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바운드 - 게임의 룰을 바꾸는 사람들의 성장 법칙
조용민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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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적인 통찰을 살피는 일이 당장 유용한 툴을 찾아내기엔 적절한 방법이 아닐 수도 있지만한편으로는 어떤 문제이든 관련자들의 종합적인 상황과 더불어 사회 현상과도 다 관련이 있다는 생각도 든다.

 

뭘 하든 어쨌든 문제는 늘 발생하고 하나하나 해결한다고 목록에 써 둔 것들이 지워지고 말끔해지는 것이 아니다그러니 문제를 발생시키는 구조를 바꾸는 일이 여러모로 현명하고 합리적인 일이다걸림돌은 그렇게 생각하고 움직이는 강력한 합의가 선제되어야 한다는 것대체로 이 단계에서 지치기 마련이다.

 

제대로 된 이유 찾기정확한 위치에 피벗 꽂기사용자 친화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기이 세 가지 방법론을 익힌다면 문제의 근원을 정확하게 꿰뚫어보게 될 것이다.”

 

bind는 참 모욕적으로 느껴지는 단어이다말 그대로 직장에밥벌이에 목 ’ 처지가 곧바로 떠오르기 때문일 것이다제목은 이미 binding을 풀어낸 상태 unbound이다나로서는 unbinding이라면 더욱 혹했을 거란 별 중요하지 않은 생각을 잠시 했다.

 

3가지 중점 내용이 있는데, collaboration협업은 너무 당연하고 상식적이지만 늘 기본이고 중요한 가치이다관리능력과 리더십이 늘 언급되는 분야이기도 하다현실에서는 위계와 직위와 정책이 가장 힘이 세지만저자의 전 직장은 구글이다팔로워십에 대한 언급은 흥미롭다.

 

구글에서는 "팔로우쉽"을 리더가 갖춰야 할 필수 덕목으로 본다팀을 이끌어야 할 리더에게 있어 팔로우십이란 구성원 각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그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진정한 성과를 창출하는 능력이다.”

 

deep thinking은 하고 싶지만 때론 정보의 부재나 부족으로 대부분은 매일 해치워야하는 일정에 쫓겨서 충분한 시간을 배려 받지도 제공받지도 못한다물론 현 직장에서 자아실현하고 끝까지 함께 한다는 계획이면 묵묵히 성실히 일하는 것으로 충분할 런지도 모르지만직장 내 삶이 나머지 삶보다 가치 있단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여러모로 중요한 고민이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과학자 중 한 명인 아인슈타인은 똑같은 일을 비슷한 방법으로 계속하면서 나아질 것을 기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격변기에 최대의 위험은 변화 그 자체가 아니라 과거의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trendy savvy는 내게는 비교적 큰 관련이 없는 요인이기도 했다물론 데이터처리되고 저장되는 논문들에도 분명 트렌드가 있기 마련이지만저자가 설명하는 바는 <언바운드>를 가능하게 하는 요소로서 도전과 시행착오이다즉 현시대에 늘 시선을 두고 전문성을 갖춘 융합적인 사고를 통해 새로운 트렌드를 결합해서 상업적 성과를 만드는 일이다웅장한 프로젝트이다.

 

인생 한 방한탕주의먹튀가 농담도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만도 아닌 한국의 현실에서직업의 본래 업무나 윤리가 무엇이건 알고 보니 끼리끼리 돈 가져가자였구나 싶은 추악한 면면이 줄줄이 달려 나오는 매일이다 그런데 반성도 없어.

 

이런 시절에 공공연히(?) 배워서 남 주자 하고인세 전액을 미혼모와 장애어린이 가정 지원금으로 기부한다는 저자의 책을 사지도 않고 선물 받아 감사히 읽어 본다.

