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 할머니 마음 빵빵 그림책 12
정은영 지음, 박성원 그림 / 밥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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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이래야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도 양육에 대한 신비화를 더하려는 의도도 없지만 어린 시절 할머니는 내게 무척 특별한 분이셨다전면적인 사랑을 주고받는 1차적 관계를 가장 깊이 맺은 분이시니까.

 

내 어린 시절도 가물거리는 현실이지만 짐작하건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따라하고 싶어 여러 흉내를 내며 살았을 것이다.

 

그래도 기억이 나는 것은 사람은 모두 수명이 있어 언젠가 죽는 다는 것을 알았던 순간이었다자신의 죽음보다 할머니 돌아가실까 무척 슬펐던 기억이 시간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그런 간절함을 잊고 조금씩 분리되면서 살다가 어느 날 임종을 맞았다영원한 이별이 뼈에 닿을 듯 아픈 몸의 감각으로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내 어머니가 할머니인 아이들도 어느덧 자라 어린 시절 나처럼 불안하지만 무력한 기분으로 부디 오래 곁에 계셔주시기만 바라고 있다.

 

더 어릴 적엔하늘나라 가려면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는 것이냐할머니 핸드백은 자신이 들고 따라 가겠다차타고 비행기 타고 가는 거냐갔다가 언제 오는 거냐이런 질문들이 많았다.

 

더 이상 묻지 않게 된 순간이 그날의 나처럼 인간은 모두 죽는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이 깨달은내가 아무리 사랑해도 예외는 없다는 현실을 마주한 순간일 것이다.

 

제목만 봐도 피할 도리가 없이 슬퍼지는 책이지만 몹시 다정하기도 하다다행이다그래도 책을 다 읽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뭔가를 물어 볼 엄두는 안 난다.

 

짧은 시간 함께 하는 이들과 더 다정하게 오늘도 지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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