으로 반드시 조심해 주라고 말한다.


에드먼드 수사와 캐드펠 수사가 이야기하고 있는 도중 찾아온 낯선 청년이 있었으니, 바로 보넬 부인의 심부름으로 온 앨프릭이었다. 요리에 쓸 허브를 얻기 위해 찾아온 청년은 이 날 바로 보넬 부부가 수도원으로 이사를 했다고 알려준다. 청년은 투구꽃 기름이 담긴 유리병을 보고 겁에 질린 듯, 캐드펠 수사에게 그것이 강력한 독인지 묻는다. 캐드펠이 보기에 이 청년은 자기 신분으로 감당할 수 없는 고민거리 여러 가지를 안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녀에 대해서 말할 때는 분명한 시기심을 느꼈지만 캐드펠 수사는 이제 막 수도원에 도착한 사람들에게 어떤 행동을 하기엔 이르다고 생각한다.


한편 리스 수사를 살펴보러 간 곳에는 리스 수사의 친척이라는 젊은 청년이 기름을 이용하여 열심히 마사지를 하고 있었다. 목수 일을 한다는 청년은 환부를 마사지하는 데에도 솜씨가 좋다. 어머니가 11년 전에 돌아가셨다는 이 젊은이에게 캐드펠 수사는 호기심을 느꼈지만 금방 마음을 접는다.


다시 앨프릭은 허브를 얻으러 찾아오고 보넬 부부가 재산을 수도원에 기부하기로 한 배경에 대해서 언급한다. 바로 부부의 자식이 영주의 친 자식이 아니라 여주인이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자식이었고, 영주는 그 자식이 자신의 뜻에 따르길 바랐지만 그러지 않아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던 와중 독살당한 영주, 그리고 독극물은 바로 캐드펠 수사가 만든 기름이었다.


잠잠한 듯, 평화로운 듯 하지만 바람 잘 날 없는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 도대체 이번엔 누가 캐드펠 수사의 독약을 이용하여 영주를 죽인 것일까? 얽히고설킨 영주의 가족사와 함께 과거의 인연이 찾아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이하고 기묘한 이야기 두 번째 패닉룸
H. P. 러브크래프트 외 지음, 정진영 옮김 / 책세상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더운 여름을 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게 하는 무서운 이야기를 읽는 것이다. <기이하고 기묘한 이야기>는 유명 작가들이 쓴 공포소설을 모아놓은 책이다. 첫 번째 책에는 <드라큘라>로 유명한 브램 스토커, 기 드 모파상 등의 작가들이 쓴 소설이 실렸다면 두 번재 책에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으로 알려진 오스카 와일드, 에드거 앨런 포, 아서 코난 도일 등의 유명작가가 쓴 기묘한 이야기가 나와 있다.

지금은 교과서, 세계 명작, 필독 도서 목록 등에 나오는 대작가들이 이런 기묘한 이야기를 썼다니, 신기한 기분으로 <기이하고 기묘한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다. <기이하고 기묘한 이야기>에 실린 이야기는 예전에 쓰인 소설인데 지금 읽어도 흥미로웠다. 마치 고전 특집 공포 소설로 돌아간 느낌? 거기다 이야기마다 작가의 성향과 특징이 뚜렷하여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가 있다. 여기 실린 대작가들의 가장 유명한 작품은 대체로 다른 소설이기 때문에, <기이하고 기묘한 이야기>을 읽으면 그 소설을 쓴 작가가 이런 느낌의 이야기도 썼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기이하고 기묘한 이야기>에 실린 모든 소설이 다 재미있고 각자의 매력이 있었지만, 내 취향에 딱 들어맞는 소설은 바로 오스카 와일드의 <캔터빌의 유령>이었다. 오스카 와일드는 예전 기준으로도 지금 기준으로도 상당히 제멋대로의 인생을 살았으며 냉소적인 말도 많이 남겼다. <캔터빌의 유령>에도 오스카 와일드의 성격이 곳곳에서 드러나는데, 상당히 유쾌하게 다가온다.


<캔터빌의 유령>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미국인 목사 히람 B. 오티스와 그의 가족들이다. 캔터빌 저택에는 오랫동안 유령이 살았으며 캔터빌 영주 가족들은 그 유령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함께 생활했다. 캔터빌의 영주는 미국인 목사 오티스에게 집을 판매하면서 걱정 어린 조언을 하지만, 오티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유령이 있다면 재미있는 볼거리가 생기는 것이라며 가족 주치의와 나이 든 가정부까지 함께 인수한다.


유령은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여러 방법으로 오티스의 가족들에게 공포를 심어주려고 하지만, 이런 오티스 목사의 가족들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오티스 부인이 난롯가 가까운 바닥에서 검붉은 얼룩을 발견하자 가정부가 핏자국이라고 설명하지만, 오티스는 '핀커턴 챔피온 얼룩 제거제'와 '패러건 세제'를 쓰면 곧바로 깨끗해진다고 말하며 쭈그리고 앉아 바닥을 문질러 자국을 없앤다. 그리고 의기양양하게 하는 말,


"핀커턴으로 될 줄 알았다니까."


가족들은 깨끗해진 바닥을 보고 감탄한다. 어느 날 새벽 한 시, 이상한 소리가 계속되고 유령이 소름 끼치는 몰골로 나타난다. 헝클어진 긴 백발의 머리칼, 지저분하게 찢겨진 구식 옷, 손목과 발목에서 녹슬어가는 육중한 수갑과 쇠고랑. 오티스 씨가 말을 건다.


"쇠에 기름을 꼭 치라고 권하고 싶군요. 그래서 제가 선생을 위해 태머니 라이징 선 윤활유를 작은 것으로 한 병 드렸으면 합니다. 한 번만 발라도 효과가 그만이라는데, 미국의 가장 저명한 사람들도 그 효과에 대해 몇 차례 입증한 일이 있어요. 여기 촛불 옆에다 놔둘 테니까 더 필요하시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지금까지도 여전히 자본주의의 끝판왕을 유지하고 있는, 정말이지 미국인다운 대응이다. 거기다 오티스 목사 외에도 다른 가족들의 반응도 퍽 다르다. 유령과 오티스 가족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피식거리는 웃음이 절로 나온다. 오스카 와일드의 또 다른 매력을 <기이하고 기묘한 이야기>에서 엿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역시 대작가들이군, 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이야기를 <기이하고 기묘한 이야기>에서 8편이나 읽을 수 있다. 진짜 소름 끼치는 이야기도 있고 오스카 와일드의 <캔터빌의 유령>처럼 반전이 느껴지는 이야기도 있다. 작가 8명의 각자 다른 매력을 마음껏 느끼며 여름 밤을 보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