 

버틴다라는 것을 단지 생존을 위한 수동적인 방어자세로 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내가 생각하는 버틴다는 즉 끈기는 오히려 가장 공격적인 방법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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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공부, 스스로 끝까지 하는 힘
김성효 지음 / 해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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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이도저도 아닌 일정들로 혼란스러웠던 것도 같지만, 어찌되었든 일상은 이어집니다. 학년은 바뀌고 할 수 있는 일은 적응하는 것이지요. 우리 집에는 성적에 초연한 행복한 중3과 실수에 민감한 맘고생이 많은 초4가 있습니다. 두 분 모두 스펙트럼의 평균으로 좀처럼 들어와 주지 않으시지요. 


행복한 이는 걱정이 덜 되고, 자신이 모르는 문제가 하나만 있어도 몹시 괴로워하는 초4가 더 걱정이 됩니다. 면책을 하려는 것은 아닌데 공부 잘 해야 한다고 그런 류의 말을 한 어른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이의 성취욕과 집착은 학교에서 만들어진 것일까요. 


붙잡고 앉아서 직접적으로 물어 보고 적극적으로 해법을 찾으려고도 않으니, 아이가 문득 이야기를 꺼내고 싶을 때만 심정을 들을 수 있지요. 혼자 생각하고 정리하고 알아서 할 일이기도 하지만, 도움을 청하면 잘 대답한 준비도 필요하겠지요. 그런데 참 어렵습니다. 쓸데없이 복잡하게 생각해서인가요.


공부의 정체를 밝히는 것을 첫 번째 솔루션으로 대뜸 제시하는 당찬 책을 읽어 봅니다. 질문은 다섯 개인데 역시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이 책에서 분류한 자존감 낮은 유형은 아닌 듯합니다. 학습 습관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시험에 대해 ‘공포’가 있는 지는 궁금합니다. 저는 오전만 하고 마치는 기간이라 시험기간에 신이 났는데...


책상과 가장 정리 정돈... 생각보다 매일 하게 되지 않지요. 매일 깔끔한 것이 좋은 건지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저는 숙제 먼저 재빨리 하고 저녁 식사 전까지 신나게 놀 생각에 즐거웠는데, 요즘 아이들은 입장이 많이 다르기도 하지요.


과학체험이 생각보다 무척 즐거운 경험일 수 있는데, 판데믹으로 모두 중단입니다. 천문대 방문이란 간단한 체험도 하게 되지 않은 지가 오래입니다. 덕분에 VR 체험은 아주 지겹게 했습니다. 숲 체험은 마스크하고 마냥 즐겁기엔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가을이 깊어지면 좀 나아지려나요.


공룡에 사로잡히는 아이들이 많은 이유에는 특색이 확실한 공룡의 외양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자연사 박물관에 카피지만 실제 공룡 크기의 화석을 재연한 것은 다 알고 봐도 낯설고 기이한 인상 깊은 과학적 체험을 하게 합니다.


어제 공룡으로 하는 심리테스트를 해서 공룡 마인드맵이 반갑습니다. 이보단 훨씬 공룡 종류가 많지요. 이름으로 배울 수 있는 생물과 식생에 대한 재미있는 자료들이 많습니다. 지질학에 과한 최초의 감각을 익히기에도 유용합니다.


환경문제는 지구생태계 전체를 살피는 일이므로 공룡에 대한 관심이 인류세에 대한 지식정보와 관심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내가 사는 공감을 가능한 확대해서 지구공동체와 더불어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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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가락국 여행 - 해동이와 함께 떠나는 신비한 가야 역사 여행
강담마 외 지음, 강길수 그림, 양희일 사진 / 고래책빵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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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김씨를 만나신 적이 있나요경남 김해를 중심으로 존속했던 나라가 가락국입니다. 6가야금관가야대가야본가야남가야구야국이라는 여러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저는 그 후손(?)이 아니라 잘 모르고 살다일본이 역사조작을 시도하다 들통나는 일을 계기로 무슨 사연이 있나고대사의 내용은 무엇이었나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삼국유사>에 인용된 [가락국기]에 따르면 시조는 수로왕이고구지봉에 6개의 알이 하늘에서 내려와 모두 사람이 되었다고 합니다그 중 한 사람이 수로왕이고 다른 다섯도 모두 가야를 세워 모두 합해서 6가야가 되었고금관가야는 맹주국이었습니다.

 

강 하류에는 퇴적물이 쌓여 땅이 비옥하니 경작하기에 좋고바다와 접해 있으니 경제문화적으로 기회와 자극이 많았겠지요신라와는 교류가 많았고 김유신의 할아버지는 신라의 각간이었다고 합니다결국엔 532년 신라에 멸망합니다.

 

패한 국가여러 가지로 제한을 받은 후손들이 기록을 통해 역사를 고증하고 잘 남기기 쉽지 않았겠지요더구나 부침이 심한 한반도 땅에서라면그래도 유물은 남았고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이 책은 가락국가야에 대한 부담스럽지 않은 친절한 소개입니다.

 

여행도 공부여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가능한 시간에 역사 이야기하며 산책하듯 둘러보는 일도 참 좋을 듯합니다모든 지방에 특산물과 맛집만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이야기 속 아이들은 옛날 옛적 가락국으로 시간여행을 합니다역사 속 인물들도 만나고 대화도 나누고 자신들의 아픔과 그리움에 대해서도 다른 시공간에서 표현해 보기도 하지요사라진 나라흩어진 사람들잊힌 역사그리고 소중한 사람을 잃은 아이들이 모든 것이 그립고 서글프고 아프고 그래서 소중한 것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관광이든 여행이든 산책이든 어른들 쓰레기 버리지 맙시다특히 필터가 플라스틱인 담배꽁초 무단투기 하지 마시길읽다가 이 내용에 부끄럽고 놀랐습니다.

 

그리고 예상 못한 이야기의 결말에 너무 놀랐습니다설마 이렇게 극적으로 총을 발사하고 모두가 사라질 줄이야시리즈로 다음 편이 나오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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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할머니 마음 빵빵 그림책 12
정은영 지음, 박성원 그림 / 밥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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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이래야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도 양육에 대한 신비화를 더하려는 의도도 없지만 어린 시절 할머니는 내게 무척 특별한 분이셨다전면적인 사랑을 주고받는 1차적 관계를 가장 깊이 맺은 분이시니까.

 

내 어린 시절도 가물거리는 현실이지만 짐작하건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따라하고 싶어 여러 흉내를 내며 살았을 것이다.

 

그래도 기억이 나는 것은 사람은 모두 수명이 있어 언젠가 죽는 다는 것을 알았던 순간이었다자신의 죽음보다 할머니 돌아가실까 무척 슬펐던 기억이 시간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그런 간절함을 잊고 조금씩 분리되면서 살다가 어느 날 임종을 맞았다영원한 이별이 뼈에 닿을 듯 아픈 몸의 감각으로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내 어머니가 할머니인 아이들도 어느덧 자라 어린 시절 나처럼 불안하지만 무력한 기분으로 부디 오래 곁에 계셔주시기만 바라고 있다.

 

더 어릴 적엔하늘나라 가려면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는 것이냐할머니 핸드백은 자신이 들고 따라 가겠다차타고 비행기 타고 가는 거냐갔다가 언제 오는 거냐이런 질문들이 많았다.

 

더 이상 묻지 않게 된 순간이 그날의 나처럼 인간은 모두 죽는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이 깨달은내가 아무리 사랑해도 예외는 없다는 현실을 마주한 순간일 것이다.

 

제목만 봐도 피할 도리가 없이 슬퍼지는 책이지만 몹시 다정하기도 하다다행이다그래도 책을 다 읽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뭔가를 물어 볼 엄두는 안 난다.

 

짧은 시간 함께 하는 이들과 더 다정하게 오늘도 지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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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리포트 - 탈코르셋부터 소수자 차별 금지까지, 기자 4인이 추적한 우리사회 변화의 현장들
김아영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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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 <중간착취의 지옥도>를 읽고 저널리스트들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존경심을 일부 회복했다. 기막히고 뭐라 말도 하기 싫은 언론의 행태에 대한 소위 치유의 시간이기도 했다. <페미니즘리포트>4인의 기자들이 현장과 기록을 모아 정리하고 분석하여 한 권의 책으로 모은 것이다.

 

4개의 챕터의 주제를 하나씩 맡아 썼다. 1장은 탈코르셋에 관한 내용이다. 마침 며칠 전 라틴어를 꾸준하게 공부시켜(?) 주시는 이웃 덕분에 코르셋에 대한 어원 공부를 할 수 있었다.

 

프랑스어 명사 corset(m.)"(body)"을 뜻하는 고대 프랑스어 명사 cors(m.)"작은 것"을 나타내는 프랑스어 접미사 -et를 결합시켜 만든 단어로 "작은 몸(small body)"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cheguebara/222527626063

 

속옷인 코르셋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착장에 달라붙은 갖가지 차별적 요소를 짚어낸다. 교복, 화장, 머리길이 등등. 불과 얼마 전 숏컷 논란도 소환된다. 한심한 고정관념이지만 오랜 세월 공고하게 작동된 점이 끔찍하고 여성들이 깊이 내면화하고 사회화된 것 역시 슬프다.

 

2장은 가장 무겁고 잔혹한 주제인 성범죄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역사 이래 성범죄가 근절된 적이 없다고 할 수 있겠지만, 한국의 여러 사례들을 통해 범죄의 맥락을 살펴보는 일 역시 시의성과 현실 밀접도가 높아 유용한 공부이다.


젊은 세대는 아니지만 수년 간 한국을 떠나 있던 시기의 사건들에 대해서는 모르는 내용도 많았다. n번방이 악마 같은 놈들이 저지른 별개의 단일 사건이 아니라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당시에는 예민하게 느끼지 못했던 사회의 모습과 대처를 뒤돌아보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황망하고 부끄럽고 수치심이 든다. 그리고 이런 감정이 애쓴 모든 이들과 더불어 우리가 몇 발짝 나아온 거리라고 믿는다.

 

3장은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이다. 할 말이 너무 많다. 다행히 능력이 최우선이고 연봉 차이가 없는 회사들도 많아지고 있다니 다행이긴 하지만, 그렇게 각자 해결해야될 일만도 아니다. 그리고 경력이 중요한 사회에서 여성의 경력단절이 당연시 되는 것도 중요한 문제이다. 넓고 깊은 논의가 필요하고 재빠르고 구체적인 정책 시행이 필요한 주제이다.

 

4장은 소수자 관련 이슈이다. 여성은 인구의 절반임에도 늘 소수자로 살아왔다는 점에서, 비가시적 존재로 산다는 점에서 언제나 소수자이기도 한 특이한 위치를 갖는다. 바로 어제 트랜스젠더 하사에 대한 대전지방법원 판결이 났다.

 

오늘의 판결은 차별과 편견의 수렁을 건너는 이정표로, 더 나은 세상으로의 한 걸음으로, 소수자들의 지친 마음에 닿을 희망으로 기억될 것.”

 

4인의 기자는 매일 소모되고 소비되고 잊혀버리는 기사의 속성과 글쓰기에 대한 고민도 많아 보이고, 제대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미래에 대한 제안까지 말하고 싶었던 의도가 느껴진다. 말이든 글이든 생산자 역시 피드백이 중요하고 대화가 귀한 법이다.

 

덕분에 과거의 우리 모습, 현재의 모습, 미래에 바라고 싶은 사회에 대한 생각을 더불어 해볼 수 있다. 각자에게 중요한 여러 주안점이 있을 것이나,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도 하나 같이 무척 중요하고 기본적인 권리의 문제와 맞닿은 것들이다.

 

현재도 가치 있는 책이고, 미래의 독자에게도 2021년에 이렇게 진지한 고민을 나누었다는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작업이다. 함께 떠오르는 다른 책들이 많았던 특이한 읽기였다. 반복되지 않아야할 폭력과 아픔은 반복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이를 위해 기본이자 출발인 차별금지법이 순탄하게 제정되고 시행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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